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그리스도인의 공동 읽기 - 예수 시대 기독교 전승은 어떻게 형성되고 보존되었는가> / 브라이언 라이트 지음 / 박규태 옮김 / IVP 펴냄 / 456쪽 / 2만 3000원
<1세기 그리스도인의 공동 읽기 - 예수 시대 기독교 전승은 어떻게 형성되고 보존되었는가> / 브라이언 라이트 지음 / 박규태 옮김 / IVP 펴냄 / 456쪽 / 2만 3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1세기 예수 전승의 형성과 보존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책. 호주의 신약학자 브라이언 라이트가 썼다. 신약학자들은 기독교 초기 예수 전승이 복음서 텍스트로 안정되기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과정에서 변질·왜곡을 거치지 않고 얼마나 잘 보존됐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 왔다. 그동안 구전 전승 통제 수단으로 목격자, 공동체 기억, 암기, 모방, 전례 노래 등 다양한 방식이 제기되고 검토돼 왔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예수 전승이 텍스트로 안정화한 시기는 2세기 이후라고 봤다. 예수 시대 문맹률이 현저히 높았고 텍스트 기반 전승은 2세기 이후에나 가능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이 간과해 온 '공동 읽기'라는 새로운 통제 전략을 도입해 학계의 편견에 도전한다. 예수 시대 경제·정치·사회 정황 및 성서 내외의 풍부한 증거 자료를 제시해 텍스트 기반 공동 읽기 관습이 1세기에 이미 로마제국 전역에 널리 퍼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리스-로마 문화 속에 있었던 초기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관습을 반영해 전승을 보존하고 자신들의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공동 읽기 관습을 통해 예수 전승은 변형·왜곡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형성·보존될 수 있었다고 결론 내린다.

"사회 정황을 살펴보면, 특히 공동 읽기 사건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이 시기에는 사실상 모든 문헌이 공동으로 읽을 목적으로 저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공동 읽기 사건이 사회의 여러 경계를 넘어 이루어졌음을 발견했다. 공동 읽기 사건은 전인구 가운데 수많은 계층과 관련이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비단 엘리트 계층에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략) 이런 사건이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음을 고려할 때, 이런 사건은 지식과 텍스트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낼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4장 '사회 정황', 115쪽)

"그동안 우리는 1세기에 있었던 공동 읽기 사건을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결국 기독교가 등장했던 그리스-로마의 사회-역사 맥락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빈약해지고 말았다. 나는 단순히 기원후 2세기에 그전의 전통을 모방한 관습이 존재했었다고 추정하는 차원을 넘어, 이미 기원후 1세기에 공동 읽기 사건이 넓은 지역에 걸쳐 두루 퍼진 관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논증했다. 다시 말해, 공동 읽기 사건은 기원후 1세기 로마제국에 널리 퍼져 있던 현상이었다. 학자들이 이런 사건들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조사해 본다면, 고대 읽기 관습 및 문헌 전승의 질을 통제했던 여러 유형의 방법에 관한 그들의 이해도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바로 그 시대에 기독교 전승을 통제하고 형성했던 방법도 더 정확하게 재구성하여 묘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7장 '결론',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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