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교주 구속하고 아이들을 돌려내라, 돌려내라, 돌려내라."
"교주 밑에 있지 말고 부모에게 돌아오라, 돌아오라, 돌아오라."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부산 ㅇ교회를 빠져나온 이들이 1월 22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폭행 등 혐의를 받는 김 목사를 구속 수사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때 ㅇ교회 교인이었던 8명은 교회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계속했다. 그러자 교인 서너 명이 나와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시위자들은 김 목사를 믿고 따르며 교회를 섬겨 왔다고 했다. 그동안의 헌신과 희생이 교회와 하나님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김 목사의 배만 채워 준 꼴이었다고 괴로워했다. 이들은 김 목사가 '돈'을 위해 교인들에게 헌신과 희생을 강요한다고 했다.

김동명 씨(가명)는 1월 17일 기자를 만나 "ㅇ교회 교인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헌금, 목사 섬김비 등 각종 명목으로 교회에 낸다. 벌어서 남는 건 하나도 없다. 나는 2018년 예배당을 건축할 때 전세금 9000만 원까지 빼다 바쳤다. 김 목사가 유무상통의 공동체를 강조했고, 그의 말을 따르는 게 바른 신앙인이 되는 길인 줄로만 알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ㅇ교회를 나온 이들은 1월 22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ㅇ교회를 나온 이들은 1월 22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가게 운영, 직원 월급까지
김 목사가 직접 관여"
"수입의 60%는 헌금,
30%는 목사 섬김비"

김동명 씨 부부는 ㅇ교회에 다니면서 돈가스 가게를 운영했다. 김 씨는 가게 명의는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었지만, 정작 운영에 관한 전권은 김 목사에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가게를 관리할 뿐이지 직원 월급, 매출·메뉴 관리 등 모든 걸 김 목사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 메뉴 점검을 통과하지 못해 책망받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했다.

김 씨 아내 강소영 씨(가명)도 목사의 관리를 받아 작은 슈퍼를 운영했다고 했다. 강 씨도 "월 매출, 적립금 현황, 직원인 교회 청년들의 월급 등 상세 내역을 김 목사에게 보고했다. 청년들 월급을 인상할 때도 김 목사에게 보고하고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ㅇ교회 청년들은 교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슈퍼, 커튼 업체 등에서 일했는데, 김 목사가 신앙 훈련의 일환이라면서 일할 곳을 직접 정해 줬다고 했다. 장익준 씨(가명)는 1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김 목사가 그만두고 일하라고 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김동명 씨가 사장으로 있는 식당에서 일을 한 적도 있는데, 월급으로 120만 원을 받았다고 했다.

장 씨는 번 돈의 대부분을 교회에 바쳤다고 했다. 십일조를 넘어선 과다한 헌금으로 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입의 60%를 헌금으로 내고, 30%는 김 목사 섬김비 명목으로 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남은 10%로 생활했다고 했다. 아들을 ㅇ교회에 빼앗겼다고 호소하는 전 교인 민영식 씨(가명)도 "여기는 교인들이 다 가계부를 쓰고 그걸 목사에게 검사받는다. 목사가 교인들이 얼마 버는지 아니까 수입의 60%를 헌금하지 않으면 설교 시간에 책망하거나, 따로 불러 혼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평소 설교에서 헌금을 강조해 왔다. 그는 "복음주의 교회에서처럼 십일조만 했을 때와 지금처럼 십의 오조, 육조를 했을 때는 생활이 많이 틀리다.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거다. 그런데 우리는 왜 기꺼이 그것을 감수하는가. 복음주의에서 알고 있던 교회 가치와 지금 우리가 아는 교회 가치는 완전히 틀리다"며 신학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김 목사가 타고 다니는 고급 수입차(오른쪽). 교인들은 김 목사가 허리·목 등이 아프다는 이유로 차종을 자주 바꿔 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김 목사가 타고 다니는 고급 수입차(오른쪽). 교인들은 김 목사가 허리·목 등이 아프다는 이유로 차종을 자주 바꿔 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십일조가 넘는 과다한 헌금을 내는 것도 모자라 김 목사의 차량비를 지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소영 씨(가명)는 "김 목사는 고급 수입차를 즐겨 탔다. 대부분 리스(장기 렌트)로 차를 타는데, 잘 타다가 몸의 어디가 아프다는 이유를 들어 자주 차를 바꿨다"고 했다. 강 씨는 차를 바꿀 때면 차값의 60%를 김 목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교인이 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ㅇ교회 자료에는 'm4 리스비'라는 항목이 있다. m4는 BMW 스포츠카로 1억 원을 훌쩍 넘는 고급 자동차다. 김동명 씨는 "내가 교회 다니는 10년간 목사가 바꿔 탄 수입차만 10대가 넘었다. 목사는 허리·목이 아프다는 이유를 대 가며 차를 바꿨다"고 말했다.

