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ㄷ교회 조 목사와 아내 하 목사, 꿈 해석 핑계로 헌금 강요…재정 상황은 아무도 몰라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교인들을 가스라이팅해 결혼과 출산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금정구 ㄷ교회 조 아무개 목사 부부는, 과도한 헌금을 강요해 교인들을 생활고에 빠뜨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뉴스앤조이>가 만난 교인들은 수익이 발생하면 매번 십일조를 내야 했고 각종 모임과 행사에서 따로 회비를 냈으며, 심지어 대출을 받아 헌금한 교인도 있다고 증언했다.

ㄷ교회를 다니다 떠난 교인 10여 명은, 조 목사와 하 목사 부부가 설교와 모임에서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은 칭찬을, 적게 하는 사람은 비난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교인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조 목사) 본인에게 뭐라도 해 주면 굉장히 칭찬한다. 교회를 나오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헌금을 내면 모임마다 그 사람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다른 교인도 "하 목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헌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하면 사람 많은 곳에서 헐뜯고 비하했다"고 전했다.

교인들은 조 목사가 평소 예배와 모임에서 헌금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인들은 조 목사가 평소 예배와 모임에서 헌금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조 목사는 강단에서도 자주 헌금을 강조했다. 2023년 3월 5일 예배 시간에 그는 "월급이 오르고 돈을 많이 받는 게 그냥 기도만 해서 되는 게 아니고 결단하고 얼마나 잘 섬기느냐에 따라 달렸다. 하나님은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하셨지 않은가. 영적 은사를 받고 싶으면 기도를 많이 해야 하고 물질의 축복을 받고 싶으면 물질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특히 십일조를 철저히 강요했다. 월급과 수입뿐 아니라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집을 살 때도 십일조를 내라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교인 F는 "모은 돈과 아버지가 보태 주신 돈 2억 원으로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 목사가 이걸 알고 집 값의 십분의 일인 2000만 원을 요구했다. 그는 (십일조를 해야) 결혼한 뒤 건강한 아이가 생기고 가정에 평화가 임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십일조를 열심히 하는 교인들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교인이었던 G는 "목사 마음에 드는 기준은 십일조였다. 한 교인이 2000만 원 이상 십일조를 내자 강대상에서 자연스럽게 (칭찬을) 했다. 그러면서 '너희들도 보고 본받아라. 배워라'라고 말하며 반강제적으로 (헌금을 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십일조를 제대로 못 한 교인들은 비난의 대상이 됐다. G는 "자기가 요구했던 헌금을 내지 않으면 많은 사람 앞에서 '정말 못된 사람이다. 십일조도 안 하고 돈 욕심만 내는 사람이다'라고 소문을 냈다. 그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십일조도 모자라 '십이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교회를 떠난 J는 "이미 십일조를 착실하게 내는 교인들에게 십의 이조를 내면 하나님이 그 금액이 십일조가 되도록 해 주신다며 십이조를 요구했다. 혹여나 십일조를 하더라도 반올림해서 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했다.

교인들은 십일조와 취업이나 이직 시 월급 전부를 헌금해야 하는 '첫 예물'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교인들은 십일조와 취업이나 이직 시 월급 전부를 헌금해야 하는 '첫 예물'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십일조 외에도 헌금을 강요하는 수단으로는 '첫 예물'이 있었다. 목사 부부는 교인들이 취업하거나 이직하면 첫 월급 전액을 헌금하길 요구하며 이를 '첫 예물'이라고 지칭했다. 교회 카페 직원으로 일했던 H는 두 차례 이직을 하며 '첫 예물'을 이미 두 번이나 냈지만, 교회 카페 직원으로 취직하자 하 목사는 또다시 첫 예물을 요구했다.

문제는 그달에 아내도 새 직장에 취업했다는 점이다. 부부는 모두 첫 월급을 고스란히 헌금으로 내야 했다. 두 사람 다 직장이 생겼는데도 첫 달 통장에는 단 5만 원이 남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조 목사 가족이 출판한 책을 각각 2만 원씩 구입해야 했다. 취업 후 첫 달, 부부의 전 재산은 단 1만 원뿐이었다.

특히, 하 목사는 꿈과 환상을 해석하는 '예언의 은사'가 있다고 말하며 해석의 결론을 항상 '헌금'으로 몰아갔다. 꿈에 조 목사가 나오면 '목사에게 헌금해야 한다'는 뜻이었고, 돌이나 건물이 나오면 '건축 헌금을 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교인이었던 B는 "조 목사가 나오는 꿈을 꿨다고 이야기하니 하 목사가 '목사를 섬겨야 하는 꿈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수십만 원짜리 양복 상의를 사 드렸고 하 목사에게도 20만 원짜리 기능성 운동화를 사 줬다"고 말했다.

