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성도교회(박희돈 임시당회장) 진웅희 설교목사가 교인들 앞에서 세습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소속 노회에 강도사 고시를 청원하기 전인 지난 9월 22일 3부 예배에서 진 목사는 자신이 담임목사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나는 하나님이 보내 주신 목사고, (교인들은) 하나님이 내게 맡긴 양 떼"라며, 제일성도교회 담임목사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제일성도교회 설교목사 진웅희 목사는 지난 9월 22일 예배 시간에 세습 강행 의지를 밝혔다. 소속 교단 목사가 아니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 "내가 자격이 없다면 예수도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제일성도교회 비대위는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다"라며 분노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안명환 총회장) 소속이 아닌 것을 근거로 진웅희 목사의 자격에 문제 제기를 해 온 반대 측을 향해서는 "예수도 랍비에게 추천서를 받지 않았다. 내가 자격이 없으면 예수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격과 권한은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이지 교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전 청빙 과정에 있었던 잡음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미국 목회 시절, 장인인 황진수 원로목사에게서 제일성도교회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거듭 사양했다고 고백했다. 여러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공정하게 대하겠다는 황 목사의 말에 마음의 문을 열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다른 목사들이 등록하지 않아 단독 후보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차례 강도사 고시 청원을 거절당했던 진웅희 목사는 이번 가을 노회에서는 서경노회(이종식 노회장)가 자신을 추천할 가능성이 95%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제일성도교회 담임목사가 될 것이라며, 청원 통과에 힘써 준 장로들에게 미리 감사 인사를 했다.

제일성도교회는 2011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진웅희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교회 안팎으로 '사위 세습'을 한다는 비난이 거셌고, 미국복음주의연합(ECA·Evangelical Christian Alliance)에서 받은 목사 안수가 제일성도교회가 속한 예장합동에서는 인정되는 않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예장합동 총회신학원 편목 과정을 하면서는 대리 출석 및 시험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진 목사는 해당 학기 학점이 'F'가 되는 징계를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 편목 과정을 마쳤다.

서경노회는 진 목사의 바람대로 10월 15일 수지 수정교회에서 열린 정기 노회에서 진 목사의 강도사 고시 추천 청원을 가결했다. 진 목사의 청원을 노회에 올린 박희돈 파송당회장은 노회의 청원 통과가 교회 세습과는 무관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세습 문제로 젊은 목사의 앞길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 진웅희 목사가 지난 9월 22일 예배 시간 설교하는 모습. 그는 이날 세습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일성도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진 목사의 발언에 대해 제일성도교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다"라며 분노했다. 비대위는 진 목사의 발언 이후 많은 교인이 실망하며 등을 돌리고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현재 교인들은 명예훼손·배임·횡령 등으로 서로를 고소·고발하고 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는 세습 의지를 밝힌 발언에 대해 "교단이 정한 최소한의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내부 자정 능력이 부재함을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논평했다. 또 세습 추진을 강행한다면 예장합동에 소속된 다른 교회들까지 사회적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즉각 중단을 요청했다.

비자 문제로 미국에 체류 중인 진웅희 목사는 12월에야 귀국할 예정이다. 황진수 원로목사는 세습을 강행하겠다는 진 목사의 발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전 청빙 과정에 대해 자신은 제일성도교회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 관여한 일이 없으며, 관여할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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