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둘째 주] 한국교회의 저출산 대응 역사, 그리고 대책의 실효성
"<뉴스앤조이>의 요람은 교회입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의 출발점이자 정체성입니다. 교회라는 품에서 태어난 <뉴스앤조이>의 궁극적인 사명은 한국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데 있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여러분과 함께 새롭고 따뜻한 발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 이용필 / 이번에 <뉴스앤조이>이사장으로 선출된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님이 독자들에게 쓴 편지의 한 대목입니다. 특별히 교회라는 품에서 태어난 <뉴스앤조이>의 궁극적 사명은 한국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데 있다는 말이 공감됩니다. 교권에 휘둘리지 않고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되도록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주간 처치독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나수진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 나수진 / 네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의 나수진입니다.
◆ 이용필 / 네. 보통 패널이 나오면 본인이 직접 소개를 하는데 오늘은 제가 특별히 독자들께 우리 나 기자를 한번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뉴스앤조이>에 있으면서 수많은 기자를 만났거든요. 그중에 일 잘하는 3대장이 있습니다. 작년 말에 퇴사한 구권효 기자, 그리고 현 편집장인 최승현 기자, 그리고 일할 때마다 100% 올인하는 경소영 PD 이 3명이 있는데 <뉴스앤조이>를 애정하시는 독자들은 적극 100% 공감하시리라고 보는데요.
이번에 3대장에서 4대장 체제로 가야 되지 않을까. 바로 이 나수진 기자가 이 눈부신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거든요. 또 실제로 보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외부에서 주는 각종 상을 휩쓸고 있고 또 책까지 썼잖아요. 그 정도로 아주 괄목할 만한 인재다. 어떻게 이 정도 소개하면 되죠?
◇ 나수진 / 네 감사합니다.
◆ 이용필 / (웃음) 나수진 기자가 작년부터 열심히 취재한 게 있습니다. '한국교회 저출산 대응 사업 인가 사역인가'라는 주제로 기획 기사를 지금 연재하고 있는데요. 정말 시의적절하면서 짚어야 될 문제를 아주 제대로 짚었죠. 이번 기획을 아이템으로 삼은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 나수진 / 지난해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잖아요.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지면서 0.6명대에 우리 사회가 진입할 거라는 예측도 있었고요. EBS 다큐멘터리에서 화제가 된 장면도 있죠. 조앤 윌리엄스 교수의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는 반응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저출산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교회도 가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장·차관들이 참여해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예배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예장합동 같은 교단에서도 전국을 순회하면서 릴레이 기도회나 출산 사명 주일 같은 거를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교계 협의체라는 것도 발족을 했는데 종교인들의 출산율이 비종교인보다 높고 그중에서도 개신교인의 출산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 자료 같은 게 보도 자료에서 공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 나수진 / 이런 일회성이고 선언적인 성격의 행사가 과연 이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 또한 결혼을 하지 않았고 주변에도 그런 지인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내용들이 와닿지 않는다는 얘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래서 유심히 지켜보던 와중에 지난해 대형 교회들이 교인들을 대거 동원해서 열었던 10·27 예배가 있었어요. 거기서 여러 가지 메시지가 나왔는데 동성애 반대도 되게 크게 외쳐졌지만 그중 하나가 또 저출산 극복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수 교회가 이 동성애 문제와 더불어서 저출산이라는 거를 어떤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논리로 사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한국교회에 가족주의라는 것이 오래전부터 교회 안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지만 최근에 보여지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 주제에 천착을 해 보게 되었고요.
또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저출산 현상이 쉽게 해결이 되지 않으니까 종교계에 이렇게 호소를 하는 게 아닌가, 도와달라고 이렇게 손짓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종교계도 또 이를 활용해서 종교와 정치의 유착을 강화하고 이해관계를 다지는 그런 게 아닐까 그런 모습들을 발견을 하게 돼서 이 주제를 취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 이용필 / 저도 보니까 흥미로운 대목이 원래 개신교가 최근 몇 년 사이 최근 10년이라고 그럴까요? 최근 10년 사이 가장 주목했던 포인트는 동성애였잖아요. 퀴어 이슈였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저출산이 튀어나왔거든요. 그게 10·27 집회 작년 집회에서 화두가 됐다는 거잖아요.
