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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과세부터 세무조사까지, 그들이 과세를 반대하는 이유
보수 개신교가 "기필코 막겠다"는 '종교인 과세' 반대 논리 변천사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9.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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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종교인 과세 시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보수 개신교는 이번에도 종교인 과세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엄기호 대표회장)·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소강석 대표회장) 등은 "기필코 막겠다"며 과세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가 종교인 과세 반대 입장을 내놓은 시점은 2006년 이후다.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가 '종교인에게 세금을 걷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국세청장을 고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보수 개신교계는 여러 이유를 대며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기 시작했다.

교계는 처음에 '반대'를 주장했지만, 2015년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로는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강경한 입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뉴스앤조이>는 보수 개신교계의 과세 반대 논리 변천사를 훑어봤다.

1.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논리는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성스러운 일'을 하는 이들이므로 일반 '근로자'처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에 관한 거의 최초의 공개적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1992년 <월간목회>의 지상 토론에서도 이 주장을 찾을 수 있다. 손봉호 교수와 토론했던 故 한명수 목사(창훈대교회)는 "목회자의 사역은 일반 생산 활동과 같이 그 결과를 수치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영적이며 무형적인 부분들이 많다. 또한 지구촌의 어느 나라도 성직 수행을 노동으로 보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2년 종교인 과세 법제화 당시에도 한기총 관계자는 "어머니의 눈물과 수돗물이 다르듯, 목회자의 직무는 일반 근로자의 노동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이런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이영훈 총회장)는 5월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회는 사업장도 아니고 성직자는 주인도, 고용인도 아니고 보수를 목적으로 일하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경건성과 거룩성은 그 어떤 경우에도 훼손될 수 없다. 교회는 피로 산 주님의 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개신교 목회자의 노동에 특수한 면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론은 헌법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는 성직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쪽이다. 종교인 과세를 주장하는 세무회계 전문가들의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형평주의 주장을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한국납세자연맹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8월 12일 국회 앞에서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종교자유정책연구원

2. 이중과세다

또 다른 논리는 '이중과세'다. 헌금은 이미 세금을 한 차례 납부한 교인들이 내는 것인데, 여기에 또다시 세금을 매길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2012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는 "목회자들은 그동안 이스라엘 제사장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전통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교인들이 헌금한 돈에서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되므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중과세 이야기는 논리적 설득력을 잃으며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교인들 헌금은 교회에 내는 것이지 목회자에게 직접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3. 교회는 이미 구제·선교로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교회는 한 달에 몇 만 원 내게 될 소득세보다 더 큰 유·무형의 봉사로 사회를 섬기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논리는 2007년 8월과 2008년 1월 있었던 'MBC 100분 토론'에서도 나왔다. 100분 토론에 출연했던 김진호 장로(한기총 종교재산법연구위)는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 많은 교회에서 많은 교인이 참여했다. 내가 알기로는 교회 사람들의 헌신과 봉사가 80% 이상 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세금 안 내도 되느냐" 같은 반박이 나왔다. 세금은 세금이고 봉사는 봉사라는 것이다. 최근 교계는 교회가 선교와 구제에 열심을 내고 있다면서도, 이를 과세 반대의 근거로 들지는 않는다.

4. 세금 낼 교회가 없다

종교인 과세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면세점 이하 교회가 80% 이상인데 과세를 제도화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교계는 광복 후 대다수 교회가 가난한 형편이었기에 정부에서도 굳이 종교인 과세를 강제하거나 법제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교연은 올해 5월 31일 "기독교는 이미 많은 대형 교회 목회자가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거나, 납부 대상이 아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 등 소득세를 낼 만한 형편의 대형 교회들은 오래전부터 목회자의 세금을 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3년부터 자체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종교인 과세가 법제화하던 2013년 전후부터 일부 단체들은 '자발적 납세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세금 낼 만한 교회는 알아서 낼 테니, 법으로 강제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법상 납부할 금액이 없어도 신고는 해야 한다. 최병곤 교수(강남대 세무학과)가 2015년 한국조세연구포럼에 투고한 '종교 단체의 과세 제도에 관한 연구'를 보면 "현행 소득세법은 납세의무자가 자기의 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율을 스스로 과세 관청에 신고하여야 하는 신고납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종교인의 소득은 비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종교인도 소득세 납세의무자로서 해당 연도의 종합소득 또는 퇴직소득을 과세관청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정부도 세수(稅收)가 미미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과세를 추진하는 이유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6월 24일 인사청문회 준비 자료에서 "종교인 대다수가 면세점 이하로 실제 세 부담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납세 절차를 안내해 신고·납부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한국 근로소득자 면세 비율은 48%로, 국민 2명 중 1명은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지만 원천징수 등의 방식으로 신고하고 있다.