B의 어머니도 비슷한 해석을 들었다. 그는 "어머니가 하 목사에게 꿈 해석을 요청했더니 건축 헌금을 해야 하는 꿈이라고 말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조의금 1000만 원을 어머니가 헌금으로 냈다.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교인 G 또한 "색깔이 휘황찬란한 나비가 나오는 꿈을 꿔서 물어보니 물질적인 부분에 있어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않아 그렇다고 말했다"며 "항상 해결은 물질적인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10여 명의 교인들은 조 목사와 하 목사가 꿈 해석과 환상 해석으로 헌금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10여 명의 교인들은 조 목사와 하 목사가 꿈 해석과 환상 해석으로 헌금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환상 해석도 마찬가지였다. 조 목사는 사업을 시작한 교인의 트럭이 점점 커지는 환상을 봤다며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헌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G의 집에서 구역 예배를 한 뒤에는 기도하던 중 그의 집에 뱀이 우글거렸고 세 마리가 G를 공격하려 했다며 하나님께 더 희생하고 예물을 드려야 해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인들은 헌금뿐 아니라 목사 부부에게도 따로 봉투를 전달했다. 선교나 여행을 갈 땐 따로 여비를, 명절과 생일에는 선물과 용돈을 줬다. C는 "매년 두 목사 생일마다 교인들이 일렬로 서서 선물과 돈을 드렸다. 어린아이들도 하나씩 챙겨 갔다"고 말했다. H도 "생일 파티를 하고 가정별로 나름 준비를 해서 선물을 드린다. 그 자리에서 목사가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다'라고 말했다. 이후 우리 부부도 항상 10만 원을 준비해서 드렸다"고 했다.

헌금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교인들은 심지어 대출을 받아 헌금하기도 했다. C는 "기도 중 본 환상을 하 목사에게 이야기하니 당시 진행 중이던 헌금 프로젝트에 동참했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니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당일 저녁에 (헌금을) 들고 오라고 했다"며 "너무 사정이 어려워 200만 원을 겨우 대출받아 헌금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청년들에게 적금을 깨 헌금을 내게 했고, 집을 팔아 헌금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교인 I는 계속된 헌금 강요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교인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가진 게 없다고 하면 어떻게든 마련하라고 한다. (교인 중 일부는) 대출을 받아서도 줬다"면서 "지금 (ㄷ교회에) 남아 있는 사람 중 대출 안 받은 경우 거의 없다. 얼마 전 들은 얘기로는 간증문에 '하나님의 은혜로 이번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었다'고 감사 나눔을 했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조 목사가 세 자녀를 모두 유학 보내고, 교회에서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교인들은 조 목사가 세 자녀를 모두 유학 보내고, 교회에서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헌금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던 교인들과 달리 목사 가족은 넉넉한 삶을 살았다. 한 교인은 "조 목사 자녀 세 명은 모두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고, 손주 돌잔치를 하와이에서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실질적으로 모두 교인들 돈 아닌가. 그 사실을 알고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목사 부부는 교인들에게 막대한 헌금을 요구했지만, 목회비와 사례비는 얼마인지, 헌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등 재정 운용은 측근 외에 아무도 모르게 이뤄지고 있다. 교인들은 모든 헌금은 현찰로 받았고 회계 감사는 한 번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교인들은 연말에 한 장짜리 재정 보고를 받았고, 내용에는 사용한 총액만 있을 뿐 상세 내역은 없었다고 말했다. 재정 보고 자리에 참석했던 한 교인은, 조 목사가 1년간 돈을 얼마나 썼는지만 알려 주고 끝나 버렸다며 "질문 있는 사람은 손 들라고 한다. 그러면 조용하다. 어떻게 거기서 반박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 목사는 연간 억대 사례비를 받아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2016년~2017년 사이 월별 재정 보고서를 보면, ㄷ교회 한 달 수입은 평균 1억 1600만 원이었다. 어린아이를 포함한 교인 200명이 1인당 월 58만 원씩 헌금을 낸 셈이다. 조 목사는 사례비로 900만 원을 받았다. 또한 목회 활동비로 200~600만 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조 목사는 평소 수입의 95%를 헌금한다고 말해 왔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교인들에게 보여 준 적은 없다.

조 목사는 강제 추행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22일 징역 2년을 선고받는 등 장기간 복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ㄷ교회는 여전히 조 목사 부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 그의 아내 하 목사가 실질적인 후임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가 하 목사를 만나기 위해 부산 ㄷ교회를 찾았지만, 현 담임인 김 아무개 목사는 예배 공간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았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뉴스앤조이>가 하 목사를 만나기 위해 부산 ㄷ교회를 찾았지만, 현 담임인 김 아무개 목사는 예배 공간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았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뉴스앤조이>는 조 목사의 성추행 및 피해자 2차 가해, 결혼·출산 강요, 학원·선교원 등록 강요, 헌금 강요, 재정 전횡 의혹 등에 관해 묻기 위해 하 목사를 찾아갔으나, ㄷ교회 담임목사는 하 목사가 교회에 없다고 둘러댔다. <뉴스앤조이>는 하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질의 내용을 메시지로도 보냈으나, 읽기만 할 뿐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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