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째 주] 전광훈, 손현보, 이찬수 목사

<뉴스앤조이>가 '주간 처치독'을 시작합니다. 기자들이 직접 출연해 한 주간 교계 이슈를 돌아보고, 사건 이면의 행간을 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한국교회와 사회에 관해 더 깊게 고민해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매주 금요일 뉴스앤조이 유튜브 채널에서 '주간 처치독'을 시청해 주세요. - 편집자 주

 

이용필 / 안녕하세요. 주간 처치독 이용필입니다. 내란 사태와 폭동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는 요즘입니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진행 중이고 조기 대선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라가 혼탁한 가운데 판단은 유보하고 기도하자는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말 한마디에 교회가 시끄러워졌습니다. 소위 믿는 사람들은 당연히 기도를 해야겠죠. 그런데 그전에 어쩌다 나라와 사회가 이 지경이 됐는지 생각하고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분명한 건 조금만 생각해도 답은 금방 나옵니다. 어쩌면 그 답을 알고 싶지 않아서 판단은 유보하고 기도하자고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월 첫째 주 주간 처치독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극우 세력 선동의 중심에 선 개신교를 다뤄 보겠습니다. 사실 케케묵은 주제인데 오늘 최승현 편집장이 더 낡고 뻔하고 고질병과도 같은 사안을 들고나왔네요.

바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가 누구냐고 한다면 전광훈 목사를 꼽겠는데요. 물론 띄워 주려고 하는 말은 아니고요. 그만큼 사회적으로 해악이 크다는 점에서 말씀드립니다. 전 목사는 우파 진영에서 거물이 됐고 레거시 미디어의 감시·견제를 받을 만큼 아주 큰 목사가 됐습니다. 그래서 굳이 뉴스앤조이까지 다룰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오늘 왜 전광훈 목사를 주제로 삼았나요? 우리 최승현 편집장.

최승현 / 2020년 코로나19 정국 때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면서 보수 세력을 굉장히 많이 규합했던 전광훈 목사였고 그때 한두 차례 구속도 되고 풀려나고 그걸 반복하면서 그냥 그런 목사로 남는가 보다 했는데. 지금 이런 탄핵 정국을 놓치지 않고 자기의 세를 더욱 강화하고 확장하는 호재로 여기고 이 내란을 준동하는 것 같아서 한 번은 얘기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이용필 /  전광훈 목사는 일반 매체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잖아요. 요즘 보면 내란 선동 혐의 이걸로 입건됐다는 보도가 나와 있고 지금 우리는 따로 다루지는 않잖아요.

최승현 / 네. 일반 언론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기도 한데. 사실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전광훈을 목사라고 봐야 하는가 그러니까 기독교적 관점에서 목사로서의 행적을 취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습니다.

보이는 모습은 종교적 언어를 사용하고 집회를 하고 그렇기는 하지만 사실 실질적으로 보면 그냥 정치 세력의 집회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많은 보수 교단 목사님이 그동안 전광훈 목사가 하나님의 이름을 참칭한다 이런 표현도 많이 썼고 전광훈 목사 스스로도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서 욕도 하고 예전에 코로나 때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저희가 그 사람을 종교인으로 표현하는 게 적절한가 그러니까 종교적 관점에서 다루는 게 적절한가라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용필 / 일종의 사업가 기질도 있고 분명히 개인적으로 하는 사업들도 많이 있긴 한데. 사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2023년부터 전광훈 목사가 주도해 온 자유마을이라는 운동이 있거든요. 그 자유마을을 전국 곳곳에 세워서 일종의 우파 세력을 키우자는 운동을 했거든요. 지금도 하고 있고. 가만 보면 그때는 사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자유마을이라는 데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조사도 있더라고요.

실제로 시민사회 단체 노동·정치·사람 윤현식 정책위원이 쓴 '극우의 풀뿌리 조직, 자유마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라는 글에 따르면 현재 자유마을에는 40에서 50만 명 정도가 가입돼 있다고 해요. 특히 대구 서구 평리3동의 인구수가 9690명인데 자유마을 가입자 수만 9178명에 이른다고 나오더라고요. 이게 어마어마한 숫자인 거잖아요.