교계 일부에서는 과세 유예를 주장하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교회들을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에는 실제로 근로소득세를 내는 이들 중 저소득층 가구에 자녀 장려금, 근로 장려금 등 연간 최대 230만 원을 지급하는 근로장려세제(EITC)가 있다.

현행법상 EITC 혜택을 받으려면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성직'이라며 근로자와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해 '종교인 소득' 항목이 생겼는데, 이제는 근로소득세 납부자와 같은 혜택을 받게 해 달라는 것이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등 연합 단체들이 8월 23일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유예 반대 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SBS 비디오머그 영상 갈무리

5. '종교 단체' 범위가 불분명하다

최근 들어 새롭게 등장한 주장이다. 종교 단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다. 소득세법상 '종교 단체'는 민법 32조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중 종교의 보급과 교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가 해당된다. 교단들은 이에 따라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한다. 교단 총회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있다면, 대부분 지교회의 고유번호증 가운데는 비영리법인을 뜻하는 '82'가 된다.

'종교 단체'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이들은 비영리법인이 아닌 교단·교회도 존재하는데, 이들에게는 세금을 어떻게 매기느냐고 주장한다. 비영리법인이 아닌 정통 교단은 차별받을 것이고, 비영리법인에 해당하는 이단·사이비 종파는 종교인 소득세를 낸다며 정통성을 주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비영리법인이 아닌 종교 단체의 지도자들에게도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종교 단체'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에게 세금을 매긴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중으로 비영리법인이 아닌 종교 단체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국세청과 함께 주요 교단을 순회하면서 이런 입장을 설명하고 있으며, 10월 중에는 최종 매뉴얼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단'이 납세로 정통성을 확보한다는 이야기 또한 논리적이지 않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서 비영리법인 현황을 조회해 보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서울성락교회(김기동 목사)나 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 등도 기부금 영수증을 신청할 수 있는 '비영리법인'이다. 따라서 납세 여부로 이단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6. 교회가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

최근 과세 반대 논리로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세무조사'다. 소강석 목사 등 종교인 과세 유예를 주장하는 보수 교계 인사들은, 세무조사가 정부의 종교 간섭 내지는 종교 탄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강석 목사는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국가가 종교를 간섭할 수 있게 되면 종교는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교회가 사찰당하고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최근에서야 전면에 부각되기 시작했다. 앞서 2007~2008년 종교인 과세 논란이 일 때도 세무조사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진표 의원은 세무조사는 안 된다는 의견을 수차례 피력했다. 김 의원은 5월 28일 "절이나 교회 장부 뒤져서 세무조사를 해야겠느냐"고 말했고, 과세 유예 법안을 발의한 이후인 8월 23일에는 "국세청이 종교 단체 세무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훈령으로 규정한다면 내년 시행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세무조사만 안 한다면 당장 과세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세무조사에 대한 규정은 소득세법 170조에 있다. 여기에는 "소득세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그 직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질문을 하거나 해당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을 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제21조 제1항 제26호에 따른 '종교인 소득'에 대해서는 종교 단체의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 중에서 종교인 소득과 관련된 부분에 한하여 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교인에게만 예외 규정을 뒀다. 정부는 "어느 직종도 이런 식으로 조사 범위를 제한해 놓은 게 없다"며 종교인을 최대한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 78%가 종교인 과세 즉각 시행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리얼미터 홈페이지 갈무리

불교·가톨릭 "과세 찬성"
여론조사, 78% "즉각 시행"

보수 개신교계는 종교인 과세 반대 내지는 유예를 주장하며 여러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폐기된 논리도 있지만, 계속 새로운 근거를 들며 정부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국민 여론, 타 종교 입장은 개신교와 다르다. 예정대로 시행해도 아무 문제없다는 것이다.

종교계를 순방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8월 30일 불교, 31일 가톨릭을 방문해 종교계의 과세 협의를 요청했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김 부총리에게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게 기본이다. 불교계는 단 한 번도 종교인 과세를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도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종교인들이 과세에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9월 초 개신교계를 찾을 예정이다.

국민 대다수도 즉각 시행을 원한다. 리얼미터가 8월 25일 실시한 종교인 과세 찬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78.1%가 '당장 내년부터 과세해야 한다'고 했다. 2014년 71.3% 찬성보다 더 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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