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요즘 종교인 중 가장 핫(?)한 인물은 단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다. 종교와 정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는 일반 언론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과거 그가 했던 '빤스', '생명책' 발언 등이 언론을 통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올해 초 한기총 대표회장에 취임한 전광훈 목사가 1순위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 기독자유당(고영일 대표)의 국회 진입이다. 전 목사는 17대 총선부터 '기독 정당'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매번 수포로 돌아갔다. 그나마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2.63% 지지율로,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만일 또 다른 기독교 정당 기독당(0.54%)과 합쳤다면, 총 3%가 넘어 원내 진입이 이뤄졌을지도 모른다.

21대 총선 1년을 앞두고 전광훈 목사는 단단히 각오한 모습이다. 올해 3월 한기총은 기독자유당과 MOU를 맺고 기독자유당 지지를 공식화했다. 전국에 '253개 선거구 지역 연합'도 조직했다. 253개 지역은 현행 국회의원 지역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각 지역구에 한기총 관계자를 세워 두고 '애국 기도회'를 하면서 기독자유당을 홍보할 예정이다.

지역 연합 대표는 전 목사와 절친한 장경동 목사(대전 중문교회)가 임명됐다. 장 목사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교회에서 '기호 5번 기독자유당' 홍보 영상을 틀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을 물기도 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쳐들어오면 북한 주민 2000만 명을 다 죽이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기독자유당은 일찌감치 비례대표 후보도 정했다. 전광훈 목사는 5월 14일 청교도영성훈련원 설교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승규 변호사, 이춘근 교수(이화여대 겸임), 송영선 전 의원, 고영일 변호사를 기독자유당 비례대표 1~5번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최고의 라인업"이라며 21대 총선 승리를 확신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전광훈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으로 등록했다. 전 목사가 개최하는 각종 극우 집회에 참석해 도 넘는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 얼마전 한기총 주최 '기독교 지도자' 포럼에서, 김 전 지사는 "김일성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이 청와대를 다 점령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장관·국정원장 출신 김승규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전광훈 목사와 아주 가까운 사이로, 국가 고위직을 역임한 영향력을 가지고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전 목사의 지지로 기독자유당 대표가 된 고영일 변호사 역시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다.

국제정치학자 이춘근 교수는 전광훈 목사가 최근 들어 가장 밀어 주는 인사다. 그는 '기독교 지도자' 포럼에서 한미 동맹과 이승만 대통령의 우수성을 강변했다. 사랑제일교회에 출석하는 송영선 전 국회의원은 현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를 무너뜨려 한다며 기독교인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기총과 기독자유당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가 결탁한 최악의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이사장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는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해 "오로지 이 땅에 참된 정의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정당을 격려하고 감시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며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인권이 신장되며, 정의가 바탕이 된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달려"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 같은 가치는 내팽개치고, 아직도 빨갱이 타령이나 하면서 북한 주민 2000만 명을 다 죽이자는 자를 지역 연합 대표로 내세우는 정당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반공과 반동성애로 머릿속이 꽉 찬 이들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것은 기독교의 불행을 넘어 대한민국의 불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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