최승현 / 약간 신앙촌 생각이 날 정도로 어떻게 그 한 마을 인구의 거의 99%가 자유마을 회원인지 이게 숫자가 맞는지도 처음에 좀 놀랐는데 뭐 검증을 다시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풀뿌리민주주의를 극우 버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이용필 / 네. 자유마을의 문제는 이제 성격과 활동력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뭐냐 하면 몇 년 전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을 당했잖아요. 테러를 당했는데 그 테러를 강행했던 김 모 씨가 사전에 작성한 이 변명문을 보면 자유마을이 잠깐 언급돼요.

잠깐 한 대목 읽어 보겠습니다. 자유 우파는 뿔뿔이 흩어진 개인뿐이니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여러 개의 거대한 좌익 패거리를 극복해 내려면 자유 진영에도 구심점 있는 강력한 조직 결사체가 요구되는데 가능한 현실적 방법으로 기독교 주도의 자유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광화문 10월 항쟁 세력이 재결집해야 하고 이에 순수 자유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썼더라고요.

근데 여기서 이 광화문 10월 항쟁이 뭐냐 하면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많이 열었잖아요.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던 그 10월 집회를 우파 진영에서는 광화문 10월 항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글을 봤을 때는 김 모 씨는 전 목사가 조직한 자유마을 출신으로 추정이 되고요. 이 자유마을은 성격 자체가 종북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자유 통일 주사파 척결, 마을 좌파에 대한 법적 제재 등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사실 이런 선전 구호는 전 목사가 마이크만 잡았다 하면 하는 소리이기도 하죠. 그래서 글을 썼던 윤현식 위원은 최근 벌어진 극우 세력의 탄핵 반대 운동과 법원 난동 등의 저변에는 자유마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해요. 그런데 물론 이 자유마을을 과대평가하거나 음모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긴 했으나 실제로 자유마을이 각 지역에서 정치 세력화하고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어느 정도 좀 동감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래서 우리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마을에 대해서도 계속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용필 / 현재 대한민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결사 옹호하는 두 축이 있다고 하지요. 하나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파 그리고 하나는 신흥 세력. 아 이 말 멋지네요. 신흥 세력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이끄는 여의도파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에 대면 예배를 강행해 논란을 야기했던 그 손 목사죠. 그러니까 교계에도 자칭 우파가 하나 더 생긴 것으로 봐야 할까요?

최승현 / 사실 손현보 목사가 이렇게 주목을 받고 전국적인 스타덤에 오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 하셨을 것 같은데 교계에서는 작년에 있었던 10·27 집회를 주도하면서 굉장히 유명한 사람으로 떠올랐습니다.

근데 마침 그 10·27 집회가 끝나고 한 달 정도 만에 비상계엄이 발발하면서 손현보 목사가 아까 말씀하신 그런 자유 우파적 성향을 가진 보수 기독교인들을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 이런 메시지로, 또 특히 민주당 이재명 욕을 하면서 구심점을 모아서 지금 굉장한 신흥 세력으로 떠올랐는데. 이 메시지에 동의하는 동조하는 분들을 보면 전광훈을 또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전광훈의 언행이 너무 극단적이고 전광훈이 해 왔던 여러 과거의 논란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조금 더 주류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모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용필 / 실제로 보시기에 세련됐나요?

최승현 / 그렇지는 않아요. 그렇지는 않은데 전광훈이랑 비교하면 훨씬 낫죠. 전광훈 태극기 집회에 가면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뭐냐 하면 태극기 성조기 이런 거 나오고 1970년대 1980년대를 연상하는 밴드와 찬양 실로암 이런 거 부르는 느낌인데. 손현보 목사가 하는 집회는 그래도 조금 더 최신화돼 있고 세련됐다고 해야 할까요?

이용필 / 성조기는 등장 안 하나요?