사업체를 맡고 있는 교인은 헌금과 별개로 매달 30만 원을 ㅇ교회에 냈다고 했다. 강소영 씨는 "일종의 사납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이 내는 것과 다르게 사업체별로 또 돈을 내야 했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의 설교가 담긴 CD도 매달 7만 5000원씩 내고 샀다고 했다.

ㅇ교회 구체적인 재정 상황은 김 목사와 소수 교인만 안다고 했다. ㅇ교회를 나온 이들은 김 목사가 아무리 고급차를 바꿔 타고 사례비 외 각종 명목으로 착취해도, 교회 안에 있을 때는 이게 왜 잘못됐는지 자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목사가 계속해서 자신의 행위를 신앙적으로 정당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희 씨는 "김 목사는 언제나 '광야의 시간'을 이야기했다. 자신은 온갖 연단을 통해 광야를 거쳐 왔기 때문에 그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광야 초입에도 못 들어왔다고 했다. 지금 잘 훈련받고 광야의 시간을 지나면, 나중에 모든 걸 함께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때는 그 이야기가 맞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ㅇ교회를 나온 이들은, 교회 설립 기념일 때마다 김 목사를 위한 감사 헌금을 모아 따로 건넸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ㅇ교회를 나온 이들은, 교회 설립 기념일 때마다 김 목사를 위한 감사 헌금을 모아 따로 건넸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기자는 김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1월 16일 부산 ㅇ교회를 찾았다. 교회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김 목사가 1억 원 가까이 하는 고급 SUV를 타고 나타났다. 기자가 누구 소유의 차량이냐고 묻자 김 목사는 "교인들이 돌려 쓰는 교회 차"라고 답했다.

김 목사는 자신과 교회를 둘러싼 모든 문제 제기가 돈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김 씨 가족이 교회 재산을 노리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다. 더 이상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후 기자는 김 목사에게 문자메시지로 △과다한 헌금을 내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례비 외 각종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헌금을 받은 게 사실인지 △교회 재정을 공개 안 하는 이유가 있는지 등을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끝)

[반론 보도] 부산 ㅇ교회 담임목사 관련
2021년 3월 2일 오전 10시 48분 현재.

<뉴스앤조이>는 지난 1월 22일 '개혁주의 청교도 신앙 지향하는 부산 ㅇ교회 김 목사, 아동·청년 상습 폭행 의혹' 및 후속 기사에서 해당 교회의 목사가 교인인 청년들과 아동들을 상습 폭행하고, 청년들을 세뇌시켜 가족 및 다른 사람들과 단절시키고 감시하는 한편, 교인들에게 수입의 대부분을 헌금으로 내게 하고 목사는 억대 수입차를 탄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 ㅇ교회는 "보도 및 이단 사이비라는 영상의 내용은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본 교회의 목사는 교인들을 폭행한 적이 없고, 청년들을 가족 등과 단절시키거나 감시한 바는 없으며,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낸 교회 헌금은 목사의 개인 재산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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