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명성교회가 부목사와 일부 교인이 청도대남병원을 다녀온 뒤 자가 격리 중이라고 2월 23일 발표했다. 31교구 담당 부목사가 교인들과 함께 2월 14일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 친형 장례식이 열렸던 곳이다. 코로나19 확산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명성교회는 부목사와 일행이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온 지 8일이 지났지만,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없다고 했다. 교회는 보건 당국 권고대로 청도에 다녀온 이들에게 2주 동안 외출을 자제하라고 했으며, 교회 곳곳을 소독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전했다.

명성교회는 2월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3월 예정된 특별 새벽 기도회를 원래대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3일 오후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주일예배를 제외하고 특별 새벽 기도회 및 교회 내 모든 모임을 중단하기로 했다. 당분간 주일예배와 새벽 기도회는 C채널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세습을 반대하는 명성교회 교인들 모임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명정위)는 24일, 명성교회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명정위는 부목사와 교인들이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온 사실을 교회가 인지한 게 현장 방문 후 7일이 지난 시점이라고 했다. 그사이 이들이 교회 내 각종 예배와 모임 등에 참석했는데, 교인들에게 이를 늦게 알렸다고 했다.

명정위는 "김하나 목사 사임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행정적 처리를 담당할 임시당회장마저 노회에 요청하지 않아, 그 누구도 현재의 상황을 책임지거나 수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회에 공식적으로 임시당회장을 파견해 달라고 노회에 요청해, 최소한의 리더십 부재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성교회 한 장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목사 일행이 방문했을 때는 청도대남병원이 어떤 곳인지, 신천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전혀 드러나지 않았을 때다. 신천지와의 연관성이 밝혀진 후, 교회는 자발적으로 보건 당국에 신고했고 '증상이 없어도 자가 격리가 좋겠다'는 권고에 따라 현재 관련자들 모두 자가 격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숨기려는 것 없이 모두 공개했는데도, 이를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불편하다고 했다. "특별 새벽 기도회가 연기된 건 교회 설립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상황이 심각하기에 정부와 총회 방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문제가 있었다면 오히려 감추지 않았겠나. 우리는 오히려 교인들과 홈페이지에 모든 것을 공지했다. 불필요한 비난 대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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