최승현 / 그런 건 거의 못 본 것 같은데요. 또 희한하게도 손현보 목사 교회 설교 영상 같은 걸 보면 중고등학생들도 엄청 많습니다. 설교 시간에 마이크를 꼭 중고등학생한테 주고 대답을 시킨다든지 그런 순서들도 많이 있고요. 여러모로 좀 다른 점이 있죠.

이용필 /  뉴스를 보니까는 설교 시간에 계속 이재명 민주당 얘기를 계속 많이 한다고.

최승현 / 네. 저도 설교를 보면서 정말 놀라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구호 제창을 하는데 자기가 먼저 무슨 무슨 무슨 정책을 추구하는 하면 교인들이 후창으로 이재명은 끝이다 이걸 반복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게 어떤 예배라고 보기보다는 전당대회나 정치 집회 같은 느낌인데 예배 시간에 그런 걸 거리낌 없이 하더라고요.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또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게 굉장히 속 시원하게 다가왔는지 오히려 그런 것 때문에 더 유명세를 타고. 지난 2월 2일에는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와서 설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고, 그 전주에는 요새 아주 핫한, 메가스터디에서 인터넷 강의를 하셨던 전한길 강사를 데려와서 메시지를 전하게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예배와 정치 집회의 구분이 거의 무너지는 상황인데 대부분 이재명 욕, 민주당 욕, 민주당 때문에 오죽 답답했으면 대통령이 계엄을 했겠느냐 이런 식의 메시지들을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용필 / 이게 교회인지 어디 관변 단체인지 이제 분간이 안 되거든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최승현 / 이재명을 싫어할 수도 있고 민주당을 비판할 수도 있는데 예배 시간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일으킨 건 민주당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은 끝이다. 민주당은 안 된다. 이런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게 예배라고 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고. 결국에는 예배의 성격을 빌려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용필 / 교회란 무엇인가 한번 고민해야 할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가 되는데 거기서 이제 정치 집회처럼 부르짖고 있고 누군가를 비난하고 힐난하고 하는 게 과연 교회 모습인지.

최승현 / 사실은 고신 교단 목사님들에게 좀 얘기를 들어 보면 원래 손현보 목사가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고 그래요. 뭐 전국적인 인물도 아니었고. 예를 들면 이제 총회장을 노리는, 총회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총회에서 활동하기는 했는데. 일각의 고신 교단 목사님들 보시기에는 2020년 코로나 시기에 대면 예배를 문재인 정부에서 못 하게 하고 그랬을 때 이분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굉장히 많은 지지를 받고 그분들의 표현에 의하자면 재미를 봤다.

아 이렇게 하니까 많은 사람이 자기를 지지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실제로 그때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20명 이상 못 모이게 한다든지 수용 인원의 10% 20% 이렇게 했는데 그걸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했던 교회들이 지금 다 태극기 부대, 자유파라고 자기들이 말하는 그런 극우 세력들인데. 뭐 별의별 교회가 다 있었잖아요.

최승현 / 우리 대표도 기억하시겠지만 은평에 있는 한 교회는 방역복을 입고 예배를 드린다든지.

이용필 /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님. 코로나 걸리셨죠?

최승현 / 예. 걸려서 생사 고비로 거의 천국 근처까지 갔다가 오셨는데 그런 분들도 계셨고.

이용필 / 약간 좀 재밌는 얘기인데 목사님이 그때 진짜 돌아가실 뻔하셨다가 회복이 돼서 나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목사님 혹시 뭐 보셨냐고. 그런 체험들이 있잖아요. 그랬더니 있긴 있는데 절대 말해 줄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언젠가 꼭 한번 썰을 들어서 우리 독자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승현 / 네. 아무튼 그때 전광훈 목사도 코로나 걸렸잖아요. 걸리면서 배후가 북한이라는 얘기를 했고. 그러면서 뭐 대단히 죄송하다고 저희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도 했었고 기억이 나는데요. 어쨌든 손현보 목사도 보란 듯이 대면 예배를 하면서 그때 막 유튜브로 일부러 띄워 주고 그랬어요.

