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은 진전이 없다. 보고되는 사안은 어느 배 것인지 모를 로프, 기름 덩어리 등 부유물 뿐이다. 실종자 가족이 애타게 기다리는 구명벌은 여전히 찾지 못한다. 기다리는 가족들은 여전히 눈물로 하루를 지낸다.

진전 없는 수색 상황만으로도 힘든 실종자 가족들이 구석으로 몰리고 있다. 선사 폴라리스쉬핑은 회사 경영을 이유로 수색에 참여한 배들을 연달아 빼겠다고 전했다. 상황실로 사용하는 장소는 임대 상황으로 비워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람을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지켜 줘야 할 상황인데, 참담하다"고 밝혔다.

수색선 3척 빠지고
1척 추가 투입
추가 구조선 1주일 후에나

4월 20일까지 수색에 참여한 선사 화물선은 스텔라토파즈호·스텔라리오호·솔라호프호·솔라프런티어호로, 모두 4척이었다. 이 중 3척이 24일까지 차례로 빠질 예정이다. 스텔라토파즈호는 21일 새벽 2시 화물 선적을 이유로 이미 수색에서 빠졌다. 가족에게 통보하고 6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시각에 조치한 것이다. 23일 새벽 4시에는 솔라호프호가 빠지고, 24일에는 스텔라리오호가 빠진다.

실종자 가족은 계속 배가 빠져나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선사가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수색 선박을 빼는 상황이 이어진다고 느껴 고통도 크다. 거기에 4월 22일 선사가 진행한 수색 구조 현황 보고 시간, 발전기 문제로 솔라호프호를 수색 종료시킨다는 말이 나왔다. 가족들은 크게 동요했다.

선사의 수색 상황 보고를 받는 실종자 가족들. 뉴스앤조이 유영

"솔라호프호 발전기는 인공지능이라도 탑재했나. 시기에 맞춰 고장이 났다고 하니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수색에 빠지겠다는 말이 나오고 나서 바로 발전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 의아하다. 선사는 솔라호프호 선장과 통화하도록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본선과 주고받은 상황 전문을 보여 달라. 가족이 선사 말을 그대로 믿지 못하는 이유, 잘 알지 않나."

물론 빠지는 배에 이어 투입될 배도 있다. 4월 23일 밤 11시 이후 스텔라매직호가 수색에 참여한다. 선사와 계약해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하는 수색선 페리도트호도 29일~30일 사이 수색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색에 참여하는 배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가족들은 우려한다. 수색선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기간도 길다.

수색선도 2대가 유지될지 알 수 없다. 상하이샐비지 구난선 더조우호도 수색에 얼마나 더 참여할지 모른다. 선사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에 더조우호가 수색에 빠지겠다는 의향을 밝혀 왔다. 수색에 빠지겠다는 상하이샐비지를 선사가 계속 수색에 동참해 달라고 설득하고 요청했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해 왔다. 수색선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상황에 실종자 가족의 불안감은 커져 간다.

"24일 스텔라리오호가 빠지면 수색에 참여하는 선박은 스텔라매직호와 솔라프런티어호 두 척과 더조우호가 전부다. 그나마도 언제까지 참여할지 모른다. 선사는 수색에 남을 화물선 2대가 언제까지 수색에 참여할 수 있는지 답해 주지 못한다고 했다.

거기에 더조우호는 대형 화물선이 아니니 식량과 연료 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구조선이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선사 설명처럼 더조우호까지 수색에 빠지면 30일 이후에는 몇 대가 남아 수색할지 모른다."

선사는 가족의 우려를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 임원은 2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가족들은 수색선이 한 대라도 더 있기 바라는 심정이니 회사가 통보했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상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선사 수색 선박이 빠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원 피로도가 크다. 스텔라토파즈호는 수색에 보름이나 참여했다. 계약 문제도 있다. 계약이 어긋나면 선박 금융 계약서부터 화주 화물 계약서까지 깨진다. 그럼 회사가 정말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오면 실종자 가족에게도 좋지 않다. 보상금 등에 문제가 생긴다.

