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그날도 평소와 같았다. 아이들은 출근하겠다며 집을 나섰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들과 연락이 끊긴 지 벌써 1년 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 신도들이 코로나19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돼 전국이 들썩일 때도 김지영 씨(가명)는 자녀들 소식을 듣지 못했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코로나19 검사는 받았는지, 확진된 건 아닌지 알 길이 없다.

이미경 씨(가명) 역시 자녀를 못 본 지 한참 됐다. 집을 나간 뒤 간간이 소식을 전하던 아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가 집중포화를 당하자 부모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 씨가 수일 전 보낸 "그리움에 사무친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읽지 않은 것으로 표시돼 있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도, 자녀 소식을 알 길 없는 엄마의 속은 오늘도 타들어 간다.

박찬영·안숙자 씨(가명) 부부도 자녀들이 신천지 신도다. 아이들을 직접 본 지 2년이 넘었다. 가끔 보내는 메시지가 소통의 전부다. 코로나19가 신천지에서 터지고 난 이후 메시지를 여러 개 보냈지만 어쩌다 한 번 답만 보내올 뿐이다. 부부는 그나마 끈을 놓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연락을 두절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이들은 서진화 씨(가명)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 서 씨의 세 자녀는 모두 신천지에 빠졌다. 다행히 그중 두 명이 돌아왔다. 서 씨는 두 자녀를 보며 마지막으로 신천지에 남아 있는 막내까지 데리고 오기 위해 오늘도 길을 나선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현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신천지가 왜 반사회적 집단인지 몸소 증명하고 있다. 멀쩡히 살아 있는 자녀들과 연락이 두절된 채 오늘도 마음을 졸이는 부모들을 3월 25일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에서 만났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시위 2주째였던 이날, 부모들은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게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1인 시위를 하는지 별 관심 없이 살았다. 이날은 마침 오전 내내 여러 사회단체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여는 중이었다. 참석자들은 피켓을 든 부모들에게 다가와 "신천지 이름은 들어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이상한 집단인지 몰랐다"며 위로의 인사를 건넸다.

모든 일에 열심이었던 모범생
"아이가 이상해서, 부모가 잘못해서 아냐
'모략 전도' 작정하고 달려드는데
안 넘어가는 사람 얼마나 되겠나"

부모들은 신천지에 빠진 자녀들이 학창 시절부터 속 한번 썩인 적 없는 아이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춘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나갈 정도였고, 좋은 대학에 입학해 부모 기를 살려 준 아이들이었다. 부모 뜻을 거스른 적도 없고 순종적이었다.

"대학교 들어가서 동아리 활동 시작했다고 하더니 언제부턴가 연락이 잘 안 되더라고요. 새벽부터 나가서 밤늦게까지 계속한다길래 정말 바쁘게만 사는 줄 알았지. 나는 그렇게 못 하는데 아이는 새벽 기도도 나간다고 하고 평일에도 예배한다고 하니까, 공부도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는 줄만 알았죠. 정말 모범적인 아이였는데… 어떤 부모가 처음부터 '신천지인가' 의심하겠어요." (김지영 씨)

"한번은 애를 만났는데 운동화도 다 떨어지고 옷도 이상한 걸 입고 있는 거예요. 얼마나 바쁘길래 운동화 사 신을 시간도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고 말더라고요. 꿈을 위해 바쁘게 사는 줄만 알고 건강식품이며 옷이며 아예 사서 보내 주기도 했어요. 신천지에 빠졌을 줄은 상상도 못 했죠." (이미경 씨)

자녀가 신천지에 빠졌다고 하면, 열 명 중 서너 명은 "아이를 어떻게 키웠길래 신천지에 빠지게 뒀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박찬영 씨는 마음이 무너진다. 신천지의 실체를 모르고 쉽게 던지는 말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상해서, 부모가 잘못해서 신천지에 빠지는 게 아니에요. 신천지가 얼마나 교묘하게 작전을 짜서 사람을 유인하는지 잘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모략 전도' 하겠다고 작정하고 수십 명이 함께 계획을 세워서 미끼를 던지는데 안 걸릴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여기저기 낚싯대를 던지고 기다리는데 우리 아이들이 걸린 거예요." (박찬영 씨)

