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 왔던 '백인 복음주의자' 그룹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했다.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에디슨리서치와 CBS·CNN·ABC·NBC가 공동 진행한 출구 조사 결과를 보면, 백인 복음주의자(White born-again or evangelical Christians) 중 76%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백인 복음주의자 그룹은 전체 유권자 1/4(26~27%)을 차지한다. 이들은 대선 때마다 공화당 후보를 전폭 지지해 왔다. △2008년 매케인 74%, 오바마 24% △2012년 롬니 78%, 오바마 21% △2016년 트럼프 80%, 클린턴 16% 등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도 트럼프 76%, 조 바이든 23%로 이전과 비슷한 분포도를 형성했다.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트럼프는 인종별 조사 결과에서 유일하게 백인 그룹에서만 과반의 지지(57%)를 얻었다.

백인 유권자를 종교별로 나눠 보면 개신교 30%, 가톨릭 17%, 유대교 2%, 기타 종교 4%, 무종교 14%로 나타난다. 트럼프는 백인 개신교인에게서 73%의 지지를 받았다. 백인 가톨릭 신자 투표 현황은 트럼프 56%, 바이든 42%로 나타났다. 무종교층에서는 트럼프 33%, 바이든 63%로 나와, 오히려 바이든이 앞섰다.

인종과 상관없이 전체 미국인 유권자의 종교별 지지도를 보면, 트럼프가 과반을 차지한 그룹은 개신교밖에 없었다. 다른 종교 유권자 과반은 바이든을 선택했다. 이번 출구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종교별 트럼프 지지도는 개신교 62%, 가톨릭 47%, 기타 31%, 무종교 30%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의 종교 분포도는 개신교 42%, 가톨릭 25%, 유대교 2%, 기타 8%, 무종교 23%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 출구 조사 때는 개신교 52%, 가톨릭 23%, 유대교 3%, 기타 8%, 무종교 15%로 나타났다. 4년 전과 비교하면 다른 그룹은 모두 큰 변동이 없는 반면 개신교는 10% 감소했고 무종교가 7%가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출구 조사에서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응답한 유권자는 전체 중 7%였다. 성소수자 중에서는 61%가 바이든을, 28%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둘 중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은 비율은 11%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 출구 조사에서는 성소수자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5%였고, 클린턴 77% 트럼프 14%로 나왔다. 민주당 지지 성소수자 중 16%가 공화당 지지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출구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바이든은 △흑인·히스패닉·라틴·아시안 △무종교 △18~29세 △여성 △대졸자 등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고, 인종 불평등 문제와 코로나19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주 지지층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는 바이든처럼 다양한 계층에서 지지받지 못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계층은 △백인 △기독교인 정도였고, 경제문제와 치안을 우선시하는 이들이었다.

이번 출구 조사는 총 1만 5590명을 대상으로 전국 115개 투표소에서 시행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우편 투표가 급증한 점을 감안해, 사전 투표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도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 중 1/3이 사전 투표자였다.

미국 대선은 11월 5일 오후 5시 50분 현재(한국 시각 기준)까지도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이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해 214명을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에 앞서고 있지만, 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알래스카 등 6개 주가 아직 개표 중이라 뒤집힐 확률도 있다. 전체 투표로는 바이든이 약 7100만 표(50%)를 얻어, 약 6800만 표(48%)를 얻은 트럼프를 300만 표 차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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