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5월 26일 경서교회에서 창립 준비 총회를 가졌다. 총회 측은 612명의 목회자가 교단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454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지난 4월 1일 <국민일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교단 창립 선언문' 광고를 내고, 자신과 함께할 목회자와 교회를 4월 말까지 모집했다. 목회자 정년이 없고, 목회자 납세와 WCC(세계교회협의회) 반대, 목회 세습 허용 등 주요 정강을 앞세웠다. (관련 기사 : 홍재철 목사, 목사 정년 없는 교단 만든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총회) 측은 5월 26일 열린 창립 준비 총회에서, 총 612명의 목회자가 교단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총회 측 한 관계자는 "612개 교회가 총회에 가입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4월 2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안명환 총회장)을 탈퇴한 경서교회도 총회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익 목사와 경서교회 장로들은, 1부 예배가 끝난 뒤 강단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창립 준비 총회는 홍재철 목사가 원로목사로 있는 경서교회(홍성익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준비 총회에 참석한 454명의 목회자는, 총회 창립준비위원장인 홍 목사를 임시회장으로 추대했다. 홍 목사는 "교단을 이끌 훌륭한 분들이 나오면 임시회장 자리를 내려놓고 적극 밀어 주겠다"고 말했다.

예배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홍재철 목사는 기도하는 중에 뜻있는 사람들과 교단을 창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십 년간 몸담았던 예장합동을 탈퇴했는데, 군소 교단에 가입하는 것보다 새 교단을 차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홍 목사는 새 교단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주로 "신선하고, 비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교계 화합을 추구해야 할 지도자가 새 교단을 만들어 분열을 일으킨다는 비판도 받았다고 했다. 그런 홍 목사는 "나를 죽이려는 안티 세력의 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후손들에게 백년대계의 총회를 물려줄 것이라고 말한 홍 목사는, 50년 후에는 대성황을 이뤄 국내 최대 교단이 될 줄 믿는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만신·엄신형·오관석·조경대·이승렬 목사 등 전·현직 한기총 임원이 대거 참석해 격려사와 축사를 전했다. 이만신 전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많이 침체하고 오염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참신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승렬 명예회장은 싸움할 수 있는 영적 장수가 필요한 때라면서 홍재철 목사가 모세와 같은 영적 장수가 돼, 한국교회에 신선한 영적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주문했다.

창립 준비 총회에 참석한 이들 대부분은 남성이었고, 50~60대가 많았다. 서울 강남에서 온 A 목사는 교단 콤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예장총회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기존 교단의 명성이 낮아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이 더러 있었다고 했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등 타 교단 가입은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새 교단(예장총회)의 정강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고 답했다. 원로목사의 권유로 가입한 교회도 있었다. 김포에서 왔다고 밝힌 B 목사는 건전한 교단을 물색하던 중 원로목사의 추천을 받아 예장총회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양양에서 온 C 목사는 대형 교단의 패권주의가 한국교회를 위기로 빠뜨리고 있다고 생각해 새 교단에 몸담게 됐다고 했다.

예장총회는 오는 9월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헌법을 비롯한 총회 규칙, 총회 임원회 구성, 노회 편성 등 주요 안건은 전형위원회에 맡겨 보고하도록 했다. 

▲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예장총회는 오는 9월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발을 알린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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