몇 명씩 띄엄띄엄 앉아 있는데 자기들이 정한 예배를 한다든지 아니면 교회 안에 못 들어가게 하니까 교회 앞에 있는 잔디밭에서 멀찍이 앉아 가지고 예배드리는 걸 보여 주기도 하고. 특히 민주당 정부였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정부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를 받고 그런 것들이 여기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이제 고신 교단 목사님들 중에서는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고. 또 10·27 집회를 주도하면서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대형 교회 목사들, 한국교회 지도자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실행위원장 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부산 경남 지역에 있는 많은 교회가 손현보 목사를 지지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이분이 그런 거를 등에 업고 이참에 소위 말하는 코인을 탄다, 계엄 코인을 탄다 그런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용필 / 10·27 집회를 손현보 목사가 실제로 주도했고 거기에 서울에 있는 초대형 교회 목사들도 같이 동참한 거잖아요. 누구누구 했었죠?

최승현 / 그때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함께했고. 사실 오정현 목사가 유일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름은 많이 올라갔는데 공동대회장에 정성진 목사도 있었고 자문위원이었나 고문이었나에 김장환 목사, 김삼환 목사 이런 분들이 있었는데 사실 뭐 명성교회도 교회 차원에서 동원된 건 아니었고요. 그날 추수감사절이었어요. 그래서 명성교회도 안 했고. 이영훈 목사도 공동 대회장이었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제가 기억하기로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이 되고. 사실상 이제 손현보 목사가 부산 울산 경남에 있는 교인들을 다 버스로 실어 갖고 데리고 와서 집회를 한 걸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이름들은 많이 올리셨던 건 사실이에요.

근데 거기 이름이 올라온 대부분의 목사님은 자의와 상관없이 이름을 올리셨다. 그래서 나중에 굉장히 부글부글하고 불쾌했다. 자기 이름 팔아서 손현보 목사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시키는 데 동원됐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좀 많이 있었습니다.

이용필 / 저도 사실 손현보 목사가 누군지도 잘 몰랐는데 문재인 정부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리고 작년 10·27 집회를 기점으로 거물이 됐네요.

최승현 / 그렇죠. 사실 그때도 집회 메인에 나가서 이런저런 얘기 굉장히 많이 하고 싶어 하셨다고 하는데 많은 분이 말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이 전면에 나서면, 손현보 목사 같은 사람이 무대에 올라가서 뭘 하면 너무 의도가 뻔해지니까 그것과 상관없는 사람들을 내세우자. 근데 그렇게 해서 나온 분들이 뭐 김양재 목사, 박한수 목사 이런 분들이니까 크게 의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어쨌든 손현보 목사가 앞에 나서고 싶어 했지만 말렸다는 얘기를 좀 들었습니다.

이용필 / 이번에는 판이 제대로 열렸으니까 본인이 직접 무대에 나서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그러면서 자기의 몸값을 키워 나가는.

최승현 / 네. 그래서 그 10·27 집회를 주도했던 분 중에 상당수가 지금 세이브코리아라고 하는 집회로 옮겨 와서 아까 대표가 말씀하셨던 여의도파를 구성하고 있는 거죠.

이용필 / 세이브코리아라고 하니까 어디 구호 단체 같은 느낌이 많이 드네요.

최승현 / 저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게 전혀 아니고 한국을 좌파 공산주의에서 구해내자, 뭐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이용필 / 알겠습니다. 다음 주제로 이제 넘어가겠습니다.

이찬수 목사는 1월 19일 "판단은 유보하고 같이 기도하자"고 설교해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분당우리교회 유튜브 갈무리

오늘 인트로에서 언급했던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말과 관련해서 아마 이 목사 스스로는 자신이 굉장히 중립적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만. 내가 옳은지 네가 옳은지 하나님만 아시니 판단은 유보하고 같이 기도하자는 이 말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를 차오르게 했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은 죄 없다. 민주당과 이재명이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는 전광훈 목사 같은 유의 노골적인 주장보다 사람들을 더 끓게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차세대 기독교 리더로 손꼽혀오면서 자신이 담임하는 대형 교회를 수십 개로 쪼개고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줬기 때문에, 또 나이스하면서 합리적인 큰 교회 목사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더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 게 아닐까 싶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광훈 손현보 목사보다 더 악질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더라고요. 본업에 충실했다면 좋았을 텐데 왜 이런 악수를 둔 걸까요?

