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풍요 - 돈 음식 몸 시간 장소 그리고 그리스도인 > / 월터 브루그만 지음 / 정성묵 옮김 / 한국장로교출판사 펴냄 / 168쪽 / 1만 1200원
<완전한 풍요 - 돈 음식 몸 시간 장소 그리고 그리스도인 > / 월터 브루그만 지음 / 정성묵 옮김 / 한국장로교출판사 펴냄 / 168쪽 / 1만 1200원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예언자적 상상력>·<하나님, 이웃, 제국>(성서유니온)·<구약신학>(CLC) 등을 쓴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의 신작. 성경이 물질적인 것을 배제하고 영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둔다는 오해는 기독교인을 세상과 말씀 사이에서 혼돈에 빠지게 한다. 매 주일 기도 제목을 단골로 장식하는 물질에 대한 욕구와 염려가 그 예다. 하지만 브루그만은 육신으로 온 예수의 행적도 지극히 '물질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아픈 자를 치유하고,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며, 맹인이 보게 하는 등 예수가 행한 수많은 일은 '물질적(material)'이다. 브루그만은 이 확신에 근거해 성경적 물질성, 즉 완전한 풍요를 이야기한다. 인간 삶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신학적 해석은 물질주의·소비주의 삶을 넘어 우리를 매력적인 현실 믿음의 삶으로 초대한다. 각 장은 △돈 △음식 △몸 △시간 △장소 등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대표적 물질을 주제로 구성했다. '토론을 위한 질문들'이 부록으로 첨부돼 있어 교회 소모임 등에서 활용하면 좋다.

"처음교회 교인들과 지도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의식주를 세심히 돌보았다. 하지만 6세기 이후 부유층이 교회를 주도하면서, 자신들의 부를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꺼려 하기 시작했고, 기독교는 세상 속에서의 믿음보다는 내세적인 소망으로 방향성을 돌리게 된다." (서문, 20쪽)

"성숙한 물질성을 위해 '부족'의 내러티브가 얼마나 강한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경종으로 삼아 식량을 최대한 비축하고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은 우리에게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먹을 권리가 있다는 소비주의의 끈덕진 메시지다. 소비주의는 포식이 합당하고, 포식할 만큼 식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해야(구매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하지만 성숙한 물질성은 이런 왜곡된 현실을 거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2장 '음식', 45쪽)

"성숙한 물질성의 삶은 우리를 정의와 연민으로 초대한다. 성숙한 물질성은 이웃을 외면하는 오늘의 세상 속에서 참으로 시급한 복음의 명령이다. 성숙한 물질성은 상품화된 사회의 약탈을 거부하는 저항이요, 열정이다." (결론,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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