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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형평성·투명성 보완" 국무총리 발언에 교계 반발
개신교 요구안 후퇴 시 반대 운동 암시 "투쟁 안 한다고 장담 못 해"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12.14 13:37

이낙연 국무총리가 12월 1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종교인 과세 시행령을 보완하라고 말해 보수 교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 총리는 12월 12일 국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에 "종교계 의견을 존중하되, 국민 일반의 눈높이를 감안하면서 조세 행정의 형평성과 투명성을 좀 더 고려해 최소한의 보완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조세 형평성과 투명성을 언급한 것은, 시행령 개정안 중 목회 활동비 등 종교 활동비에 대한 비과세 원칙과 교회 세무조사 전 자기 시정 기회를 부여한 규정 때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의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 후 "목회 활동비를 비과세하면, 사례비는 줄이고 목회 활동비를 대폭 늘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회가 세무조사의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시행령에 한국교회 주장을 80% 이상 관철했다고 평가한 보수 교계 인사들은 "형평성을 맞추고 투명성을 확보하라"는 이낙연 총리의 발언에 반발했다. 이미 수차례 대화로 합의했는데, 정부가 말을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한국교회와종교간협력을위한특별위원회(종교인과세TF)를 중심으로 한 보수 교계 인사들은 12월 13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이 총리 발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가 세무조사나 목회 활동비 조항을 건드려 당초 합의안과 달라질 경우, 투쟁에 나서거나 납세 거부 운동을 하자는 식의 강경한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세금을 적게 내거나 많게 내는 문제가 아니라, 세무조사로 정부가 종교계를 간섭하는 빌미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종교의 존엄성 침해'라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기호 대표회장은 12월 1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만일 개신교계 주장이 관철되지 않고, 정부 수정안이 지나치다 싶으면 반대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그런 조짐은 있다"고 말했다.

엄 대표회장은 "물론 기획재정부와 의견을 다시 조율해야 하고, (과세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형 교회 몇 개가 목회 활동비를 다양한 명목으로 많이 받을지 몰라도, 나만 해도 목회 활동비 서른 몇 개 항목 중 5개 정도밖에 모른다"면서 활동비 전체를 다 과세하려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전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도 12월 1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어제(13일) 모임에서 일부 목회자가 화가 나서 '투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심적 납세 거부 운동' 얘기도 나왔다. 물론 당장 화가 나서 얘기한 것이겠지만, 나중에 구체화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아직 기획재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11월 14일 종교인과세TF와 기획재정부 고형권 제1차관 등 실무진이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있다. 보수 교계는 세무조사 금지와 목회 활동비 비과세를 요구했고, 이 안이 상당수 관철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낙연 국무총리 지적에 공감하는 개신교계 움직임도 있다. 최호윤 회계사(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는 12월 12일,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최 회계사는 목회 활동비를 무제한으로 비과세 처리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무리가 있다면서, 목회 활동비 비과세 요건을 '실비변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먼저 목회자가 지출한 후 증빙 처리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실비변상이 아니라 현재 교회 관행처럼 일정 금액을 급여 일부분으로 지급하려면, 유사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최 회계사는 12월 1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실비변상 성질로 안 되지만 비과세되는 항목들이 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것들이다. 대부분 범위는 20만 원 이내다. 예를 들면 선원 수당이나 연구비 수당, 언론 취재 수당 등은 2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교계가 이런 부분을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는 20만 원이 비과세 한도인데, 현재 개정안대로라면 목회 활동비는 20만 원을 받든 200만 원을 받든 전부 비과세 처리된다.

시행령은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공포할 수 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12월 말 국무회의 통과 후 2018년 1월 1일 시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기재부는 12월 14일까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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