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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특혜 논란, 핵심은 전례 없는 '무제한 비과세'
대형 교회 목회자에 유리한 종교인소득세…비과세 혜택 어디까지?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12.20 12:15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법 예고된 종교인 과세 시행령에 대해 "국민 일반의 눈높이를 감안하면서 조세 행정의 형평성과 투명성을 좀 더 고려해 최소한의 보완을 해 달라"고 언급해, 종교인 과세 시행에 다시 한 번 변수가 생겼다.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국민 일반의 눈높이', '형평성', '투명성'이다. 다시 말하자면 종교계, 그중에서도 특히 개신교계 요구안이 국민 여론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조세 형평에도 맞지 않으며, 종교 단체의 투명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장 정부와의 합의를 이끌어 냈던 보수 개신교계는 반발하고 있다. 보수 교계가 연합해 결성한 한국교회와종교간협력을위한특별위원회(종교인과세TF)는 12월 18일 "순교도 각오하겠다"며 원안을 고치지 말라고 정부에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수 교계는 종교인 과세 시행 자체도 정부에 양보했다는 입장이다.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니 사회적 역할 감당 차원에서 과세 유예가 아닌 2018년 시행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과 달리, 이 총리를 비롯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여전히 종교인들이 특혜를 입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종교인들은 어떤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일까.

지난 8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교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는 "형평성·투명성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교계 의견이 너무 많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종교인소득세,
근로소득세보다 세금 낮아

일단 종교인소득세는 근로소득세보다 세 부담이 적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종교인소득세 간이 세액표(조견표)와 근로소득세 조견표를 비교해 보면 대략적인 차이를 유추할 수 있다. 조견표는 가족 수와 소득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를 찾아볼 수 있게 정리한 것이다. 이 표를 보면 근로소득세 납부자와 종교인소득세 납부자는 소득이 같더라도 내는 세금이 다르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세 납부자 김근로 집사(가명)와 종교인소득세 납부자 박성직 목사(가명)를 비교해 보자. 두 사람이 모두 결혼해서 5살짜리 자녀가 1명 있다고 가정하면, 20세 미만의 자녀는 1명이 아닌 2명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이들은 4인 가구가 된다. 이들이 내야 할 소득별 세금 차이는 다음과 같다.

위 비교는 직장, 공제 내역 등 상세 환경을 비교한 것은 아니므로 실제 내는 세금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연말정산에 따라 환급받는 세금 액수도 다르므로, 세액 차이가 반드시 이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조건일 경우 종교인들이 근로소득자보다 세금 부담이 적다는 것은 확실하다. 같은 돈을 받고도 교인이 목회자보다 세금을 더 내는 것이다.

목회 활동비 비과세하면
과세표준 낮아져
근로소득세와 더욱 격차

조세 형평성 문제는 여기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종교인 과세 시행령 입법 예고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 활동비 비과세'에 있다.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에 따르면, 각 교회의 당회나 공동의회, 기획위원회 등 의사 결정 기구가 목회 활동비 항목을 지정하면, 그 금액이 얼마든지 비과세된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사례비 외에 목회비·연구비·수양비·도서비·심방비·선교비 등 다양한 명목 수당을 받는다. 기획재정부가 34가지 항목으로 정리했을 정도다. 34가지 수당을 다 받는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여러 명목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개신교계가 목회 활동비 과세는 절대 안 된다며 강경하게 주장한 탓에, 모두 '무제한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되었다.

당장 2018년부터 사례비를 줄이고 목회 활동비를 늘리는 식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는 '꼼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목사가 월 400만 원을 받을 경우를 다시 생각해 보자. 400만 원 중 본봉이 250만 원이고 나머지 150만 원은 도서비·선교비 등 여러 항목으로 나눠 받을 경우, 교회가 이 150만 원에 대한 항목을 모두 목회 활동비로 지정한다면, 본봉 250만 원만 과세된다. (단, 본봉과 함께 같은 계좌로 받으면 모두 사례비로 본다.)

근로소득세 방식으로 세금을 내면 목회 활동비 명목의 150만 원도 모두 과세소득이다. 따라서 박 목사는 김근로 집사처럼 400만 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종교인소득세 방식의 과세에서는 150만 원이 비과세다. 250만 원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된다. 이 경우 박 목사가 내야 할 세금은 과세소득 400만 원일 때의 8만 540원에서, 과세소득 250만 원일 때의 1,450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럴 경우 김근로 집사와의 세금 차이를 비교하려면, 위의 표에서 김근로 집사는 400만 원의 근로소득세 항목을, 박성직 목사는 250만 원의 종교인소득세 항목을 봐야 한다. 같은 돈을 받아도 매월 내야 할 세금이 1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특혜', '조세 형평성' 이야기가 나온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종교인소득세를 이대로 시행할 경우, 일반 근로자와 비교했을 때 세금 차이가 크게 난다고 지적했다.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비과세 최대 수혜자,
'거액'의 목회비 수령자들

실제로 어느 정도 형편이 되는 교회 중 상당수가 목회자에게 사례비 외에 선교비·목회비·도서비 등의 명목으로 별도 수당을 지급한다.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에 따르면, 30~50만 원을 받는 목회자들은 비과세 혜택을 크게 받지 않지만, 금액이 커질수록 '특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적 혜택이 크다.

