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총장이 반대파 교수들 뒷조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학생 사찰 지시 의혹을 받는 한신대학교 연규홍 총장이 자신과 대립 관계에 있는 교수들도 뒷조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 총장에게서 사찰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 비서실장 A 목사는, 학내 교수들 약점을 잡기 위해 연구 실적과 동태 등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A 목사는 5월 27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연 총장이 신학과 교수들 논문 조사를 지시했다고 했다. 그는 "연 총장이 취임 직후 논문 표절 의혹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교수들 논문 표절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실제 취임 직후인 2017년 9월경 연 총장의 석사 학위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학내 구성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는 A 목사가 연 총장 지시로 만든 문서 2개를 확인했다. 한 문서에는 신학과 교수 18명의 논문 제목과 관련 학회지 목록이 기재돼 있었다. 다른 문서에는 연 총장과 대립 관계에 있는 특정 교수들 연구 실적이 담겨 있었다.

그는 "교수 인사 카드에는 일부 논문만 기재되어 있다. 그래서 교수들의 학부 시절부터 최근 연구물을 모두 볼 수 있는 별도 목록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연 총장이 표절 검사 전문 사이트 '카피킬러'에 돌려 보라고 지시했지만, 내용이 너무 많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했다.

A 목사는 표절 검토뿐 아니라 교수들 동태도 조사했다고 했다. 그는 "연 총장이 대립 관계에 있는 교수들을 어떻게든 잡으려 했다. 이들이 세미나에서 학생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제반 행정 업무에는 문제점이 없는지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규홍 총장의 학내 사찰 의혹이 학내 분규로 번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연 총장 측, 학생·교수 사찰 지시 의혹 부인
A 목사, 6월 5일 한신대서 추가 폭로 기자회견

<뉴스앤조이>는 학생 사찰 및 교수 뒷조사 의혹과 관련해 연규홍 총장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연 총장은 인터뷰를 허락하고, 장소와 시간을 자신이 직접 정해 기자에게 알려 줬다. 그러나 연 총장은 인터뷰 당일인 6월 4일 오전 인터뷰를 취소했다. 학교 업무가 많아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알려 왔다.

<뉴스앤조이>는 연 총장 최측근 B 목사에게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B 목사는 6월 3일 저녁 연규홍 총장을 직접 만나 관련 사안을 의논하고, 연 총장 입장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B 목사는 학내 사찰 의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전 비서실장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와서 교수들 논문 봐서 뭐할 것인가. 전 비서실장 주장은 거짓이다. 중요한 건 사찰이다. 만약 총장이 사찰을 지시했다면 정확한 목표나 계획이 있어야 한다. 관련 보고서와 유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A 목사에게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 실명을 거론하며 파악·관리하라는 내용의 녹취와 관련해 B 목사는 "연 총장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차원에서 살펴보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녹취 파일은 편집된 것이다. 연 총장이 한 마디 할 때 전 비서실장은 세 마디씩 했다. 자신이 한 발언은 모두 편집해 공개한 것이다. 연 총장은 결코 사찰을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연규홍 총장은 아무 잘못이 없고, 전 비서실장이 음해하고 있다고 했다. B 목사는 "(연 총장이) 제자라서 데리고 있었는데, 이것저것 (학교 일에) 손을 대고 총장 이상으로 일해서 말썽이 많았다. 부서를 바꿔 주려고 했는데, OOO가 싫다며 제 발로 나갔다"고 했다.

연규홍 총장의 사찰 의혹은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전 비서실장 A 목사는 6월 5일 한신대에서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는 "사찰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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