이거는 그러면 동성애 반대를 외치면서 저출산도 극복하자 다른 말로는 동성애가 어떻게 보면 출생률을 발목 잡고 있다 또 그런 주장도 하는 걸 제가 봤거든요. 그런 식으로 이렇게 연결 짓는 포인트도 있는 것 같은데.
◇ 나수진 / 네. 논리가 연결되는 지점도 분명히 있고요. 한 이 교수님께서 그런 분석을 들려주셨어요. 그러니까 동성애를 통해서는 어떤 외부의 적을 상정해서 내부 결속을 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 저출산을 극복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통해서 내부의 결속을 더 다지는 그런 식의 도구로 사용을 한다라는 얘기를 들려주셨거든요.
그러니까 겉으로는 동성애, 안으로는 출산 아이를 많이 낳는 것.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믿음의 후손이라든지 교회의 어떤 부흥이나 다음 세대 이런 것들을 더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런 논리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이용필 / 아무튼 취재는 상당히 흥미롭고 좋아요. 근데 이게 말처럼 취재가 쉬웠을까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이 취재 어떻게 했어요? 이게 <뉴스앤조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또 왜 또 이걸 취재하나 또 욕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을 것 같은데.
◇ 나수진 / 네. 그런 반응들이 없지 않았고요. 주요 교단이나 교회에서 여는 저출산 극복 예배에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랬는데 '<뉴스앤조이>왜 이런 곳에 왔냐' 이런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교계 기자분들도 "왜 여기 왔느냐" 그런 이야기도 들려주시기도 하셨고요.
◆ 이용필 / 그러니까 그 사람들도 의아해한 거예요.
◇ 나수진 / 긴장하시더라고요. (웃음)
◆ 이용필 / 왜 <뉴스앤조이>가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갖지. 같이 동참하려고 하는 거야?
◇ 나수진 / 그럴 때마다 저출산 문제 심각하니까 이렇게 취재하러 왔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취재를 어떻게 했냐면 우선 사전 취재로 정부 부처 같은 곳에 교회와 관련된 내용 저출산과 교회와 관련된 기사라든지 보도 자료 이런 것들을 살펴봤고요. 그리고 이를 보도한 기사들도 거의 모두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저출산 예배 이런 것들도 다 모니터링하거나 직접 참석해 봤고 정부가 교계 예산을 지원하는 그런 부분들을 알아보기 위해서 관련 부처에 정보 공개 청구를 했는데 거의 한 30번 정도를 했더라고요.
◆ 이용필 / 보통 정보 공개 청구하면 잘 피드백이 오나요?
◇ 나수진 / 중요한 자료들은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실제로 법인이라든지 단체에 이 자료를 공개해도 괜찮은지 그런 확인하는 절차가 있긴 한데요. 그런 거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내부의 심의나 그런 논의 절차가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자료들도 있었고요. 예산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부분 그렇게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자료들 같은 경우에는 빨리 받아보기도 했지만 2개월 정도 소요가 되는 경우가 (있고) 대부분 그중에서는 주지 않는 정보들도 있어 가지고, 한 6개 정도는 별도로 이의 신청을 해서 자료를 추가로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 이용필 / 결국엔 받아 냈네요. 우리 나 기자가 아주 적극적입니다.
◇ 나수진 / 네. 어려움은 많았는데요. 일단은 주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부서 뺑뺑이를 돌린다든지 제가 청구한 자료가 사과다 그러면 사과를 줘야 되는데 갑자기 배를 주는 거예요. 그래서 "배를 왜 줬냐 난 사과를 청구했다" 하면 이미 청구한 정보니까 자기네 부서의 업무가 아니라서 정보 공개 청구 담당하는 부서로 연결을 해 준다든지… 그런데 거기에 문의를 하면 다시 그 부서에 확인을 하라면서 이렇게 돌려보내는 그런 것 때문에 시일이 많이 소요되기도 했고요.
