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연합·경기총 측 "돌발적으로 기도회 열 수도"…경찰 "방역 방침대로" 강경 대응 예고

보수 시민단체와 일부 개신교 진영은 지난해 10월 3일과 9일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보수 시민단체는 올해 개천절에도 집회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보수 시민단체와 일부 개신교 진영은 지난해 10월 3일과 9일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보수 시민단체는 올해 개천절에도 집회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코로나19 확산에도 보수·우파 단체들이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자유연대·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등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와 행진 등을 하겠다고 신고했다. 9월 7일 기준, 집회 신고는 70건에 이른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회 금지를 통보했지만, 주최 측은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개천절 집회 준비위원회 한 관계자는 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신고한 보수·우파 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방역을 빌미로 집회를 막고 불법 지시를 하는데 우리는 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개천절 집회를 신고한 단체 중 개신교와 관련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준비위 관계자는 "신고 단체 안에 보수·우파 기독교인도 있다고 보면 된다. 전광훈 목사를 구속한 이유는 10월 3일 집회를 못 하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8·15 대회와 똑같이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우파 진영과 뜻을 같이하는 일부 개신교 단체도 참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지난해 10월 3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었던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 측은 "참가하게 되면 기도회로 진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부산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임영문 목사(평화교회)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도회 진행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일, 9일 우리가 기도회를 크게 했다. 그래서 조국 씨도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날아갔다. 지금 교회가 나서지 않으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공산주의로 갈 수 있다. 정부가 교회를 상대로 마녀사냥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마귀 정권'이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부산시 집합 금지명령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9월부터 현장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가 빈축을 산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김수읍 대표회장)도 참석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사는 "요즘 정부가 교회에 '대면 예배'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힘들게 하고 있다. 유독 교회 예배만 금지하고 편향적으로 나오니까 돌발적으로 집회나 기도회를 열 수도 있다. 방역이 아니라 단속 대상이 된 교회들이 규합해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만 명이 모였던 지난해 개천절 집회는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과 보수 시민단체의 합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국본이 집회 신고를 한 장소에서, 개신교 기도회를 1부 행사로 진행했고 2부 행사로 국민대회를 했다.

한편, 반정부 집회를 주도해 온 전광훈 목사는 재수감 직전인 9월 6일 설교 도중 개천절 집회는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만 때문에 그렇게 가고 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개천절 집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경찰은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10명 이상 모이는 것은 무조건 금지다. 집회 참가자들의 해산을 유도하되, 불응할 경우 강제해산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경기총 한 간부는 위 보도와 관련해 "기사에 인용된 발언은 특정 개인의 주장일 뿐이며, 경기총은 개천절 집회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 왔다. (2020년 9월 8일 오후 6시 50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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