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가 3월 3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7주기 진상 규명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3월 3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7주기 진상 규명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세월호 참사 7주기 진상 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연속 단식 기도회가 27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고난주간을 맞아 각 교단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저녁 기도회를 열었다. 3월 29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선교국을 시작으로, 30일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건희 총회장)가 기도회를 했다.

기도회에는 총회장 이건희 목사를 비롯해 부총회장 김은경 목사, 서기 윤찬우 목사, 교회와사회위원장 최형묵 목사, 국내선교부장 박진규 목사 등 총회 임원회가 참석했다. 9인 집회 제한으로 현장에 나오지 못한 이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보며 함께 마음을 모았다.

서기 윤찬우 목사는 "어느 틈에 2021년 봄이 됐지만 우리들과 누군가에게는 (아직) 2014년 봄이기도 하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7주기가 세월호 안식년이 되기를 소망했다. 더 이상 눈과 비,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거리에 서 있지 않게, 한숨과 울분이 호흡이 되지 않게, 같은 요구와 외침을 반복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건희 총회장은 '뒤로 밀려나고 멀어진 공평과 정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총회장은 세월호 참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스도인이 기도하며 진상 규명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가 될 때 희생자들이 부활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도 했다.

"오늘은 주님의 희생과 고난을 기억하며 지내는 고난주간 화요일이다.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것처럼, 진리는 아무리 가리려 해도 해처럼 빛나고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 있다. 진실은 호도하거나 가리거나 밀어 버린다고 해도 드러나게 돼 있다. 진리와 진실에 대한 기억이 곧 부활이다. 진리이시며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영이 충만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장 이건희 총회장은 고난주간을 맞은 그리스도인이 세월호 참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기장 이건희 총회장은 고난주간을 맞아 세월호 참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이날 기도회에는 안명미 씨(단원고 희생자 문지성 양 엄마)도 함께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벚꽃이 피기 전에 수학여행을 떠나 초록 잎이 돋아날 때 돌아왔다. 그래서 부모들은 봄을 너무 싫어했다. 벚꽃이 피면 다 쥐어뜯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청와대 앞에도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고 그때처럼 마음이 춥다"고 증언했다.

안 씨는 참사 이후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증언해 왔지만 유독 올해는 딸 생각에 사무친다고 했다. "지성이는 넷째 딸로 태어났다. 울 때는 입이 땅콩같이 되는 딸, 치마를 짧게 입고 싶어 혼자 바느질로 꿰매던 딸, 다른 아이들이 흰 양말을 신고 갈 때 초록 양말을 신고 가던 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생명 존중 사회를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며 남은 사람들이 그 일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기도회 후 총회는 유가족과 연대한다는 의미로 성금을 전달했다.

증언에 나선 안명미 씨(단원고 희생자 문지성 양 엄마)는 생명 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증언에 나선 안명미 씨(단원고 희생자 문지성 양 엄마)는 생명 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각 교단에서 주최하는 기도회는 고난주간이 끝나는 4월 2일까지 이어진다. 기도회는 매일 저녁 7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진행한다. 31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인권센터가 스텔라데이지호 4주기를 맞아 합동 기도회를 연다. 4월 1일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신정호 총회장) 사회문제위원회가, 2일 성금요일에는 교회협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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