처음에 공개했던 자료들이 있었어요. 근데 제가 예를 들어서 10년치 자료를 요청을 했다면 몇 년 거는 자료가 누락이 되어 있는 거예요. 그걸 다시 청구했더니 처음에는 줬던 자료인데 다시 주지 않더라고요. 그거는 내부 법인의 그런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주지 않아서, 이런 부분들은 제가 항의도 해보고 이미 전례가 있지 않느냐 그렇게 했지만 결국 못 받아 낸 자료들도 있었긴 했습니다.
◆ 이용필 / 예. 상당한 발품을 팔았고 몇 개월 동안 그렇게 취재를 한 거잖아요. 몇 개월 동안 취재를 한 거기 때문에 제가 인트로가 깁니다. 들어가는 게 길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한번 어떤 내용들을 저희가 파악을 했는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용필 / 한국교회가 처음부터 출산을 장려한 건 아니었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저 이거 듣고 약간 놀랐습니다. 한국교회 하면 무조건 이렇게 "생육하고 번성하라" 이 말씀 구절이 있잖아요. 이게 상당한 파급력이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안 믿는 사람들도 알 정도인데 근데 한국교회가 처음부터 출산을 장려한 건 아니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 나수진 / 말씀하신 대로 한국교회가 출산을 처음부터 장려한 건 맞습니다. 선교사들이 한국 땅에 딱 들어와서 그때 당시에는 "아이를 많이 낳아라",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구절을 들어서 출산을 장려하기도 했었는데 이게 언제 바뀌었냐면요. 박정희 정권 때인데요.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는 가족 계획이라고 하는 산아제한 정책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합계 출산율이 한 4.53명 정도 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박정희 정권이 경제개발계획을 내세우면서 인구를 억제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런 논리를 폈고 국가적으로도 "둘만 낳아서 잘 기르자" 이런 캠페인을 펼쳤잖아요. 교회도 여기에 맞춰서 가족 계획을 장려를 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교회에서 피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었고 실제 기독교 병원과 계약을 맺고 피임 기구를 보급한다든지 피임 시술을 한다든지 이런 일들도 했습니다.
제가 인터뷰했던 한 교수님은 그때 일을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때가 중학교 다니실 때였는데 주일에 교회에 갔더니 어떤 보건소에서 직원들이 나와서 인구 문제에 대한 강의를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만큼 교회라는 조직이 사람들이 모여 있고 교육을 하기 좋은 집단이다 보니까 교회를 통해서도 인구 문제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고 실제로 교회가 거기에 앞장서서 나서기도 했던 거죠.
◆ 이용필 / 그러니까 교회에 와서 일종의 캐치 프레이즈 "둘만 낳아서 잘 기르자"라는 이런 교육들을 했다는 거네요. 피임 기구도 보급을 하고. 교육도 하고.
◇ 나수진 / 네. 실제 일부 목회자들은 산아제한이 신앙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가르침을 하기도 했고요. 저는 재밌는 지점이었는데 지난해 10·27 집회 때 저출산의 원인이 페미니즘이나 비혼주의 때문이라고도 했었잖아요. 근데 정작 과거에 종교 지도자들은 신앙에 도움이 됐다고 가르쳤다는 거예요. 그게 되게 아이러니한 지점인 거죠.
◆ 이용필 / 산아제한이 신앙생활에 도움을 줬다고 했는데 과거에는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 오히려 페미니즘 비혼주의가 저출산의 원인이고 그게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 나수진 / 네. 10·27 집회에서 나왔던 게 가족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친 게 오늘날 저출산 원인이 됐다 이런 주장도 했었거든요. 근데 사실 이건 유체이탈 화법일 수밖에 없는 게 그때는 교회가 산아제한 정책에 앞장섰기 때문에 그 사실을 빼놓고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죠.