최승현 / 사실 이찬수 목사님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의 존경도 받고 또 옥한흠 목사의 정신을 가장 잘 잇는 사람 이런 평가도 받으시고. 또 교회의 대형화를 계속 경계해 오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셨는데 꼭 이런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는 중립을 표방한 양비론을 주장하신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 오셨어요. 이찬수 목사님의 과거 행적들을 보면 자기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큰 교회 목사 하고 많은 사람이 자기를 주목하고 있는데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한쪽의 입장을 취하면 자기 때문에 더 분열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어요. 10·27 집회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그래서 들으면 정말 애매모호하고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알쏭달쏭한 말을 하는데 그게 이찬수 목사님이 표현하실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라고 교회 구성원들은 아마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용필 /  무슨 말은 하긴 해야 하겠고 이 사태와 관련해서 그나마 좀 나이스하다고 괜찮을 거라고 판단했던 게 기도하자. 판단 유보.

최승현 / 제가 이찬수 목사님과 관련돼서 10·27 집회 때 일화가 생각이 나는데 그때 손현보 목사가 주도하면서 많은 대형 교회 목사의 이름을 넣었어요. 그때 이름이 올라갔던 사람들이 이찬수, 김병삼(만나교회), 송태근(삼일교회), 이규현(수영로교회) 이런 대형 교회 목사님들이었는데 대부분 자기들이 원해서 이름을 올린 게 아니었고 이름이 올라갔는지 안 올라갔는지도 모르는. 그리고 기자한테 연락을 받고 그제야 아, 내 이름이 거기 있냐고 아는 경우들이 많이 있었는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분당우리교회도 주도적으로 자기들이 자원해서 이름을 넣은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제 그것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교회에서는 이찬수 목사님이 곧 입장을 발표하실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 그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시나 기다렸는데 유튜브로 영상을 찍어서 올리신 거예요. 무슨 얘기였냐면 10·27 집회에 가고 안 가고는 교인들의 자유다. 하지만 우리가 동성애는 막아야 한다 뭐 이런 유의 얘기셨어요.

이용필 /  그때는 기도하자는 얘기 안 하던가요? 판단 유보하고. 동성애에 대해서.

최승현 / 판단 유보하자는 얘기는 전혀 안 했습니다.

이용필 /  왜 그때는 판단 유보하지 않을까요?

최승현 / 그게 그전에도 비슷한 해프닝 사건이 있었는데 분당우리교회 부목사 한 명이 설교 중에 뭐 동성애 옹호 설교도 아니었는데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 때문에 한국에 있는 반동성애 단체들이 몰려가서 분당우리교회 앞에서 시위하고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이용필 /  그 단체들도 좀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 먼저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최승현 / 그 반동성에 단체들은 판단이 아주 확고하신 분들입니다. 거룩한 방파제를 세워야 이 세이브 코리아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아주 확고하신 분들이거든요.

이용필 /  정말 판단을 유보해야 할 때는 판단을 유보하지 않는.

최승현 / 판단이 유보가 안 되죠. 일단 애매하면 안 됩니다. 그분들은 무조건 자유 우파 반공 반동성애 뭐 그런 거 해야 합니다. 아무튼 얘기가 좀 돌아갔는데 이찬수 목사가 그때 했던 내용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냥 동성애 반대한다는 얘기였어요.

자기들 입장에서는 10·27에 안 가고 싶은데 그리고 10·27에서 자기들 이름을 그냥 올린 게 조금 불쾌한데 그렇게 말하면 또 우파 진영에서 공격을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안 가자고 하자니 그렇고, 가자고 하자니 왼쪽에 있는 분들이 또 그럴 것 같고. 그런 발로에서 10·27에 가고 안 가고는 성도들의 자유지만 동성애 반대를 위해서는 힘써야 한다 그런 유의 메시지가 나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는 하나님만 아신다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하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왼쪽에서도 욕먹지 않고 싶어 하시고 오른쪽에서도 욕먹지 않나 싶어 하시고 그렇게 해석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거기서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또 동성애 문제에서는 판단이 확고하신데 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니까 많은 분이 거기에서도 화가 나셨죠. 동성애에 대해서는 일말의 주저 없이 판단을 빠르게 내리면서 여기에는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느냐 이런 비판들이 많이 있었고요.