인천연희교회 전 담임목사 윤동현 씨 사례비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2016년 교회에서 매달 사례비(본봉) 660만 원을 받았다. 그 외 목회비 200만 원, 연구비 100만 원, 건강보험료 135만 원, 미국(자녀) 생활비 700만 원, 퇴직 연금 200만 원, 교육비 500만 원 등 총 1,835만 원의 별도 수당을 받았다. 본봉보다 활동비가 세 배 정도 많은 것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억 9,940만 원이다.

이 정도 소득이 있는 근로자는 4인 가구 기준으로 매달 730만 원의 세금(추정치)을 내게 된다. 그러나 2018년 종교인 과세 시행 기준으로는 사례비 660만 원에 대해서만 종교인소득세를 납부하면 된다. 나머지 1,835만 원은 '종교 활동비'로 규정해 비과세 처리하면 그만이다. 이럴 경우 세금은 월 39만 2,480원에 불과하다. 근로소득세 방식과 18.5배 차이난다.

2015년에는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8년치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오 목사는 매월 800만 원 이상의 목회 활동비를 받았다. 그는 신문 잡지 구독과 외장하드 구입뿐 아니라 종친회비, 지인 용돈, 골프 드라이버, 맞춤 와이셔츠 구매에도 이 돈을 썼다. 이렇듯 사적 용도로 써도 목회 활동비 명목이라면 모두 비과세 처리될 수 있다.

위의 예는 극단적인 것일 수 있지만,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월 수백만 원 활동비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한국교회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교회 목회자들은 활동비는커녕 사례비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회 활동비 비과세는 결국 활동비를 많이 받는 일부 대형 교회 목회자에게 유리한 법이다.

소강석 목사는 '목회 활동비 비과세'는 정부가 종교 활동 내역을 일일이 다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라고 했다. 세금을 적게 내겠다는 게 아니라, 종교의자유와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월 사례비보다 200만 원 이상 세금 신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세금 적게 내려는 의도 없다" 해명에도
'무제한 비과세' 비판 잇따라
"사례비 줄이고 활동비 늘리면 어떡하나"
타 규정, 월 20만 원 이내 한도 비과세

보수 개신교계는 절대 특혜를 노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종교인과세TF에서 정부와의 협의를 주도한 소강석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금을 적게 내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과세하는 것 자체가 종교 간섭으로 이어져 '종교 과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회 활동비 내역까지 국세청이 다 들여다보면, 종교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소 목사는, 자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근로소득세 방식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실제 소득보다 월 200만 원 이상 더 신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처 기록하지 못한 수입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종교인소득세 세율을 낮추려고 정부와 협의했다면 내가 벼락 맞을 것"이라며 "차라리 세율은 높일 수 있으면 높여야 한다"고 했다.

목회 활동비 비과세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소 목사는 "물론 일부에서 사례비를 줄이고 목회 활동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금을 적게 내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정말 정화해야 한다. 목회자의 자존심을 낮추는 행동이다. 발각되면 당연히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종교인 과세 자체를 없애고 종교인들도 일반 근로자처럼 '근로소득세'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은 12월 1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누더기 시행령 철회하고 공평 과세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집중 세무사(살림세무회계)는 기자에게 "세법에서 무제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종교인 과세 시행령이 "현행법 테두리를 넘은 특혜"라고 비판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회계사는 타 규정을 봐도 목회 활동비 무제한 비과세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실비변상 방식의 목회 활동비 지출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성직자라고 다른 대우를 받지 말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자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막바지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종교인 과세. 하지만 만약 보수 개신교권 주장이 관철되어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대로 진행된다면, 개신교 목회자들은 세금을 내면서도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종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특혜 논란을 종식할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무제한 비과세'라는 것은 없다. 선원 수당, 벽지 수당, 차량 유지비 등은 월 20만 원 정도를 비과세 한도로 보고 있다. 다른 비과세 수당과의 금액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목회 활동비도 월 20만 원 정도만 비과세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

깁집중 세무사도 "목회자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지 말자는 얘기는 아니다. 충분히 혜택을 줄 수 있다. 세법에서 과세 저변 확대를 위해 여러 비과세 혜택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만 원 이상 비과세하는 항목은 거의 없다. 20만 원을 최대한의 수치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비변상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호윤 회계사(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는 12월 13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목회 활동비를 실비변상 처리하면 세금은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액수에 상관없이 실제 쓴 돈에 대해서 영수증만 청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비변상 방식을 적용해, 목회자가 교회 명의의 카드를 사용하게 하면 교회 재정 투명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목회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고 실비변상 처리하는 교회도 있다. 재정 내역을 매달 공개하는 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는 사례비 성격의 신수비 외 정액 지급하는 항목은 없다. '목회 활동비' 명목의 재정 집행 내역이 있지만, 주유비나 하이패스 충전 등 세부 명목을 기재하고 변상 처리한다.

물론 실비변상 방식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형편이 어려운 작은 교회 목회자나 선교사에게 여비 명목으로 현금을 주는 관행이 있다.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목사는 "받는 사람들에게 영수증을 일일이 써 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호윤 회계사는, 당장 관행을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이럴 경우에 한해 현금 사용처를 별도로 기록해 보관하는 방식의 지출 증빙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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