◆ 이용필 / 보통 이런 식의 이렇게 결과가 나오면 아 우리가 그때는 이러 이렇게 해서 사실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때는 잘못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우리 돌이킵시다 이렇게 해야 되는데 전혀 딴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아무 관련도 없는 페미니즘 비혼주의 이런 거 가지고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콕 집어가지고 이게 잘못됐다. 거기다 하나 더 특히 동성애도 또 끼워놓을 거고 진짜 유체 이탈 화법이네요.
◇ 나수진 / 결국에 취재를 하면서 느낀 거는 한국교회가 처음부터 일관적으로 출산을 장려한 게 아니라 시대적인 상황과 또 정치적인 목적 사회 변화에 따라서 인구 문제에 대한 관점이나 태도를 바꿔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용필 /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합계 출산율이 4.53 충격이네요. 4.53. 이 수치가 진짜 아까 조앤 윌리엄스 교수인가요? "대한민국 망했네요" 이게 진짜 이해가 되네요. 4.5에서 0.7이라니. 교회가 국가적 문제 앞에서 이 저출생이라는 문제 앞에서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까도 잠깐 나온 얘기지만 "생육하고 번성하라" 이 성경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에 있어서 저도 그동안 이 문자적으로만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기획 기사를 보면서 아 이런 해석이 있었구나라는 거를 새롭게 알게 됐거든요. 과거에는 이게 문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상당히 진취적으로 해석을 했더라고요.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나수진 / 맞습니다. 이게 성경의 출산을 장려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구절이 몇 가지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창세기 1장 28절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이 구절인데요. 이게 사실 앞뒤 문맥을 보면 인간에게만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창조된 모든 피조물에게 다 이 말씀이 나오죠. 그래서 다산을 만약에 이 구절이 의미하는 거라면 모든 생물이 무제한적으로 번성하라는 얘기가 됩니다.
과거에 교회가 산아제한 정책을 옹호했던 시절에는 이 구절도 지금과는 좀 다르게 해석이 됐습니다. 구절이 쓰여진 시대적, 문화적, 민족적인 배경을 살펴야 한다고 했는데요. 지금의 관점에서도 굉장히 획기적인 접근인 거죠.
이 구절이 쓰인 시기는 비주류였던 이스라엘 민족들이 번성해야 하는 시기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이런 명령을 내렸고 이를 단지 양적인 번성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믿음의 자손 기독교인의 증가 질적인 번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해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창세기에 나오는 오난이 피임을 해서 저주를 받고 죽었으니까 "피임을 하면 안 된다. 피임은 죄다"라고 여기는 기독교인도 여전히 있습니다. 근데 이 또한 당대에는 좀 다르게 해석이 됐는데요.
당시에는 형사취수제라고 해서 형이 죽으면 형의 아내를 동생이 자기 아내로 맞이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오난이 이 형수를 자기 아내로 맞이했는데 그때 성관계를 할 때 아이가 생겨도 자기 아이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질외 사정을 한 거죠. 그리고 저주를 받아서 죽게 됐는데요. 이 구절도 오난이 죽은 이유는 피임을 해서가 아니라 당시 관습을 어겨서라고 해석을 합니다.
◇ 나수진 / 그러니까 이것도 피임을 당시에는 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출산을 조금 억제해야 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해석이 이루어졌던 겁니다. 그리고 신약에 바울과 예수님도 있지 않습니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이 그토록 중요한 진리였다면 예수님도 언급을 하셨을 텐데 그런 말씀이 전혀 없으시거든요. 오히려 자손을 많이 갖는 거를 좀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든지 아이를 낳는 것보다 봉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바울은 이런 이야기를 여러 번 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언급하면서 출산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당시에는 좀 강조를 했고요.
◆ 이용필 / 출산도 그렇고 예수님은 동성애나 페미니즘 이런 거에 대해서 아무 말씀도 안 하셨죠? (맞습니다) 예수님이 아무 말도 안 하셨는데 요즘 교회들이 난리예요.
◇ 나수진 / 진짜 그런 삶을 사셨잖아요. 비혼주의로서 예수님과 바울이.