많은 분의 의견을 좀 들어봤는데 이찬수 목사님의 입장에서 최대한 선해를 해 보겠다고 하신 버전은 뭐냐면 지금 극우 세력이 폭동을 일으키고 너무 과열돼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쿨다운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러니까 둘 다 조금 자중해라. 자숙하고 일단은 좀 흥분하지 마라. 이런 얘기를 하기 위해서 양쪽을 굳이 다 에둘러서 말을 한 거다. 이렇게 굳이 선해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더라고요.

이용필 / 꿈보다 해몽 아니에요? 너무 실드를 쳐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최승현 / 저도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데 뭐 선해해 보자면 그렇다는 거예요. 그리고 2월 1일에 이찬수 목사가 비판이 계속 이어지니까 해명 글을 올렸어요. 그런 뜻이었다고 해요. 어쨌든 결과는 사법적 시스템을 통해서 판가름 날 것이며 자기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으니까 상처와 불신, 감정의 앙금이 우리를 더 큰 수렁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표현을 잘못하면 또 다른 상처와 분노를 만들어 낼 게 두려워서 표현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사과하겠다 이런 말을 했는데. 저도 이찬수 목사의 그런 입장 발표를 몇 번 보다 보니까 약간 번역기 해석기 이런 걸 돌려야 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선해를 하자면 옳고 그름이 민주적 절차와 사법 시스템을 통해 판가름 날 것이며 라는 거는 헌법재판소 흔들지 말라 이렇게 해석이 되는 건가. 이찬수 목사의 입장에서는 부정 선거가 없었다, 우리나라가 그래도 민주적으로 사법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으니까 승복해라 이 말씀을 에둘러서 하신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야 할 정도로 말이 참 여러 단계 해석을 거쳐야 하고 심사숙고를 해 봐야 하고.

이용필 /  광화문파하고 여의도파는 난리 났겠는데요. 그 말에 있어서는 지금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마저 문제가 있다, 사상적으로 누구랑 가깝다 이런 식으로 군불을 때고 있더라고요. 혹시라도 나중에 파면이 인용되면 그걸 대비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러면 이찬수 목사의 이 발언도 결국에는 몰매 맞지 않을까 그쪽 진영에서.

최승현 / 근데 원론적으로 이게 맞는 말이잖아요. 민주적 절차와 사법 시스템을 통해 판가름 난다 이게 사실 너무 당연한 소리인데. 사법 시스템을 통해 판가름이 나야지 뭐 인민재판으로 될 것도 아니고 광화문에 나와서 무슨 화형식을 할 것도 아닌데.

이용필 / 제가 봤을 때 이찬수 목사님, 그냥 말씀하지 마세요. 오히려 말씀을 내뱉을 때마다 더 욕을 먹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승현 / 근데 사실 웃긴 건 또 무슨 얘기가 있었냐면 1월 12일에 분당우리교회 게시판에 어떤 교인이 글을 올렸어요. 제목이 무사안일주의 목사님이에요. 목사님은 도대체 왜 설교 시간에, 대표 기도하시는 장로님들도 그렇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자는 얘기를 한마디도 안 하냐 그런 얘기를 쓴 거예요. 그러니까 목사님 너무 무사안일주의 한다 그런 얘기를 한 건데. 거기다가 이찬수 목사가 댓글을 달았어요. 한다고 했는데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식으로 나라를 위해서 더 힘쓰겠다. 부족함이 보였다면 또 사과한다. 그러니까 이찬수 목사님의 그런 스탠스는 참 알쏭달쏭하고 오묘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이용필 / 욕을 먹기 싫어하시는 스타일 같네요.

