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4대 종단이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4대 종단이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4대 종단이 연합 기도회를 열었다. 10월 29일 오후 1시 59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도회를 진행한 4대 종단은 희생자 159명을 추모하며 '고통과 참사 없는 세상', '안전한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이태원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기도회에는 유가족 100여 명을 포함해 수천 명이 참여했다.

시작 전부터 눈물을 흘리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각자 믿는 종교의 방식으로 기도회에 참여했다. 설교를 맡은 자캐오 신부(성공회 용산나눔의집·길찾는교회)는 "처음에는 내 일, 우리 가족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분의 위로와 응원, 연대 가운데 이태원 참사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삶과 일상이 산산조각 날 만큼 아픈 이태원 참사로 잃어버린 사람은 돌아올 수 없지만 또 다른 사람들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유족들의 사무치는 증언이 내 마음에도 새겨졌다"면서 다시는 이런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만 알면 된다는 이기적인 관점과 신앙이 아닌, 이웃과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확인되는 신앙을 강조한다. 사회적 참사와 아픔의 이유를 한 개인이 천국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묻지 않아야 한다. 많은 개신교회가 오늘을 종교개혁 기념 주일로 지켰다. 우리는 진정한 종교개혁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 500여 년 전에는 교회가 사회 권력 그 자체였기에, 교회 개혁은 사회 개혁이 될 수 있었다. 한국 사회의 개혁은 교회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땅의 교회와 사회를 개혁하는 데 함께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개혁이 될 수 있다. 이제 다른 존재의 얼굴에서, 소외되고 고립된 이웃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가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가족들과 연대해 온 자캐오 신부가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유가족들과 연대해 온 자캐오 신부가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기도 순서자로 나선 이한별 전도사(참행복한교회)는 "욕망에 사로잡혀 진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윤석열 정권과 돈에 부역하는 추잡한 위선자들을 하늘의 정의와 땅의 정의로 심판해 달라. 이곳에 남겨진 사랑하는 이들의 안녕과 평안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 달라"고 했다.

가톨릭·불교·원불교 기도자로 나선 이들은 각각 △유가족들의 고통과 호소가 헛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이태원특별법이 통과하게 해 달라 △이 땅에 세월호·이태원·오송 참사 같은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고 책임자가 책임질 수 있게 해 달라 △유가족은 지난 1년간 수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듣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함께하겠다고 했다. 

기도회는 각 종단 종교인들이 나와 짧게 예식을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원불교 종교인들. 뉴스앤조이 엄태빈 

기도회를 마친 후 이태원에서 출발한 종교인과 시민들은 "진상을 규명하라",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이태원특별법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용산 대통령 집무실인 삼각지역을 지나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이태원역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이태원역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이날 기도회에는 유가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이날 기도회에는 유가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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