◆ 이용필 / 또 예수님 비혼주의다 이러면 또 댓글 또 난리 나겠어요. (웃음) 또 이렇게 아무튼 교회가 상당히 성경 구절을 가지고 이것저것 사회 현상들에 대해서 해석도 하고 자기들만의 어떤 입장을 갖는데 계속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충돌을 하잖아요. 모순점도 드러나기도 하는데 어찌 됐든 그냥 계속 밀고 나갑니다. 2000년대 들어서 아이들도 태어나지 않으면서 사회적으로도 지금 문제가 되고 있고 그런데 한국교회가 또 여기에 대해서 또 기민하게 발 벗고 이렇게 대응에 나서나요?
◇ 나수진 / 네. 2000년대 들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교회 입장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특히 출산율이 2000년대 이후 거의 급격히 떨어지면서 그런 양상들이 벌어졌는데요. 교회도 그러면서 위기 의식을 갖게 된 거라고 저는 판단을 합니다.
교인 수가 줄어드니까 출산율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 수도 줄어들고 교회가 위기에 처하니까 교회가 적극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로 방향을 바꿨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출산 극복 예배도 열고 여의도순복음교회 같은 경우에는 가장 처음으로 출산 장려금을 주기 시작했다고 해요. 작년에는 성 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을 차용을 해서 양육 인지 감수성이라는 말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여성 안수도 잘 주지 않는 교단이 성인지 감수성 갖추고 있는지 차용해도 되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고요.
그리고 저출산 대응을 사업처럼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출산, 다산 이런 것들이 개신교의 어떤 진리라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걸 정부로부터 수억에서 수십억 대의 지원금을 받아서 사업을 수행하고 이런 것들이 최근에 2000년대 들어서 교회가 보여 주는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용필 / 이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또 결혼 문제하고도 연관이 되는 것 같은데 결혼을 안 하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고 그거를 사회가 좋은 양질의 일자리나 주거 환경이나 아니면 육아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인프라를 갖춰 줘야 되는데 이런 거 하나 없이 일단 "무조건 결혼해라", "애 낳아라" 이러고 있으니 누가 이렇게 과연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근데 이런 문제들은 도외시하고 교회는 무조건 정부 방침에 발맞춰서 그냥 나가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싶어요. 또 돈도, 사업비죠. 일종의 사업비도 받아와서 그렇게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그 사업들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취재한 거 보니까.
◇ 나수진 / 맞습니다. 크게는 2000년대부터 진행됐던 사업들을 살펴보니까요. 인구 교육 사업이라고 해서 교회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교육들을 해 왔습니다. 이건 종교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했던 것인데요. 주로 한기총 거기서 매년 한 4000만 원 정도의 예산을 받아서 출산 장려 캠프라든지 세미나 같은 거를 교회에서 열었던 게 있고요. 2020년대 들어서는 개신교 방송사들 이런 곳에서 수십억 대의 지원금을 받아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든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포럼을 연다든지 이런 식의 사업들을 수행을 했거든요.
◆ 이용필 / 수십 억이요? 제가 기억나는 게 뭐냐 하면, 최근 한 4~5년 사이에 CBS 김진오 사장이 9월 교단 정기총회가 열리면 그거 와서 플래카드 펼치면서 "저출산 극복 운동 힘쓰겠습니다" 이러면 목사 장로들이 와 잘한다 이러고 박수 치고 그런 모습이 지금 선하거든요. 그런 거 하면서 수십억 이렇게 따 온 거네요.
◇ 나수진 / 아 그건 별도죠. 교회 헌금은. 후원금은 따로고 정부로부터도 또 수십억을 받고 있었습니다.
◆ 이용필 / 그러니까 정부에서도 받고 그런 교단 총회 가면서 그런 교단들로부터 또 지원금을 받고… 아 우리도 뭔가 같이 동참해야 될까요?
