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일반 언론이 교계 소식을 알기 위해서는 <뉴스앤조이>를 봐야 한다.' 오랜 기간 <뉴스앤조이> 총회 자료집에 명시된 목표 중 하나다. 이 목표를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타 언론사, 특히 교계 신문이 아닌 일반 언론사에서 종종 연락을 받는다. 교계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을 설명해 달라는 부탁, 취재원을 연결해 달라거나, 관련 자료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 언론사 논조가 아주 이상하지만 않다면 대부분 요청에 응한다. 때로는 '내가 저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가 참 고맙겠다' 싶을 정도로 정보를 박박 긁어서 제공한다. 경쟁 심한 한국 언론계 문화에서, 타 언론사를 이렇게 도와주는 언론사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언론사들 보도가 <뉴스앤조이> 목적 - 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의교회를 취재하는 최승현 기자는 최근 KBS 기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뉴스앤조이> 기사를 통해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서초 예배당 헌당식에서 한 발언을 접했다며, 이를 다루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위와 같은 이유로 도와줬다. KBS 뉴스9에서 관련 보도가 시리즈로 나왔고, <연합뉴스> 등 통신사에서 이를 받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삽시간에 수백 수천 건의 인용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역시 공영방송이다.

그런데 심기를 거스르는 게 하나 있었으니, KBS 기사 제목 앞에 붙은 '단독'이다. 제목은 이렇다. '[단독] 법원 위의 구청장?…"예배당 도로점용 영원히 허락"'. 물론 KBS가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반론을 추가 취재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한 달 전 발언으로 타이틀을 잡으면서 '단독'을 단 것은 웃기는 일이다. 이 발언은 이미 <뉴스앤조이>를 비롯한 교계 언론들이 그때 다 보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단독 경쟁은 그 자체로 문제이며 덩치 큰 언론사가 전문지를 무시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왔고 자기들 나름의 기준으로 '단독'을 달았다는 해명이 있었으나, 여전히 설득되지 않았다. 오히려 공영방송의 데스킹 수준을 의심하게 됐다.

사실 이런 일은 <뉴스앤조이>가 몇 번씩 겪었던 일이다. 파리열방교회 송영찬 목사 사건 때도 그랬다. <뉴스앤조이> 최초 보도 후 JTBC 뉴스룸과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을 취재했다. 그중 JTBC 기사의 한 대목은 이렇다. "이 한인 교회의 송 모 목사가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JTBC 보도를 통해 불거졌습니다." JTBC 보도는 <뉴스앤조이> 기사가 나간 후 한 달도 더 지난 시점에 나왔다.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억울하다기보다는 씁쓸하다. '단독'이라는 단어, 자기들 때문에 의혹이 불거졌다는 문구 하나만 없었다면 군더더기 없이 좋은 보도가 됐을 것이다. 현실이 바뀌길 바라는 피해자들과 여러 기독교인에게는 힘이 되는 일이며, 사건을 더 면밀하게 취재할 수 있는 전문지와 큰 파급력을 지닌 대형 방송사가 협력해 시너지를 내는, 언론 생태계에도 좋은 일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단어 하나, 문구 하나가, 기자들이 공익보다는 자기네 언론사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언론사들의 단독 경쟁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는 이미 독자들도 다 안다.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진짜 독보적 기사로 다른 언론사들과 독자들에게 추앙을 받든지, 아니면 최소한 상도는 지키든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