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폭로한 이동준 집사 부부를 만났다. 이 집사 부부는 재림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실이 많이 공개되었음에도 장 목사를 두둔하는 목사들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유 집사는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장재형 목사(세계복음주의연맹 북미이사)는 재림주 의혹에 관해 "나는 그렇게 가르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장 목사가 재림주라고 배웠다는 증언들은, 익명으로 보도된 점을 들어 '얼굴 없는 사람들의 말'로 치부한다. 장 목사가 유일하게 인정한 증언은 이동준 집사의 고백이다.

이동준 집사는 2002년 처음 장재형 목사 측 인사를 만난 뒤로 장 목사가 속한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크리스천 투데이> 등 장 목사 관련 단체에서 근무하다 2006년 탈퇴를 선언했다. 2008년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장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폭로했다. <뉴스앤조이>는 당시 기자회견부터 이 집사의 간증문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관련 기사 : "나는 장재형을 재림주라고 고백했다!") 이 집사는 기자회견을 한 뒤에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소속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현재는 예장통합 소속 교회에서 집사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장재형 목사는 이동준 집사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장 목사는 10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집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압박에 못 이겨 이단이라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장 목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10월 30일 이 집사와 아내 유선하 집사를 만났다.

이동준 집사 부부는 장재형 목사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재림주 의혹을 고백한 뒤 말을 바꾼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집사는 직접 간증을 했고, 당시 교육받을 때 쓴 강의 노트 등을 이단 연구가에게 주어 장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 집사 부부는 이러한 증거들을 제시하는데도 장 목사를 옹호하는 목사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이 집사 부부와의 일문일답.

- 장재형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이동준 집사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이 집사가 한기총의 요구 때문에 "장 목사는 이단"이라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이동준 집사(이) / 사실이 아니다. 장 목사 교회(장 목사가 소속한 교단 교회)를 나오기로 마음먹은 2006년 6월, 장 목사가 집으로 찾아와서 자신은 재림주라고 가르치지 않았다는 주장만 하고 돌아갔다. 그 뒤로는 장 목사를 만난 적이 없다. 이 일은 4년 전 기자회견에서 자세히 말했다.

2008년 기자회견 전후로 장 목사 측 사람들이 찾아와서 "소송할 것"이라고 말하고, "재림주 교육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한 뒤에 두 번 이사했는데, 이사한 바로 다음 날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그런 말(한기총의 압박을 받아 장 목사를 재림주로 고백했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

- 장 목사가 자신을 재림주라고 가르치지 않았다는데, 장 목사를 재림주라 믿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이동준·유선하 집사는 장재형 목사가 하는 강의를 들으면 자연스레 장 목사를 재림주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장 목사를 비롯해 설교하는 사람들은 '새 이스라엘', '때와 시기', '종말론' 따위의 강의를 하고 "지금의 때와 우리의 공동체의 자리에 대해 이해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강의를 마치고 바로 기도회를 한다. 여기서 'A=B이고 B=C이면, A=C이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데, 이것을 깨닫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장 목사가 재림주라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아내는 7년 동안 (장 목사 소속 교단 교회) 다녔는데, 교회를 다닌 지 3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가르쳤던 간사의 유도 질문으로 재림주 교리를 이해했다.

장 목사는 성경의 비유를 풀어준다는 강의를 하는데, 이런 강의를 듣고 나면 장 목사를 재림주라 고백하게 된다. 모든 강의의 결론은 "엘리야의 사명이 세례요한에게 임했던 것처럼 예수의 사명을 받은 누군가가 이 땅에 온다. 다시 오실 예수는 이 땅의 그분이다"는 것이다. 그러면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듣고 있는 비유 풀이가 '영원한 복음'이고 '영원한 복음'을 풀어주는 장 목사를 재림주로 생각한다.

유선하 집사 (유) / 3년여 동안은 재림주 교리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장 목사와 함께 인도로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장 목사가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참(재림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림주에 대한 고백이 없는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이기만, 무언가 (장 목사를 재림주로 고백하는) 그들만의 어떤 인식을 공유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교인들은 장 목사를 아주 높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교인 한 명은 꿈에서 목사님이 보좌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교회 안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문제를 제기하는 남편을 보면서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장 목사에게서 들은 말씀이 통일교 원리강론과 같은 내용이라고 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수긍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전도하러 우리 집을 방문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하는 설명을 들으면서 그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얘기를 주고받게 되었다. 그 여호와의 증인은 자신이 절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내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확신이 깨어졌던 것 같다. 또 통일교 신자인 이웃집 아주머니가 나를 전도하기 위해 이야기해 준 통일교 교리와도 닮은 점이 많았다. 그때부터 의심하며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도 보게 되었고, 통일교 교리도 찾아서 읽게 되었다 .

- 최근 재림주 의혹을 보도한 미국 복음주의 잡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기사나 장 목사 기자회견 기사를 보았나.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지금은 예전과 달리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 로마 시대처럼 종교 때문에 처형을 당하는 때가 아니다. (장 목사 관련 단체) 안에 (장 목사가) 재림주(라는) 고백이 있다면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않을까. 진짜 재림주라면 기쁘게 외쳐야 하지 않을까.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숨어서 가려고 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치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 장 목사 소속 교단 교회에서 부목사까지 맡았던 남편이 직접 간증을 하고, 당시 기록했던 강의 노트를 이단 연구가들에게 주었다. 관련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장 목사 기자회견에서 장 목사를 옹호한 목사들은 무엇을 보고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장 목사가 재림주라는 의혹에 관한) 증거는 다 나왔다. 그런데도 믿지 않는 건, (일부러)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장 목사보다 장 목사를 감싸려는 사람이 더 문제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