◇ 나수진 / 이게 사업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게요. 그러면 교회에서는 다같이 동참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뭐 그런 거를 또 내세우면서 정부로부터 또 그런 사업비를 받을 수도 있는 거고요. 교회가 아이템을 잘 잡았다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이용필 / 근데 저는 한 가지 의문인 게 그렇게 이 종교색이 짙은 방송사나 이런 언론들이 이렇게 "아이 열심히 낳읍시다" 이런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그런 인식이 과연 올라갈까. 그리고 정작 그런 인식을 심어 주려면 뭔가 젊은 세대들이 있는 곳에 가서 되게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해야 될 텐데 대부분 찾아가는 게 목사, 장로들이잖아요.
◇ 나수진 / 맞습니다. 그러니까 교회가 출산을 장려한다, 인식을 개선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아이를 더 낳을까. 출산율이 낮아진 이유는 단순히 아이의 중요성이나 이런 거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 육아 문제, 여성의 사회 경제적인 역할 변화, 경력 단절 같은 복합적인 요인 때문인데 단순히 아이 많이 낳자고 해 가지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거든요.
◆ 이용필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복잡하고 이 디테일한 이런 사안들이 끼어 있는데 이 교계가 얼마나 나이브하냐 하면 기사에 나오는 대목이에요. 그 한기총이 정부 돈을 받아서 개최한 세미나가 있었더라고요. 2023년 11월 부산에서 한 교회에서 열린 세미나인데 강사가 박 아무개 목사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정관 수술은 우리 편하라고 하나님의 문화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장치다. 이 나라의 정관 수술만 사라져도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다.
아 이게 이게 이게 실제 30년 넘게 산아 제한 정책을 펼쳤던 중국 정부가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출산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정관 수술을 막고 있다. 그러니까 정관 수술 때문에 이게 지금 출산율이 떨어지고 하나님의 명령 운운하는 게 이 수준이 이게 그러니까는 먹히겠냐 이거예요. 그리고 돈은 돈대로 쓰고 이러한 실효성 없는 사업을 하는데 세금이 낭비되는 거 아니에요? (맞습니다.)
◆ 이용필 / 이게 정말 불과 몇 달 전에 케겔 운동해야 된다 이런 게 있었잖아요. 아니 그거랑 다를 바가 뭔가 이렇게 수준이 낮아서야 되겠나 정말 황당하네요.
◇ 나수진 / 정관수술 복원, 중국에서 하는 걸 따라하자 하는 얘기도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나혼자산다, 개는훌륭하다 이런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는 TV 프로그램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1인 가구 또는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정, 아이를 낳지 않고 그런 것들을 보여 준다면서 결혼 출산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으니 그런 프로그램을 금지하자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고요.
◆ 이용필 / 예 저도 참고로 나혼자산다, 개는훌륭하다. 결혼 전에는 유튜브도 열심히 봤고 지금도 잘 보고 있습니다.
◇ 나수진 / 그렇죠. 거기 결혼하고 싶으신 분들 많이 나오거든요.
◆ 이용필 / 그럼요. 엉뚱한 데에다가 자꾸 초점을 맞추고 뭔가 본질을 비껴 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한국교회나 지금 극우 정치권이 그런 스탠스를 취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나수진 / 실제로 저희가 다녀왔던 예장합동 저출산 극복을 위한 예배에서 나왔던 얘기가 반려동물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 이런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 이용필 / 이거는 진짜 코멘트가 불가합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이게 나중에는 '저기 그냥 지나가는 사람 때문에 이게 출산율이 떨어집니다' 이러는 거 아니에요?
