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적 성경 읽기 - 콘텍스트를 품고 다시 텍스트로> / 전성민 지음 / 성서유니온 펴냄 / 200쪽 / 1만 1000원
<세계관적 성경 읽기 - 콘텍스트를 품고 다시 텍스트로> / 전성민 지음 / 성서유니온 펴냄 / 200쪽 / 1만 1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인 구약학자 전성민 교수가 혐오와 차별, 독선과 대결의 근본주의신학이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이름으로 퍼지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쓴 책. 기독교 세계관이 자칫 억압적 이데올로기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며 교회가 나아가야 할 5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지성 너머 욕망의 제자도(3~4장) △중심이 아닌 경계의 삶(5~6장) △혐오를 이기는 환대의 복음(7~8장) △대결이 아닌 대화의 세계관(9~10장) △교회 너머 인류를 위한 사명(11~12장)이다. 여기서 말하는 '세계관적 성경 읽기'는 현재 경험(콘텍스트)이 새로운 성경 해석의 토대를 제공해, 결국 하나님을 향한 독자의 이해가 깊어지는 경험을 의미한다. 저자가 인용한 브라이언 왈쉬의 우려처럼, 성경을 "1) 정통 신학적 답을 쉽게 구하는 2) 절대적 도덕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설명서 같은 3) 아무런 맥락이 없는 진리를 요약한 책"(29쪽)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중독자는 자신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독의 치료는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래서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우리는 정말 이웃을 사랑하는 일상의 삶에 뿌리내린 예배가 아닌, 나의 욕망을 달래기 위해 하나님을 조작하려는 주술적 예배에 중독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2020년 (일부) 한국교회의 비상식적이고 고집스런 모습은 그 금단현상이 아니었을까? 그동안 중독되어 있던 권력이 사라지는 상실감을 이기지 못해 '아멘'을 외쳐 주는 사람을 앞에 두고 설교할 수 있는 '현장 대면 예배'에 집착했던 것은 아닐까?" (4장 '예배 중독자 사울', 79쪽)

"경계 너머와의 지속적인 연결이 중요했다는 점에서, 궁전 바깥 모르드개의 존재는 에스더의 변화에 결정적이었다. 우리의 삶이 자신의 경험이라는 경계에 묶여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삶의 경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과 끊임없는 교류가 필요하다. 우리 삶의 경계 바깥에 있는 삶의 존재는 내가 아는 세상과 그 방식이 전부가 아니며 하나님나라는 나의 경험과 편견보다 훨씬 크고 풍성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또한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런 경계 바깥의 삶을 소통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매몰된 사람이 온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6장 '경계를 넘는 에스더',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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