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뉴스앤조이 유영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이 5월 4일부터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선사 폴라리스쉬핑이 5월 3일 '유족보상'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가족 상황실을 폐쇄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보상 이야기보다 실종자들이 타고 있을 구명벌 수색에 더 힘써야 한다. 구명벌이 스텔라데이지호에 걸려 펼쳐지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도 심해 수색 장비로 확인하라"고 했다.

선사는 가족 상황실을 5월 5일 폐쇄하겠다고 알려 왔다. 4일 수색 상황 브리핑도 서면으로만 진행한다고 통보했다. 수색이 종료된 상황에서 상황실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사와 상황실 이전 이야기만 나누었던 가족들은 "선사가 다시 거짓말로 실종자 가족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현재 가족 상황실은 폴라리스쉬핑 본사가 있는 건물 10층에 있다. 선사가 건물주에게 양해를 구해, 비어 있는 공간을 빌려서 제공했다. 이 공간이 임대되면서 가족 상황실 이전 이야기가 나왔다. 4월 23일 <뉴스앤조이>와 통화한 선사 한 임원은 "상황실을 이전할 계획으로 다른 건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는 가족들에게 상황실 사용 기간을 연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선사 관계자는 가족들에게 "새로운 임차인에게 양해를 구해 15일까지 사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사는 갑자기 상황실 폐쇄를 알리면서 "궁금한 사안은 부산 상황실로 연락하라"고 통보했다. 서울 본사에서 실종자 관련 업무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날 선사가 가족에게 전달한 내용은 2일 모든 실종자 가족에게 내용증명으로 전달됐다.

실종자 가족은 선사에 진정성 있게 수색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영

가족들은 제대로 수색할 의지가 선사에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선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가족과 유족보상을 협의하겠다며 관련 서류를 4월 마지막 주에 전달했다. 가족들은 선사의 태도에 망연자실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선원법에 유족보상은 실종 1달 이후 논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1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족'으로 여기며 보상 이야기를 꺼냈다. 수색 역량을 다 사용하지 않은 상황이고, 구명벌도 찾지 못했다. 더 수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앞으로 선사 건물 앞에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선사가 일방적으로 수색 중단 관련 약속을 깼고, 상황실에서 쫓겨나는 상황이다. 우리는 실종된 가족을 찾는 날까지 선사 앞에 상황실을 차리고 시위를 이어 갈 예정이다. 가족들은 김완중 회장이 나와 사과하고, 실종자 수색을 이어 가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수색 상황은 난항
선사 "국내 선박 사고도
1달 이상 수색 안 해" 

실종자 수색은 아무런 진전이 없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지역 기상 악화로 현재 선사 화물선 세 척과 수색선 한 척이 모두 안전 지역으로 피항했다. 다시 수색을 시작해도 어려움이 크다. 강한 바람를 비롯한 기상 문제로 바다 상황이 바뀌어 수색 지역을 처음부터 다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사는 이번 기상 악화로 피항한 화물선 3척 중 2척을 수색에서 제외한다. 거기에 1달 정도 수색에 참여한 상하이샐비지 수색선 데조우호도 수색에서 빠진다. 이후 새로운 수색선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5월 9일 이후에나 도착한다. 최근 계약이 이뤄진 다른 수색선도 5월 중순 투입될 예정이다. 기상이 좋아져도 어떻게 수색이 이뤄져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선사는 이러한 이유로 유족보상을 진행하려고 한다.

"현재 강한 저기압이 지나는 등 현지 기상 악화로 향후 수색 구역 설정이 모호해졌다. 20일 이상 의미 있는 물체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선박 사고도 30일 이상 수색한 전례가 없다. 선사는 성의 있게 수색을 진행했으나 더는 수색에 추가로 자원을 투입하지 않겠다. 기상이 호전되면 현재 투입 중인 선박으로 수색을 재개하겠지만, 남대서양이 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조만간 현장에 배가 머물며 수색하던 체제는 통과하는 선박에 요청해 수색 체제로 가려고 한다."

가족들은 유족으로 대하려면 구명벌부터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구명벌을 계속 찾아야 한다. 실종자가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 구명벌이 펼쳐지지 않았다면 심해 수색 장비로 확인해야 한다. 실종자 가족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 허경주 공동대표. 뉴스앤조이 유영

※기사 보강(5월 13일 00시 현재)

폴라리스쉬핑은 상황실에서 가족들을 쫓아내지 않았다고 밝혀 왔다. 퇴거하라고 통지한 것은 맞지만, 가족들이 건물에 계속 머물도록 다시 결정해 알렸다고 했다. 선사 한 임원은 5월 12일 <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가족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서도 쫓겨났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선사는 상황실에서 가족들을 쫓아내지 않았다. 처음 공지에서는 5월 5일 선사가 있는 건물 10층에 있던 가족 상황실을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자체 논의한 끝에 16일까지 지낼 수 있어도 좋다고 가족들에게 5일 전달했다. 기상도 좋지 않고, 공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 어르신과 아이 건강을 위해 10층에서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가족들이 이 제안을 거절했다.

원래 선사 상황실은 부산 지사에 마련했다. 현재도 부산 상황실은 운영하고 있다. 가족들에게도 선사 수색 상황은 부산 상황실에 문의하라고 알렸다. 서울 본사가 마련한 상황실은 외교부가 브리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요청해서 설치했다. 외교부 브리핑이 끝난 상황이다. 그래서 서울 본사에 마련했던 상황실에서는 더는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다. 상황실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부산 상황실에 문의하면 수색 상황을 들을 수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5일 선사가 상황실을 폐쇄하며, 쫓아내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상황실을 폐쇄하던 날, 선사가 16일까지 장소만 사용해도 괜찮다고 이야기했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실종자 수색 관련 브리핑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 건물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허경주 공동대표는 "우리가 언론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 건물에 머물라고 말한 건 실종자 가족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방적으로 상황실 출입구에 짐 싸서 나가라고 통지까지 했는데, 쫓아낸 것이 아니라니 이해할 수 없다. 공기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11일 보낸 문자에서 처음 이야기했다. 장소를 개방해 두었으니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들어와 있으라고 했다. 가족들에게 장소 제공은 중요한 게 아니다. 실종자 수색을 지속하고 수색 상황을 가족들에게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수색 상황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실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수색 재개가 이뤄질 때까지 농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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