◇ 나수진 / 어디서부터 언급을 해야 될지 모르겠을 정도로 저도 좀 황당했습니다. 2017년에 불꽃페미액션이라는 곳에서 국책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저출산 제고 대책으로 고학력 고소득 여성들의 눈을 낮춰서 결혼을 유도한다라는 대책을 내놓은 적이 있었거든요. "정부야 네가 아무리 나대 봐라. 내가 고양이랑 살지 결혼하나" 이런 구호를 내걸고 항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결혼하고 출산하지 않는 이유는 결혼 후에 부과되는 가사 노동, 돌봄 노동, 경력 단절, 사회적인 관계 단절 같은 부담 때문인 건데요. 그 이후에도 그 어간에 '서울시 가임기 여성 지도'라든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도 최근에 여성을 1년 조기 입학시켜서 결혼 적령기 남녀가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한다라는 해법들도 나와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교회에서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대안을 정부 지원을 받아서 내놓고 있다는 게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교회에 대해서는 비판이 계속해서 쏟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이용필 / 이번에 기획 보면 여러 사람들을 만났더라고요. 왜 아이를 안 낳았는지 왜 결혼 안 하는지 이런 청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사실 저희 같은 40~50대 이런 사람들은 젊은 청년들 이야기 듣기가 어려워요. 직접 20대이시기도 하시니까 요즘 믿는 사람들인데 아이를 안 낳고 싶어 하거나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분들은 어떤 이유에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나혼산 때문에 그런가요?
◇ 나수진 / 그런 얘기는 전혀 안 하셨고요. 굉장히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하나의 이유만 가지고 계신 건 아니고요. 제가 인터뷰했던 어떤 분은 그분은 비혼과 비출산을 결심하셨던 분인데 어렸을 때부터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성장 과정에서 아이가 많은 집에서 자라나셨고 돌봄의 힘듦이라든지 또 어머니의 경력 단절과 육아의 힘듦과 이런 걸 보면서 자기는 이 삶을 되풀이하지 않고 싶다라고 느끼 다고 해요. 그런 이유로 비혼을 결심하셨고 이후에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여성들이 출산을 하게 되면 출산 휴가를 떠나는데 되게 회사 눈치를 보고 여러 가지 복지를 받지 못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그 생각이 굳어졌다고도 하고요. 또 어떤 분은 경제적인 문제를 호소하시는 분도 계셨고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과연 이 사회가 안전한 곳인가, 기후 위기라든지 사회 갈등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이 걱정이 되고 부모로서 보호자로서 보호를 제대로 해 줄 수 있는가, 경제적으로도 요새 얼마나 아이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듭니까? 대학 보내려면 얼마나 많이 듭니까?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내가 그거를 잘 지지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출산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계셨고.
◆ 이용필 / 예/ 방금 우리 나 기자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상당히 미래가 암울합니다. 걱정이 많고요. 기도 열심히 하면서 해야겠네요. 아기 키우는 게 쉽지 않다 않겠다 싶네요.
◇ 나수진 /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참 존경스럽습니다.
◆ 이용필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처럼 들어보니까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 교회가 그럼 어떻게 해 줘야 될까요? 교회가.
◇ 나수진 / 저도 그 질문을 여러 분들께 여쭤봤는데요. 되게 어려운 질문이더라고요. 그분들도 '교회가 뭘 할 수 있을까', '교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어떤 분께서는 '교회가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잘 돌보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아이를 계속 많이 낳으라고 하는 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러니까 무조건 낳아라 하는 것과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행복하고 힘들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라는 거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의 메시지를 내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라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리고 여성의 역할에 대한 열린 시각 기존에는 여성들이 아이를 무조건 돌보고 희생해야 한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직접 아이를 낳고 키워 본 여성분들이 굉장히 불평등하다고 느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기회가 개선이 돼야 한다라는 말씀들도 해 주셨습니다.
◆ 이용필 / 일단은 교회 특유의 문화 분위기부터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언행에 조심해야 되고 "왜 애를 안 낳냐", "왜 결혼 안 하느냐"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각자 조심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싶어요. 저희가 기획하면서 이번에 거금을 들여서 또 우리 개신교인들 인식 설문조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 나수진 / 네. 저희가 기존에 시행됐던, 개신교인들 대상으로 진행이 됐던 설문조사들에 한계가 있지 않나 싶어서 자체적으로 시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20대부터 40대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을 했는데요.
