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29일 제일성도교회 황진수 원로목사는 사위 진웅희 목사 청빙을 접고, 새로운 담임목사를 물색하겠다고 교인들 앞에서 밝혔다. 같은 시기, 제일성도교회 내부에 황 목사의 부적절한 여성 관계에 대한 소문이 나돌았다. 당회 차원에서 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조사위원장을 맡은 강병찬 장로가 조사 보고서를 황 목사와 당회에 제출했다. 황 목사는 조사 결과가 날조된 것이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제일성도교회(황원갑 임시당회장)는 2011년 5월부터 시작해 2년이 넘도록 담임목사 청빙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애초 제일성도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는 황진수 원로목사의 사위 진웅희 목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세습에 제동이 걸렸다. 교회 안팎에서 강한 비난이 일었고, 진 목사가 제일성도교회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목사가 아니라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관련 기사 : 제일성도교회, 사위 세습 포기하나)

사위 세습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이번에는 황 목사의 성 추문 의혹이 불거졌다. 2012년 말 교인들 사이에 황 목사의 여성 편력 의혹이 급속도로 퍼지자, 당회 차원에서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조사위원장을 맡은 강병찬 장로는 조사 보고서를 황 목사와 당회원들에게 제출했다. 황 목사는 조사 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됐다며 강 장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황 목사와 강 장로가 진실 공방을 벌이는 사이, 황 목사의 내연녀라고 주장하는 여인이 등장했다.

▲ 2013년 5월 8일 황진수 목사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한 고소장. 황 목사는 고소장에서 강 장로가 세습에 불만을 품은 김 아무개 목사, 최 아무개 집사와 공모하여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기재한 내용은 고소인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 사실대로 작성하였다"고 적혀 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일부 교인들 성 추문 의혹 제기…황진수 목사, 고소로 맞대응

세습 문제로 한창 시끄럽던 2012년 10월, 황 목사는 은퇴를 앞두고 자신에 대한 성 추문 의혹이 교회에 떠돌자 당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사위원장으로 선임된 강병찬 장로는 마땅한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조사는 어렵다고 판단, 황 목사를 찾아가 상의했다. 황 목사는 의혹을 제기했던 교인들을 만나 보라고 지시했다. 강 장로는 황 목사가 지목한 교인들을 일일이 대면한 뒤 결과 보고서를 황 목사에게 제출했다.

결과 보고서에는 황 목사의 여성 편력에 관한 교인들의 진술이 소상히 적혀 있었다. 황 목사가 미국 LA에 내연녀를 두고 있다는 내용부터 강남 소재 룸살롱 출입 의혹, 교인들과의 불륜 및 성추행 의혹까지 한낱 소문으로 떠돌던 의혹들이 문서화됐다. 보고서에는 황 목사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던 교인들의 실명을 비롯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확인한 사항인지 명시돼 있었다.

▲ 강병찬 장로가 만든 조사 보고서. 보고서에는 황진수 목사의 △LA 현지 처 소문 △강남 룸살롱 출입 의혹 등이 실려 있다. 강병찬 장로는 황진수 목사가 지목한 최 아무개 집사, 김 아무개 목사 등의 진술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하지만 황 목사는 조사 결과가 날조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 목사는 자신의 결백함을 밝히기 위해 당회원들에게 보고서를 복사하여 나눠 주었다. 하지만 당회원들이 보고서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기도 전에 서둘러 보고서를 회수했다. 내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일부 당회원들이 강 장로에게 조사 내용 공개를 요청했고, 강 장로는 보고서를 당회원들에게 공개했다. 강 장로는 황 목사가 이를 빌미로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출교 과정에 대해 제일성도교회 장로들에 묻자, 이들은 오래전 일이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긴다며 얘기를 아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황 목사의 적극적인 해명 요청에 따라 조사가 이루어진 점 △사건 발생 무렵 제일성도교회 내부에 황 목사의 부적절한 여성 관계에 대한 소문이 있었던 사실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황 목사는 이에 불복하고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했다. 서울고등검찰청 역시 원심과 같은 이유로 항고 기각 처분을 내렸다. 강 장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담임목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2014년 2월 12일 제명·출교 처분을 받았다. 강 장로는 당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2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위 보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황진수 목사 내연녀 등장…"자신의 실수 인정하는 모습 원한다"

