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선·최무영·김영락·유기쁨·김홍일·장석근·정광일·이쁜이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엘까미노)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 최광선·최무영·김영락·유기쁨·김홍일·장석근·정광일·이쁜이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엮음 / 엘까미노 펴냄 / 167쪽 / 1만 5000원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 최광선·최무영·김영락·유기쁨·김홍일·장석근·정광일·이쁜이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엮음 / 엘까미노 펴냄 / 167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영성·과학·종교·생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기후 위기 상황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생태 영성을 성찰한 내용이 담긴 책.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2023년 환경주일 40주년을 기념해 열었던 연속 세미나의 녹취를 풀어 엮었다.

책에서는 생태 영성을 전공한 최광선 목사(덕신교회), 서울대학교에서 30여 년동안 이론물리학을 가르치다 퇴직 후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과학, 세상을 보는 눈> 등의 책을 쓴 최무영 교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김영락 전 사무총장,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과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유기쁨 연구원, 한국샬렘영성훈련원 김홍일 원장, 강원도 고성에서 목회하며 반핵 운동과 케이블카 반대 운동 등을 하는 장석근 목사(오봉교회), 가락재영성원 정광일 원장, 녹색교회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는 이쁜이 사제(성공회 원주교회)가 각자의 관점에서 기후 위기를 설명하고 생태 영성과의 연결점을 찾는다.

편집자는 현장의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한 입말 그대로 실었다고 한다. 강의 후 참가자들의 질문과 강의자의 대답도 포함돼 있어 더욱 풍성하게 읽을 수 있다.

"지구가 현재의 준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는 생명이 매우 중요하게 이바지해 왔습니다. 지구에 생명이 없었다면 아마도 차가운 화성이나 뜨거운 금성처럼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생명을 포함하는 복잡계로서 생물권역(biosphere)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준안정 상태를 잘 유지하려면 복잡성을 훼손하면 안 되는 거죠. (중략)

 

복잡계는 기본적으로 복잡성의 총체론적(holistic) 떠오름이 핵심이고, 준안정 상태로서 미결정론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궁극적인 복잡계라 할 수 있는 생명도 개체, 곧 날생명이 아니라 전체 온 생명의 일부로서만 존재한다는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창세기 1장의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생명과 우주가 모두 연결되어 얽혀 있다는 생각은 동아시아 사상에 잘 나타나는데, 이는 기독교에서 창조의 의미와도 맥락이 같다고 생각되네요.

 

창조 세계를 잘 다스리라는 말은 창조의 질서, 곧 복잡성을 잘 지키고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 가라는 뜻이겠지요. 이것이 바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과학: 기후 위기와 우리의 삶 / 최무영, 47~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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