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신학 수업> / 강영안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304쪽 / 1만 5000원
<철학자의 신학 수업> / 강영안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304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대화: 철학자와 과학자, 존재와 진리를 말하다>(복있는사람), <강교수의 철학 이야기><신을 모르는 시대의 하나님>·<강영안 교수의 십계명 강의>·<읽는다는 것>(IVP), <묻고 답하다>(홍성사), <우리에게 철학은 무엇인가>(궁리) 등을 쓴 강영안 교수(미국 칼빈신학교 철학신학)의 신작.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한국판>에 실은 글 9편과 '함석헌 저작집' 출판 기념회 강연 원고를 다듬어 엮었다. 10강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1~3강)', '인간과 이성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4~6강)',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올바르고 좋은 삶의 의미(7~9강)' 등을 다룬다. 평생 "철학 이론과 사상가들에 대한 이해를 우리의 일상적 삶에 적용하는 실천적 연구"를 해 온 저자는 이번에도 아우구스티누스・파스칼・에라스무스・함석헌・아퀴나스・루터・칼빈・하이데거 등 신학자・사상가・철학자의 글을 인용하며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 전반을 돌아보는 데 집중한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일컬어 '포스트모던 시대'이니 '세속 시대'이니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저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가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질병의 증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확인해 보려는 생각도 없이, 내가 속한 집단, 내가 숭상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참이고, 반대편의 주장은 무엇이나 거짓으로 보는 태도가 '포스트 트루스' 속에 담겨 있습니다. 시대의 혼란을 이토록 잘 드러내는 단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럴수록 쉽게 받아들이고 단순하게 믿는 태도보다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 보고, 다시 묻고, 더듬어 찾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시작하며, 18쪽)

"하나님의 나라,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치는 세상 방식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한 알의 밀이 죽어 열매를 맺듯이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승리함으로 죄 사함의 은혜를 가져오고 만인의 생명을 살려 내는 방법이 예수님의 정치 방식이요 통치 방식입니다(요 12:24). 그것은 힘으로의 통치, 자기 영광을 받는 방식의 통치가 아니라 오히려 고난과 희생을 통과한 승리요 영광이었습니다. (중략) 
 

그리스도인이 부름을 받은 까닭은 삶의 자리로 보냄을 받아 각자 살고 있는 삶의 자리를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일에 동역하기 위함입니다. 겉으로는 지극히 소수이고 미미하고 변방의 존재에 머물지라도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힘없는 사람처럼, 연약한 사람처럼, 마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처럼 세상에 현존하면서 세상의 삶의 방식을 전복하는 사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2강 '하나님나라와 세상', 6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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