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복음주의의 산실 리버티대학교 제리 폴웰 총장이 아내의 불륜 스캔들로 사임 기로에 놓였다. 리버티대학교 공식 영상 갈무리
​미국 보수 복음주의의 산실 리버티대학교 제리 폴웰 총장이 아내의 불륜 스캔들로 사임 기로에 놓였다. 리버티대학교 공식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 리버티대학교(Liberty University) 총장 제리 폴웰 2세(Jerry Falwell Jr.)가 아내의 섹스 스캔들로 총장직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아내의 부적절한 처신도 문제지만, 폴웰 총장이 불륜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는 폴웰 총장 아내 베키 폴웰과 한 남성이 불륜 관계였다는 의혹을 8월 24일 보도했다. 지안카를로 그랜다(Giancarlo Granda)는 베키와 약 7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폴웰 총장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성관계하는 동안 폴웰 총장이 지켜보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를 입증할 이메일, 사진, 통화 내역 등을 입수했다고 덧붙였다.

폴웰 총장은 <로이터> 취재에 응하지 않고, 보도 하루 전 다른 경로로 입장을 발표했다. 폴웰은 <워싱턴이그재미너>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아내와 남성의 관계는 사실이지만 자신이 그 관계에 참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남성은 그동안 돈을 요구하며 폴웰 부부를 협박해 왔고, 부부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두 사람의 관계를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보도 후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는 중이다. 리버티대학교는 보도 후 폴웰 총장이 사임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폴웰 총장이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임하지도 않았고 학교를 떠날 계획도 없다고 밝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복음주의의 정치화를 이끈 고 제리 폴웰 목사 아들로 2007년 리버티대 총장에 취임한 폴웰 총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에 올랐다. 폴웰 총장은 올해 8월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속옷을 드러낸 채 한 여성 허리를 팔로 감싸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내 삭제했지만, 이사회는 폴웰 총장에게 무기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총장직무대행이 업무를 맡고 있었다.

6월에는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게시해 동문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폴웰 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흑인 분장을 한 백인과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u Klux Klan) 상징인 하얗고 긴 복면을 쓴 사람이 함께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자 폴웰 총장은 현 버지니아주 랠프 노덤 주지사의 졸업 사진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리버티대를 졸업한 흑인 목사들마저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사과하고 사진을 삭제했다.

폴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이다. 보수 복음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폴웰 총장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이후, 대통령이 각종 현안으로 곤욕을 치를 때마다 변함없이 신뢰를 보여 왔다. 아내 베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성들'이라는 그룹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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