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이경호(베드로) 의장주교가 1월 18일 녹사평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면담했다. 이 의장주교는 한국교회가 이 현장을 더 많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대한성공회 이경호(베드로) 의장주교가 1월 18일 녹사평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면담했다. 이 의장주교는 한국교회가 이 현장을 더 많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성공회 이경호(베드로) 의장주교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한국교회는 이 현장에 더 많이 와서 함께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주교는 1월 18일 서울 녹사평역 앞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만났다.

이 의장주교는 곧 설 명절을 앞두고 있다며 "명절이 되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은 마음이 아프고 무거울 텐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슬픔을 함께 보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자들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책임질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 명확하다. 진심 어린 사과도 해야 한다. 그 책임과 사과가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의 마음을 보듬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타 종교에 비해 이태원 참사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일부 유가족의 지적에 대해, 이 의장주교는 "특별히 오늘부터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이 시작되는데, 교리와 교파를 떠나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또 아파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이태원 현장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문 후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부대표(고 이주영 씨 아버지)와 이종관 씨(고 이민아 씨 아버지) 등 유가족들은 이경호 의장주교와 최준기(베드로) 교무원장, 민김종훈(자캐오) 신부와 잠시 면담했다. 

비공개로 진행한 면담에서 이 부대표는 "시민들의 위로가 없었다면 가족들은 무너졌을 것이다. 이렇게 많이 우리를 지원해 주실 줄 몰랐다. 시민들의 위로는 유가족들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종관 씨는 "우리 유가족들은 참사 전 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처사와, 참사 후 정부가 유가족에게 한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 지금도 2차 가해를 겪고 있고 진실 규명을 위한 유가족의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주교님께서 이런 사정을 파악해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 도와 달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작성해 이경호 의장주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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