자녀 셋이 한꺼번에 신천지에 빠졌던 서진화 씨도 사람들이 신천지 실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이비 집단에 빠지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한번 걸려들면 자기들 쪽으로 끌어들일 때까지 놓지 않는 게 신천지에요. 주변에서 비상한 관심이 있지 않으면 처음부터 신천지임을 알아채기 쉽지 않죠.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에 신천지에 빠지는 게 아니라, 신천지가 사이비 집단이기 때문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서진화 씨)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억울함을 알리고 싶은 이들이 모인다. 세월호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안숙자 씨. 뉴스앤조이 이은혜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억울함을 알리고 싶은 이들이 모인다. 세월호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안숙자 씨. 뉴스앤조이 이은혜
내 자녀가 신천지라고?
탈퇴자 통해 알게 된 부모들
"지금도 언제부터 다녔는지 몰라"

자녀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부모가 먼저 알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부모들은 지금도 자녀들이 언제부터 신천지에 가담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추측만 할 뿐이다. 자녀가 직접 신천지라고 고백해 오는 일은 드물다. 자녀와 함께 지내던 신천지 신도가 탈퇴하면서 알려 주거나, 발각되거나, 그도 아니면 신천지임을 확신하면서도 서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경 씨는 어느 날 이단 상담소에서 전화를 받아, 자녀가 신천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에서 학교 잘 다니는 줄 알았던 아이가 신천지라니. 귀를 의심했다. 처음에는 당신 누군데 그런 소리를 함부로 하느냐고 화도 냈다. 전화를 끊고 있었던 일을 정리해 아이에게 문자로 남겼다. 아이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는 이단 상담소와 직접 통화해 봤어?" 아이의 첫 반응이었다.

김지영 씨도 이단 상담소를 통해 자녀가 신천지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에서 아이가 출석한다고 했던 교회 목사가 직접 연락해 왔다. "OO이가 신천지 신도라는데,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다. OO이와 함께 있었던 친구가 신천지를 탈퇴해 이단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중"이라는 말에 김 씨 역시 이미경 씨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렇게 착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내 아이가 신천지라니,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은 거죠. 저도 처음에 전화를 받고 상대방에게 막 화를 냈어요. 당신 어느 교회 목사냐, 이름이 뭐냐, 어떻게 알고 전화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알고 보니까 우리 아이랑 같이 생활하던 신천지 신도가 탈출하고 나서 나를 그렇게 찾았대요. 아이가 신천지인 걸 알려 줘야 한다고. 한참을 수소문해서 절 찾았더라고요." (김지영 씨)

박찬영·안숙자 부부도 다른 부모들처럼 자녀들이 언제부터 신천지에 빠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대학에 들어간 큰아이가 먼저 신천지에 빠졌고, 이어 동생을 데리고 갔다는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박 씨는 신천지에서 청년들을 데려다가 직분을 주면서 인정해 주고, 이를 통해 자존감을 극대화시킨다고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고 했던 내 잘못"이라고 박 씨는 말했다.

김지영 씨는 시위하다 말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녀들 사진을 보여 줬다. 만나지 못하는 아이들 얼굴만 매만졌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김지영 씨는 시위하다 말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녀들 사진을 보여 줬다. 만나지 못하는 아이들 얼굴만 매만졌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부모가 알면 경찰 신고하는 신천지,
"약 먹인다" 세뇌당해 부모 피하는 자녀들

신천지는 입교하는 이에게 '신변 보호 요청서'를 쓰게 한다.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져 불화가 발생할 경우, 또는 신도가 이단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중임을 알았을 경우, 신천지는 이 요청서를 근거로 경찰에 신고한다. 미리 받아 놓은 문서를 무기 삼아 이들을 다시 자신들 쪽으로 빼내는 것이다.

부모들 역시 신천지가 신고해서 찾아온 경찰과 한 번씩 맞닥뜨린 경험이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부모들은 모두 착잡해했다. 내 자녀가 나를 폭행·감금으로 신고할 줄 누가 알았을까. 신천지라는 사실이 드러난 후, 자녀들은 그동안 알고 지내던 내 자식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 부모 말은 듣지 않았고 신천지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부모를 고발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자녀들과 연락이 두절된 부모들은 신천지가 자녀들 행동을 조종한다고 했다. 서진화 씨는 돌아온 두 아이에게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서 씨의 아이들은 처음에 가출했다가 부모의 끈질긴 설득 끝에 2년 뒤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과정도 모두 신천지 본부 지시를 받은 것이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부모님께 연락 와도 받거나 읽지 않기', '싸움이 있더라도 맞서야 함' 등의 지시를 받았고, 이를 그대로 행했다.

