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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목사, 갱신위와 합의 조건 사과문 발표 '두루뭉술'…최종 합의 하루 만에 엎어질 위기
"여러 가지 부족함과 미흡함 사과"…갱신위 "합의문 초안보다도 못한 내용" 반발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20.01.16 15:21

사랑의교회가 1월 16일 일간지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사건은 언급하지 않고 '여러 가지 부족함과 미흡함'이라고 표현했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1월 16일 자 <동아일보>·<국민일보>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 발표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와 합의한 조건 중 하나였지만, 논문 표절이나 학력 사칭, 서초 예배당 건축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구체적이고 진솔한 사과를 요구한 갱신위 교인들은 발표된 사과문을 보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정현 목사가 내놓은 사과문에는 "여러 가지 부족함과 미흡함에 대한 깊은 책임", "본의 아니게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의 부덕함과 겸손하지 못한 자세" 등 두루뭉술한 표현만 있다.

갱신위는 오정현 목사 사과문이 예상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갱신위는 1월 15일 최종 합의 서류 교환 직전까지도 오 목사에게 사과 의사를 확인하는 등, 오정현 목사의 진실한 회개문 발표만이 합의 전제 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논문 표절이나 설교 대필, 허위 학력 의혹, 무리한 교회 건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최초 협상 과정에서 갱신위가 사랑의교회 측에 전달한 사과문 초안에는, 오정현 목사가 사과해야 할 항목 5가지가 적혀 있었다. 갱신위는 이 내용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지 <기독신문>과 사랑의교회 주보 및 홈페이지, 교계 신문 <국민일보>, 보수 언론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와 진보 언론 <한겨레>·<경향신문>에 공고하라고 요구했다.

1. 하나님과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한 죄: 논문 표절, 설교 대필 및 표절, 학력 위조(부산고 졸업 등)

2.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으며 교회 신뢰를 추락시킨 죄: "세상 법 위에 영적 제사법 있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대형 교회 건축을 위해 참나리길 점유를 통해 본인 탐욕을 성취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교회 신뢰와 위치를 완전 타락시킨 죄

3. 목사 안수 과정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직한 방법 대신, 거짓과 편법과 술수를 동원함으로써 지난 15년간 당회장 자격 및 사역이 모두 무효가 되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노회·총회를 동원하여 한국교회사 초유의 편법적 재위임을 위한 2주 편목 과정과 30분짜리 목사 시험 등의 눈속임을 자행한 죄

4. 회개 및 성결 회복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을 탄압·박해한 죄: 설교 시에는 소송 제기가 하나님 뜻에 어긋난다면서 평신도 소송단을 만들어 갱신위 교인들을 상대로 각종 위협적 소송을 일삼은 죄

5.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보다 화려한 건물,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한 화려한 자리, 화려한 헌당식, 화려한 소비 등으로 교인들에게 믿음의 걸림돌이 되게 하는 행태를 버리지 않은 죄

협상을 중재한 예장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오정현 목사가 갱신위의 초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표현을 완화하는 형태로 수정안을 내놓았다. 소 목사가 담화문 형식으로 내놓은 중재안 내용 일부는 이렇다.

"지난날 통념과 관례를 따라 정직하지 못하게 지났던 저의 과오와 부족함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랑의교회 성도들과 한국교회에 큰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학위 취득 과정에 허물이 있었습니다. 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도 바쁜 목양 일정을 핑계 삼아 동역하는 목사님의 힘을 빌어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서 교회와 성도들을 섬김에 있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성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교회 건축 과정에서 하루하루 해결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목회자로서 마땅히 우선해야 할 하나님 사랑과 형제 사랑의 실천에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또한 저와 생각이 다른 성도들과 충분한 대화와 소통하지 못함으로 영적 제사법을 앞세워 성장 만능과 물량주의로 가고 있다는 오해를 낳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더불어 지난 시간 동안 저와 관련된 이 모든 문제들을 법정에서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저의 과오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의 문제는 결코 세상 법으로 갈음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진실을 규정한다는 미명 아래 저와 생각이 다른 성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 같은 과오를 모두 알고도 부족한 제가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결의해 주신 당회와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의교회는 소강석 목사 중재안도 받지 않았다. 예상과 다른 발표에 소 목사도 난처해했다. 그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나도 이번 발표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더 이상) 어떻게 하겠나. 일단 오정현 목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꼭 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갱신위 교인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우리를 속인 거다. 합의문 초안을 보냈는데 이를 깡그리 무시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갱신위 교인도 "이 정도 사과문을 받자고 합의한 게 아니다. 소강석 목사도 당한 거다. 그게 오정현이라는 사람이다"고 했다. 그는 "합의문 6항 '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 대표자로서의 부덕과 대사회적 물의를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이를 언론과 사람 앞에 사과한다' 문구보다도 못한 사과문이 나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회는 합의문에 있는 내용을 이행한 것이다. 외부 반응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추가된 입장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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