배를 살 때는 선박 금융리스를 한다. 현재 소유주도 아직 금융회사다. 우리가 다 갚아야 우리에게 소유권이 넘어온다. 계약이 파기되면 금융 계약도 다 파기될 수 있다. 그럼 남은 금융을 한꺼번에 다 갚아야 한다. 그건 회사가 감당을 못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실종자 가족들은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 그렇지 않다. 회사에서도 실종자들은 가족이다. 우리도 최대한 빨리 투입하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가족 상황실 폐쇄 위기
외교부 정례 브리핑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가족들이 구석에 몰렸다고 느끼는 이유는 또 있다. 선사는 "상황실이 폐쇄될 상황"이라고 가족에게 알려 왔다. 현재 선사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건물 19층과 20층을 임대해 사용한다. 선사는 건물주에게 상황을 이야기해 같은 건물 10층을 임시로 가족 상황실로 내어 주었다.

그런데 상황실로 사용하는 10층을 한 보험회사가 임대하기로 했다. 6월에 들어오지만 내부 공사에 1달 정도 걸린다고 보아 건물주가 5월 초에 비워 달라고 요청했다. 선사 한 임원은 어떻게 대응해 갈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 본사. 뉴스앤조이 유영

"부산 지사에 가족 상황실을 마련했었다. 실종자 가족들이 외교부를 찾아가면서 선사가 있는 건물에 임시 상황실이 차려졌다. 외교부가 정부청사에 상황실을 마련하지 못하니, 선사에 상황실을 준비하라고 했다.

임시 상황실을 빼야 하는 상황에 회사도 다른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 1~2개월 단기 임대할 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 계속 알아보겠지만, 부산 지사에 마련했던 가족 상황실로 다시 내려가야 할지 모른다."

실종자 가족이 부산에 있다가 외교부를 찾아 서울에 온 이유는 수색 정보를 제대로 받아 보기 위해서였다. 정보를 자세히 알고 싶어 7일 외교부를 찾았고, 안총기 외교부 제2차관은 정례 브리핑을 매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부산으로 내려가야 한다면, 가족들은 어떻게 실종자 수색 정보에 접근해야 할지 불투명하다.

상황실 이전만 문제가 아니다. 외교부 차관이 약속한 정례 브리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주일간 오전에 진행했던 브리핑 일정이 17일부터 변경되거나 지켜지지 않았다. 외교부 담당자는 약속 시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기도 했고, 특이 사항이 있을 때만 수시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겠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답답한 마음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서실에 21일 도움을 요청했다. 심 의원은 18일 가족들과 만나 수색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의원실에서 외교부에 연락을 넣었지만, 아직도 정례 브리핑은 이뤄지지 않는다. 가족들은 "그저 답답하고 답답하다"고 현재 심정을 털어놓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쳐 가고 있다. 답답한 상황을 바꾸려면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낀 가족들은 현수막을 제작했다. 이 현수막은 19일 밤 서울역과 광화문, 선사 건물 인근 버스 정류장에 걸렸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선사 인근과 서울역에 걸어 둔 현수막이 사라졌다. 중구청에서는 이 현수막을 수거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CCTV 확인을 요청한 상황이다.

19일 저녁 실종자 가족이 걸어 둔 현수막(위)이 20일 오전 이후 사라졌다. 폴라리스쉬핑 본사 앞 버스 정류장. 뉴스앤조이 유영
서울역에 걸어 둔 현수막 상황. 가족이 확인한 19저녁(위)과 20일 오전 이후(아래). 뉴스앤조이 유영

※기사 보강(4월 23일 18시 현재)

수색에서 빠지기로 했던 스텔라리오호가 수색을 연장하기로 했다. 선사는 24일 오후 5시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실종자 가족 요청에 따라 26일까지 스텔라리오호 수색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색 연장 결정은 23일 저녁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화물 선적을 위해 13일 수색에서 빠졌던 솔라엠버호도 귀항하며, 며칠간 다시 실종자 수색에 참여한다. 스텔라리오호 수색 연장과 함께 가족들이 선사에 요구했던 사안이다. 솔라엠버호는 27일부터 5일 동안 수색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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