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 T. 자부르, <십자가의 눈으로 본 초승달>(THEWESTSEA)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2021년 대구 대현동에서 벌어진 이슬람 사원 건축 방해 사건은 사람들을 두 번 놀라게 했다. 하나는 우리 주변에 무슬림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들을 경계하는 시민들이 물리력 행사까지 나선 데 있다. 특정 종교를 향한 막연한 두려움이 집단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건이었다.
<십자가의 눈으로 본 초승달>을 쓴 나빌 T. 자부르 박사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이해와 포용의 시각으로 무슬림을 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젖어 있던 기독교와 서구 중심의 배타적인 시각을 걷어 내고, 하나님 관점에서 무슬림을 바라보고 공존해야 한다고 말이다.
나달 T. 자부르 박사는 시리아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란 아랍인이자, 4세대 기독교인이다. 그의 가족 신앙의 뿌리는 1세기 기독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부르 박사는 이슬람학 전문가로, 이집트에서 네비게이토 선교사로 15년간 지냈다. 미국·캐나다에 있는 여러 신학교에서 이슬람과 중동의 지정학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족쇄를 풀고 성장하다 Unshackled and Growing>, <울부짖는 화산: 이집트 이슬람 근본주의 The Rumbling Volcano: Islamic Fundamentalism in Egypt> 등을 썼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아흐맛이라는 인물과 대화를 나누며 무슬림의 세계관과 정서를 보여 준다. 아흐맛은 카이로에서 대학을 나와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에 온 유학생으로, 자부르 박사가 미국에서 만난 여러 무슬림 학생들을 반영해서 고안한 가상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소위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자신을 개종하지 못한 이유로 '메시지', '메신저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수신자인 무슬림'을 언급한다.
1부가 '메시지'를 다룬다면, 2부와 3부는 각각 '메신저'와 '수신자' 관한 내용을 담는다. 자부르 박사는 무슬림과 기독교가 오랜 기간 종교적 차이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역사적 맥락에서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고 설명한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서구에 퍼진 반이슬람 정서가 온건한 무슬림까지 극단주의자로 내몰고 있다면서, 무슬림을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관습과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신이 저를 개종시키려 할 때, 당신의 가치관과 정치적 견해도 함께 저에게 강요하고 싶어 한다고 느낍니다. 저처럼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무슬림은 당신의 전략을 '자유라는 미명 하에 영화를 통해 동성애와 부도덕, 나쁜 성관계를 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함으로써 우리 문화, 특히 우리 젊은이에게 침투해 파괴하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합니다. 우리는 세계화의 대가로 그러한 것들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치는 주로 명예, 충성, 용기, 공손, 정의에 대한 열정, 관대함, 환대 및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1부 '무슬림 이해하기 - 아흐맛과의 만남', 52쪽)
일부 무슬림은 그리스도를 믿은 후에 이슬람을 완전히 떠나 기독교로 개종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어떤 무슬림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관계의 연결고리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종교적 상황에 남아서 노력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복음을 전할 때 무슬림에게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해야 할 것이다. 무슬림 구도자들이 두 가지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쉽게 유도되거나 조종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더 나은 선택지를 가질 자격이 있다. (3부 '수신자인 무슬림 - 무슬림과 소통하기', 26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