황 목사와 강 장로가 날 선 공방을 벌이던 와중에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아무개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제일성도교회 바로 세우기 카페를 통해 강 장로가 황 목사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 장로를 돕고 싶은 마음에 교인들 앞에 서게 됐고, 모든 사실을 강 장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대 후반이었던, 1987년부터 1992년까지 황 목사와 내연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음악 감상실에서 일할 때 황 목사를 처음 알게 됐고, 이후 내연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황 목사의 모친이 흑석동에 살 때 같이 기거한 적이 있고, 황 목사의 아내 역시 자신과 황 목사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인들이 집까지 찾아오는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자신이 떠나야 황 목사가 목회를 지속할 수 있고 스스로도 떳떳해질 수 있을 것 같아 황 목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원했던 김 씨는 황 목사와 몇 차례 통화를 하였다. 하지만 황 목사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황 목사는 김 씨에게 강 장로와 김 아무개 목사(제일성도교회 바로 세우기 카페 운영자)는 질이 좋지 않다며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했다. 2014년 3월에는 황 목사가 1000만 원가량을 네 차례로 나눠 자신의 지인 계좌로 입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 목사를 망신 주기 위해 교인들 앞에 나타난 게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건 황 목사가 자신의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고, 강 장로와 화해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황 목사와 당회 측은 성 추문 논란에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임시당회장 황원갑 목사는, 황진수 목사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며 혼외 자식이 있든 내연녀가 있든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황 목사와 관련된 추문은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탄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문 아무개 장로는 "나 역시 당회원지만 바로 세우기 카페를 보고 파악하는 정도다. 이미 황 목사와 강 장로 간에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교인들은 쉬쉬한다"고 전했다.

▲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은 △황 목사의 적극적인 해명 요청에 따라 조사가 이루어진 점 △작성한 문서 내용의 진위를 떠나, 당회의 의결에 따라 조사가 이루어진 점 △오로지 교회의 이익을 위하여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에게 조사 보고서를 공개한 점을 들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결하였다. 황 목사는 이에 불복하고 서울고등법원 형사부에 재정 신청을 청구했다. 재정 신청 역시 기각 처리됐고, 명예훼손 건은 일단락됐다. 이번에는 강병찬 장로가 황진수 목사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이번에는 변칙 세습?…당회 측, "뜬소문에 불과"

황 목사의 세습 철회 방침에도 불구하고, 2013년 임시당회장직을 수행했던 박희돈 목사는 서경노회(이경식 노회장)에 진웅희 목사의 강도사 고시 추천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서경노회 측은 처음 결정을 뒤엎고, 지난해 10월 정기회에서 서경노회 목사 명단에도 없는 진 목사의 강도사 고시 추천 청원을 가결했다. 진 목사는 2014년 6월에 치러진 강도사 고시 자격을 얻었지만, 비자 발급 등의 문제로 불참했다.

이를 놓고 일부 교인들은 변칙 세습을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이 아무개 장로는 임시로 허수아비 목사를 세워 둔 뒤 합동 측 목사 자격을 얻은 진 목사를 후임으로 세우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또 황 목사와 홍재철 목사(경서교회 원로목사)가 막역한 사이라며, 담임목사 청빙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9월 창립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총회)에 가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장총회는 홍재철 목사가 건립한 교단으로 목회자 정년이 없고, 목회 세습이 가능하다. (관련 기사 : 홍재철 목사 건립 교단에 600여 교회 가입)

청빙위원회 측은 뜬소문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진웅희 목사 청빙 건은 완전히 백지화됐고, 새로운 후임자 청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원갑 목사는 "진웅희 목사는 제일성도교회에 미련이 없다. 교세가 큰 우리 교단으로 옮기기 위해 강도사 고시에 지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목회하기 위해서는 교세가 약한 침례교보다는 합동 측이 유리하고, 진 목사 정도의 이력이면 제일성도교회 말고도 얼마든지 다른 대형 교회 담임목사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목사는 사위 진웅희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을 중단하겠다고 지난해 12월 29일 공동의회에서 밝혔다. 이후 새로운 청빙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반년이 넘도록 담임목사 청빙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제일성도교회 부목사 출신 박 아무개 목사, 배 아무개 목사 등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나이와 자질 문제로 줄줄이 낙마했다. 청빙위원회는 공개 채용을 통해 80명가량의 지원자를 받았고, 9월까지 1차 서류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성도교회 황진수 원로목사는 1970년에 제일성도교회를 개척해 40년간 담임목사직을 수행했다. 그는 △세계현지협력선교회 이사장 △21세기세계선교회 대표 △세계기독교부흥선교회 상임회장 △한미부흥사협의회 총재 △기독신보 논설위원 △한국성서신학교 이사 △서울시교회와경찰협의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 제일성도교회 당회는 강병찬 장로가 △공동의회 청빙 결의를 무시한 채 노회에 이의 신청한 점 △악의적인 문서를 만들어 황진수 목사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들어 강병찬 장로를 제명·출교 처리했다. 강 장로는 이에 불복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위 보존 가처분 신청을 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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