프랜시스 S. 콜린스 <지혜가 필요한 시간>(포이에마)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을 때 대중이 보인 반응은 당혹감 그 자체였다. 적지 않은 사람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는 잘못된 정보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백신에 마이크로 칩이나 최근 낙태된 태아의 세포가 들어 있다는 주장을 말이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허위 정보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사회 안에서 과학과 신앙, 그리고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물음 앞에, 유전학자이자 신앙인인 프랜시스 콜린스는 지혜를 강조한다. 그는 대중이 당파적인 정치에서 시선을 돌려 지혜의 원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지혜의 원천은 곧 진리, 과학, 신앙, 신뢰이고, 이는 겸손, 지식, 도덕성, 올바른 판단력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다고.
프랜시스 콜린스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총괄한 유전학자로, 오바마·트럼프·바이든 행정부에서 12년간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을 지냈다. 바이오로고스재단을 설립해 과학과 신앙의 조화를 위해 힘쓰고 있고, <신의 언어>(김영사)·<생명의 언어>(해나무)·<과학과 하나님의 존재>(새물결플러스) 등을 썼다.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1장에서 왜 지금 우리가 지혜를 찾아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2~5장에서는 각각 진리, 과학, 신앙, 신뢰라는 네 가지 핵심 원칙을 다룬다. 6장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을 우리의 삶과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논의하고, 몇 가지 실천 방안을 제안한다. 이 책은 미국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팬데믹에 이어 탄핵 정국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신앙이 과학을 불신하라고 요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거나, 정치적 충성이 진리, 신앙, 과학보다 더 나은 지혜의 원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한쪽 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정당도 선이나 악을 독점하지 않는다. 진리보다 정치를 우선시하려는 유혹은 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문화의 근본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 일상적인 담론의 여러 측면에서 진리, 과학, 신앙, 그리고 신뢰 간의 연결이 끊어진 것처럼 보인다. (1장 '어려운 시기, 지혜를 찾아서', 27쪽)
내가 브레이버 에인절스에서 배운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실수를 인정하는 일이 공통의 기반을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신이 한 행동 중 상황을 악화시켰고, 그래서 지금 후회하는 행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하는 것이 불신, 불만, 그리고 비난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길이다. (1장 '어려운 시기, 지혜를 찾아서', 34쪽)
우리는 많은 점에서 견해 차이가 매우 컸지만, 과학에 관해서든 신앙에 관해서든 자신과 매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은 늘 해 왔다. 잠언 27장 17절은 이를 잘 설명한다. "쇠붙이는 쇠붙이로 쳐야 날이 날카롭게 서듯이, 사람도 친구와 부대껴야 지혜가 예리해진다." (4장 '신앙', 220~22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