최승현 / 결과적으로는 양쪽에서 다 욕을 먹고 계시죠?

이용필 /  생각을 좀 하셔야 될 지점 같습니다.

이용필 / 한국교회에서는 판단은 유보하고 기도하자는 메시지가 나올 동안 저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신임 대통령 앞에서 강권의 메시지를 전한 목회자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면 좋겠네요.

최승현 / 네. 지난주에 굉장히 화제가 됐었는데 미국 성공회 워싱턴D.C.교구에 있는 매리언 에드가 버드라는 주교가 설교를 했습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대통령 취임하는 주간에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데 그 마지막이 성공회 국립대성당에서 국가 기도회를 하는 걸로 취임 행사를 마무리하는 그런 전통이 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 매리언 버드 주교가 미국 성공회에서 굉장히 진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계시고 여성 주교로서 사회 정의와 소수자와 약자 권리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내오셨던 분인데. 그런 분이 트럼프가 앞에 왔는데 설교를 하니까 사람들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셨죠. 2020년도에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신 적도 있어요. 다시는 트럼프랑 얘기 안 하겠다.

하나님을 모독하고 굉장히 나쁜 정책들을 폈기 때문에 안 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대놓고 대통령 앞에서 이 나라의 이민자들과 약자, 또 성소수자 자녀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 이렇게 간청하는 목소리로 호소력 있고 아주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찬수 목사의 설교가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화를 돋우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목사란 무엇이고 설교는 무엇이고 이런 그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하는 계기였고요.

 

최승현 / 매리언 버드 주교가 이후에 <뉴요커>랑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자기는 예언자적 전통에 입각해서 그런 설교를 한 거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 트럼프가 자기 설교를 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그런 설교를 함으로써 성당에 모인 천여 명의 사람들 또 영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는 취지로 인터뷰했는데. 그 설교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고 종교란 무엇이고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게 하는 그런 모습을 보자니 더 한국의 상황이 초라해 보이고 비겁해 보이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용필 / 분당우리교회의 한 교인이 남겼던 그 무사안일주의하고는 상당히 대비되시는 그런 목회자이신데. 한번 가서 인터뷰하시죠. 미국 가서. 표 끊으세요.

최승현 / 네. 보내주시면 다녀오겠습니다(웃음). 미국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로 양극화된 사회니까. 미국에서도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근데 그 주교님의 설교 중에 나는 좋은 사람이고 상대방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면 대화가 안 되고 분열밖에 안 일어나고 당연히 사회 통합이 안 된다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 얘기가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 하나님만 아시는 게 아니라,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는 이 마음을 버려야 된다는 게 기본 정신이어야 될 것 같고.

이용필 / 예 버드 주교는 설교를 영어로 했을 거 아니에요? 참 와닿네요.

최승현 / 영어가요?

이용필 / 해석이. 해석이. (웃음)

이용필 / 이번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사회가 극한 정치적 갈등 속에 빠져드는 것을 우려하면서 기독 시민을 위한 행동 지침을 발표했는데요. 이 지침을 두고 혹자는 나이브하고 과연 이념에 경도된 이들이 무슨 행위를 하면 안 된다거나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저의 SNS 세상만 봐도 사람들은 양 갈래로 나뉘어서 죽일 듯이 싸우고 있거든요. 좌든 우든 총만 안 들었지 서로의 이야기에는 귀는 기울이지 않고 과장되거나 왜곡된 주장들을 늘어놓으면서 으르렁대고 있는데요.

물론 이 세계에는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고요. 그래서 저는 다소 점잖아도 기윤실이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침을 내보낸 것에 있어서는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경도될 때가 있거든요. 기윤실의 행동 지침에 나오는 한 대목처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악마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 저도 매번 귀찮아도 하려고 애쓰는데요. SNS나 유튜브를 통해 얻은 정보는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해서 사실 확인을 했으면 합니다.

주간 처치독 어떻게 보셨나요? <뉴스앤조이>는 유튜브 '주간 처치독'을 통해서 교회 권력을 감시하고 앞으로도 독자들과 더 긴밀히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앤조이> 이용필, 최승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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