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한신대학교(연규홍 총장) 법인이사회 일부 이사 자녀들이 학교에 특혜를 받아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채용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공식 해명했지만, 학생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총장 및 관련 이사들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다.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은 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A 초빙교수와 신학대학원 직원 B 씨다.

A 교수는 C 이사 딸로, 올해 3월 1일 교원에 임용됐다. 학교는 교원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임용하는 비공개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B 씨는 D 이사 아들로, A 교수와 같은 날 한신대 신학대학원 행정·시설 관리 직원으로 채용됐다. 한신대학교는 2월 6일 4개 직군에서 계약직을 모집하는 공고문을 학교 게시판에 올렸다. B 씨는 행정·시설 관리 분야에 단독으로 지원해 경쟁 없이 채용됐다.

한신대학교 일부 이사 자녀들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 사실은 지난 3월 <경인일보> 보도로 드러났다. 3개월 전 제기된 의혹이 최근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건, 교육부가 5월 말 연규홍 총장의 비리 의혹을 접수하고 감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교육부 반부패청렴담당관실은 5월 23일부터 2박 3일간 연 총장의 대가성 금품 수수 의혹과 함께 이사 자녀 특혜 채용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감사 소식에,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는 5월 30일 성명을 발표했다. 조사받은 내용을 연규홍 총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규홍 총장은 6월 1일,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연 총장이 총학생회에 전달한 문건에는 "교육부 조사를 통해 채용 절차 및 공정성의 하자가 없음을 증빙했다. 이사의 자녀이기에 공개경쟁 채용에서 탈락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나, 윤리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사회에서 이해상충위원회를 구성해 이사의 책무 및 규범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총학생회는 6월 3일, 연 총장의 답변에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6월 1일 면담이 "연규홍 총장의 '혐의 없음'을 입증하는 자리가 아닌, 총학생회를 '기만'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연 총장과 그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1월 28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록에서 특혜 채용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녹취를 들어 보면,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 아무개 목사가 연 총장과 주변 인물들에게, 연 총장이 C 이사 딸을 교수로 임용하는 것을 거절해 C 이사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한다. 이 목사는 "C 이사에게 내가 그랬다. '당신 딸 이력서를 가지고 내게 보내 봐라. (중략) 현재 음악 교수 뽑는데, 곧 공고가 난다. 당신 딸 지원해 보라'고 했다"고 말한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연규홍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고 △비리에 연루된 이사들도 모두 사퇴하며 △학교가 학생들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는 연 총장 및 특혜 채용 의혹과 연관된 이사들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한편, B 씨 부친 D 이사는 6월 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자녀 채용에 특혜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채용을 진행했다. 행정·시설 관리는 1년짜리 계약직이다. 특혜라고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 A 교수 역시 인사위원회 면접을 거쳐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이사들은 그가 교수로 임용된 후 C 이사 딸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부모가 법인 이사로 재직 중인 학교에 자녀가 채용되는 일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D 이사는 "부모가 이사로 있는 기관에는 자녀들이 입사 지원도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라며 "윤리적으로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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