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 청년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확산에 교회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청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의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봤다. '2021 기독 청년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 마지막 주제는 코로나19 상황 속 청년들의 신앙생활이다.

기독 청년 중 70.6%는 '코로나19 확산에 교회 책임이 크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연쇄 집단감염 및 대면 예배 강행 등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청년 66.1%는 '한국교회 대응이 미흡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적절하게 잘 대응했다'는 응답은 20%, '과잉 대응했다'는 응답은 5.6%로 나타났다.

한국교회 대응과 관련해 대형 교회 청년은 57.1%가 미흡했다고 한 반면, 소형 교회 청년은 65.8%가 미흡했다고 했다. 신앙 단계별로는, 초신자에 해당하는 '기독교 입문층' 청년의 79%가 미흡했다고 한 반면, 그리스도 중심층 청년은 46.1%만 미흡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한국교회 청년들은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많이 접하게 됐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 만족도는 낮았고, 개인 신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700명 중 575명(82.2%)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지속됐던 지난 6개월간 교회에 1번 이상 출석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교회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느냐'고 묻자, 절반이 '약화했다'고 응답했다. '예배 참석 횟수가 줄었다'는 응답은 56.3%, '다른 교인과의 교제가 줄었다'는 응답은 59.8%, '헌금 액수가 줄었다'는 응답은 41.7%였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가나안 교인을 포함해 476명(68%)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예배 태도'를 묻자, 48.1%는 '집중하면서 참여했다'고 답했고, 30.7%는 '가족과 이야기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했고, 21.2%는 '다른 일을 하며 예배에 참여한다'고 했다.

온라인 예배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05점으로 나타났다. 현장 예배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7.6%로, 온라인 예배에 만족한다는 11.3%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현장 예배에 만족한 응답자(322명)는 '예배에 집중할 수 있다'(65.8%), '교회라서 예배 분위기가 더 잘 조성된다'(26.1%)는 이유를 꼽았다. 반면 온라인 예배에 만족했다는 응답자(54명)는 '교회에 오가지 않아 편하다'(48.1%), '편한 복장과 모습으로 예배할 수 있다'(25.9%) 등의 이유를 들었다.

온라인 예배와 달리, 온라인을 통한 기독교 콘텐츠 이용이나 교회 모임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3%(511명)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이용한 콘텐츠(복수 응답)는 '예배·설교'(55.4%), '찬양'(38.6%) 등이었다.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에 대해서는 78.9%가 '만족한다'고 했다.

화상 모임을 통해 신앙 모임을 한 적이 있는지 묻자 25.3%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대부분 구역·셀 모임같은 공식적인 교제나 성경 공부였고, 개인 간 비공식적 신앙 모임은 18.6%로 나타났다. 실시간 모임 앱을 통한 모임도 77.4%가 만족한다고 했다.

정재영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청년들의 신앙생활이 대체로 퇴보하고 있고, 심리 상태도 나빠지고 있다. 한편 '교회는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잘 따른다'는 데 절반만 동의했고, 대체로 코로나19 확산에 교회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10년 후에 청년의 40%가 가나안 교인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본다"며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청년들의 온라인 예배 만족도는 높지 않은 반면, 콘텐츠 만족도가 높은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형 교회 청년들의 실시간 화상 모임 앱 만족도가 높으니,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본질은 성도의 교제"라며 온라인 모임을 비판하는 일부 목회자들에 대해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은 "줌(zoom) 등 온라인 소그룹 모임은 결코 전통적 (대면) 소그룹 모임에 뒤지지 않는다. 상호 교제나 전인적 참여, 예수님의 임재는 전통적 소그룹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구현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청년들의 신앙적 걸림돌이 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온라인 모임을 청년 개개인과 청년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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