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총이 8월 28일 일간지에 9월부터 대면 형태의 예배를 진행하겠다고 광고를 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경기총이 8월 28일 일간지에 9월부터 대면 형태의 예배를 진행하겠다고 광고를 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김수읍 대표회장)가 "8월 말 이후 모든 교회가 전통 예배로 돌아갈 것을 엄중히 밝힌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비대면 예배' 조치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경기총은 8월 28일 자 <한겨레>·<중앙일보>·<국민일보>에 광고 형태의 성명서를 실었다. 이들은 "정부에서는 코비드19 방역을 위한다는 이유로 '비대면 예배'(이는 실제적으로 예배가 될 수 없음)를 대부분의 교회에 강제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진자도 없는 교회의 예배를 사실상 중단하라는 것은 교회 정체성과 목적을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7개월간 전국 6만 3000 교회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극소수"라면서, 모든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종교의자유 침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9월부터는 대면 예배로 돌아갈 것이며, 가톨릭·불교 등 타 종교는 종교 행사를 허용하고 교회만 금지하는 등의 차별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대면 예배 조치를 양해해 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수도권 최대 연합 단체 중 하나인 경기총이 공개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성명 발표는 경기총 수석상임회장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와 상임회장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 등 몇몇 중진 목회자가 중심이 되어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만석 목사는 8월 2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한국교회가 앞서 한번 (온라인 예배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나. 감염 위험이 있다면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하면서 (대면 예배를) 진행하면 된다고 본다. 정부에서 각 교회가 방역 수칙을 지키는지 확인하고,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자진해서 폐쇄하면 된다. 현재 교회발 감염이라는 게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교회에 왔다가 확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 목사는 현실적으로 비대면 예배 진행이 어렵다고 했다. "솔직히 예배가 안 된다. (교인들이) 경건성이 없고 마지못해 한다. 설교자 입장에서도 미리 녹화해서 내보내는 거랑 교인들을 대면하는 것은 느낌과 감동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선 교회들을 억지로 끌고 가려 한다며 불쾌감도 나타냈다. 그는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인정한다. 그러나 교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협조를 요청해야지,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면 그게 공산주의지 민주주의인가"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경기총 내에 이러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명진 목사와 경기총 사무총장 왕영신 목사 등 몇몇이 모여 이야기하던 중, 지자체 행정명령을 거부한 부산기독교총연합회나 충청남도기독교총연합회처럼 입장을 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유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를 통해 성명서 초안을 만들고, 경기총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고 했다. 그는 "27일 오후 경기도 31개 시·군 기독교연합회장이 긴급히 모였다. 문제 제기하는 사람이 한두 명 있었을 뿐 95%는 호응했다"고 말했다.

대면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성명이 발표되자, 경기총 일부 구성원은 "경기총 전체 입장이 아니다"며 반발했다. 이번 조치로 교회가 더 욕먹을 것이라며 성명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경기총 전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부서기)는 한 단체 채팅방에 "적폐 소리를 하면서 왕따시켜서 힘들었다. 그 흔한 성명서 한번 내기 참 어렵다. 신문 인쇄 전까지 신문사들에 강력하게 압력을 가하고 방해한 목사들이 있어 가슴이 아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표회장 김수읍 목사도 성명 발표를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만석 목사는 "김수읍 목사도 적극 찬성했고 처음에는 광고비 보태라고 100만 원 내겠다고도 했다. 근데 회의하면서 정부나 안 믿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망설이더라. 성명서에서 자기 이름은 빼 달라고 했다. 뒤끝이 좀 그랬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김수읍 대표회장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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