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기장 순번제 논쟁 속 투표 끝 11대 7로 송병구 목사 제쳐…실행위·총회 거쳐 최종 선출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종생 총무)가 차기 총무 후보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종화 총회장) 소속 박승렬 목사(한우리교회)가 선정됐다.
박 목사는 9월 26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정훈 총회장)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인선위원회 투표에서 전체 18표 중 11표를 얻어, 7표를 얻은 상대 후보 송병구 목사(색동교회)를 제쳤다.
교회협 인선위는 투표 결과에 따라 실행위원회에 박승렬 목사를 총무 후보로 추천하고, 10월 23일 실행위원회에 이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실행위원회에서도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11월 24일 교회협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총무를 선발한다.
교회협은 지난 몇 달간 차기 총무 후보를 놓고 회원 교단간 각축전을 벌여 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김정석 감독회장)가 총무 선거에 뛰어들면서 경선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교회협 안팎에서는 감리회의 참전이 관례와 연합 정신에 어긋난다며 몇 달간 논쟁을 치뤄 왔다. 기장은 기장 → 감리회 → 예장통합으로 이어지는 '순번제' 관례가 있다며, 예장통합 소속인 김종생 총무 임기 다음은 당연히 기장이 총무를 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리회는 '순번제'는 명문화된 규정이 아닐 뿐더러 관례도 아니었다면서 역대 총무 선거에서 각 교단이 낸 후보가 경선을 한 사례는 많았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교단 내부의 교회협 탈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에 감리회가 총무를 맡아야 에큐메니컬 운동 자체를 지킬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교단과 교단 사이의 갈등은 물론이고, 감리회 내부의 선·후배 활동가들의 갈등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송병구 목사는 26일 소견 발표에서 인선위원들에게 전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투표에 참여했던 감리회 에큐메니컬위원장 이광섭 목사는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목사는 9월 2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후보를 내면서 기장이나 다른 교단 사람들에게 충분히 우리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부분이 충분하지 못해 오늘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되짚었다.
그는 "교회협 총무가 교단별로 돌아가는 것은 상호 존중과 배려 차원에서 의미 있지만 현재 교회협이 처한 상황에서 지도력 선출에 새로운 변화가 모색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총무 선출 제도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총무 후보로 선출된 박승렬 목사는 9월 2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부족하지만 저를 지지해 주신 교단 지도자들에게 감사하다. 송병구 목사와 감리회 지도자들에게는 조심스럽지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떻게 서로 화합하며 함께 사회의 평화를 일구어 갈지 고민하겠다. 교회협이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 기관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