전반적으로 여성과 남성 그리고 젊은 세대와 나이 드신 세대의 인식 차이가 벌어졌고요. 그 여성일수록 또 젊을수록 출산과 결혼에 대한 의향이 없거나 또는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기혼 여성의 경우에는 앞으로 출산을 하지 않거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다는 응답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이런 응답이 흥미로웠고요.
또 인상적이었던 결과 중의 하나는 이 저출산 현상과 관련해서 지금 저희가 얘기 나눴던 교계가 내세운 해법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가장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동성 결혼 금지나 차별금지법 반대와 같은 동성애 대책 강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거는 정관 수술 복원보다 더 수치가 높게 나왔어요. 동성애 대책 강화 이런 것들이 교회의 그런 출산 대책과는 전혀 무관하다 효과적이지 않다라는 식의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죠.
◆ 이용필 / 그만큼 지금 한국교회가 맥을 잘못 짚고 있다는.
◇ 나수진 / 네 맞습니다. 그 외에도 이렇게 흥미로운 결과들이 많은데 기사를 통해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됐는데 우선은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관점부터 다시 재고해 보시라 라는 말씀을 하고 싶고요. 여성들이 과연 아이를 안 낳는 이유가 정말 페미니즘이나 비혼주의나 이런 것들 때문인 건지 또는 다른 어떤 이유들이 있는 것인지부터 깊이 들여다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을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교회가 이 축소하는 사회에 있어서 기존의 어떤 성장주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아이를 많이 낳아서 이걸 유지하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교회가 축소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존 구성원들을 포용하고 갈 수 있을지를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고, 굉장히 다양한 삶의 형태들이 있지 않습니까? 결혼하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들,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그의 삶에 대해서 교회가 발맞춰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 내부의 분위기라든지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이용필 / 근데 저 지금 생각나는 건데 '있지만 없는 아이들'이라는 존재들이 있잖아요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인데 이런 자녀들이 비공식적으로 2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대한민국에서 자랐는데 모국어도 한국어로 쓰는데 성인이 되면 추방돼야 돼요. 그 부모가 있던 나라로. 사실상 대한민국인 아이들을 나라가 빨리 품어서 같이 함께 나가는 것도 시대적 위기 앞에서 좋은 대안이지 않을까 싶거든요.
또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미혼모나 보육원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도 그들이 잘 성장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잘 지낼 수 있도록 케어하는 이런 것들도 교회가 더 신경을 쓰면 어떨까 자꾸 동성애 이런 데에 너무 힘 쏟지 말고 그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나수진 / 맞습니다. 계속 해법을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교회가 무엇을 해야 될지 어떻게 그럼 해야 될지… 제가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한 교수님의 이야기가 실마리가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분이 들려주신 거는 교회가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서 빠져 있는 그런 부분들을 메워야 한다고 말씀을 해 주셨거든요.
예를 들면 정부가 일-가정 양립 정책을 펼쳐서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을 확보를 해 준다면, 교회가 어떤 방식으로 가사 노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것들을 문화나 태도 같은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할 게 아니라 그런 부분들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이주민 아이들, 태어났지만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장애 아동, 난치 아동 이런 부분들을 교회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그게 저출산 대책이 아닐까 그런 부분들을 얘기해 주셨는데요.
◆ 이용필 / 정말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동의가 되고 이미 있고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도 많잖아요. 그런 아이들을 더 잘 적극적으로 돌보는 게 교회의 진짜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교회 저출산 대응, 사업인가 사역인가를 다뤘습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만 1만 4400명으로 하루 평균 약 40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전체 사망자 중 20~40대 비율은 37%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애 낳으라는 소리 하지 말고 산 사람들이 죽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부터 만들어 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극히 타당한 주장이지요. 생육하고 번성하기 이전에 나와 우리의 삶의 터전이 과연 안전하고 행복한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곳인지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만일 안전하지 않고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세상이라면 저출산 극복 운동이 아니라 사회 개혁 운동부터 해야겠죠.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결혼해서 애 낳으라는 소리 하기 전에 청년들이 이미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발벗고 나서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금까지 2명의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용필, 아이 없이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수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