김지영 씨 부부는 자녀들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서울로 올라왔다. 잠깐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였다.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어떻게든 마음을 돌리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부모가 알게 되면, 약물 투여, 감금, 구타 등을 통해 강제 개종을 시도한다고 세뇌된 아이들은 엄마가 무섭다며 방문을 잠그고 잤다.

이 과정에서 이단 상담소에 한 번 다녀오기는 했다. 신천지의 세뇌 교육은 성공적이었다. 아이들은 강하게 저항했다. 김지영 씨 부부는 자녀들을 자극했다가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선 멈췄다. 김지영 씨만 서울에 남아 아이들과 생활했다. 아이들도 신천지 활동을 최소화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렇게 수개월을 보냈다. 2018년 가을, 아이들은 평소처럼 출근한다며 집을 나섰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김 씨는 "그때까지 신천지와 거취를 놓고 이야기하다가 나가도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경 씨의 경우, 좀 더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자녀가 신천지 신도였다는 사실이 들통난 후,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아이는 자꾸 자리를 피했다. 자취하는 집으로 찾아가면 어떻게 알았는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씨는 나중에야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이 씨 가족은 함께 준비한 끝에 자녀를 데리고 겨우 이단 상담소로 갈 수 있었다.

이단 상담소에서 첫날 강의를 들은 딸은 샤워실에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늦었다. 딸은 3층 높이 빌딩에서 뛰어내렸고,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딸이 입원한 병원에 갔을 때 부모는 경찰과 마주했다. 딸은 부모를 가정 폭력으로 신고했고, 경찰은 둘을 분리했다.

"신천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해요.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정 폭력으로 신고했으니까 정부에서 병원비를 지원해 준다더라고요. 돈은 정부에서 내는데, 그걸 가지고 자기들이 병원비 다 냈다고 생색낼 게 뻔히 보여서 병원에 얘기했어요. 우리가 돈 다 낼 테니까 지원하지 말라고. 부모가 병원비를 내겠다는데도 안 된대요. 신천지는요, 한국 사회 통용되는 상식·윤리·도덕 모든 걸 다 깨는 집단이에요." (이미경 씨)

부모들은 피켓 시위를 시작하기 전 손을 맞잡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부모들은 피켓 시위를 시작하기 전 손을 맞잡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내 교인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신천지 폭발적 성장 이끌어,
교회들 함께 힘 모아 청년 되찾자"

아픔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한다고 했던가. 부모들은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모였다. 다니는 교회도, 사는 지역도 다 다르다. 안숙자 씨는 엄마들을 만나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안 씨는 "교회에 이야기한 적 있는데, 괜히 얘기했다 싶었어요. 생각 없이 하는 말들이 큰 상처가 되더라고요. 교회 문 앞에 붙어 있는 '신천지 OUT' 스티커는 왜 그렇게 보기 싫은지…"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미경 씨는 신천지가 이렇게까지 성장하게 된 데는 교회의 무관심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교회에만 신천지인이 없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었나요. 다른 영혼이 신천지에 빠지든 말든 내 교인만 안 빠져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목사님이 많잖아요. 그러니 지금 교회들 상황으로는 신천지 갔던 애가 돌아온다고 해도 품어 줄 수나 있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찬영 씨도 교회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그동안 99마리 양을 지키느라 신천지에 간 한 마리 양과 그 가족을 소홀히 대했다면, 이제는 그 한 마리 양을 되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신천지는 청년을 데려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가 중요하다면서 그들이 들인 노력의 반이라도 했는지 묻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반사회단체 신천지 해체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지속,
정부는 부모들 아픔 외면 말아 달라"

부모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약 없는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시위에 나서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부모가 시위에 나선 것을 알게 된 자녀들이 간신히 이어 오던 소통의 끈을 완전히 놓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럼에도 가만있을 수는 없었다. 코로나19로 한국 사회에서 신천지 행태를 모르는 이가 없게 됐는데, 정작 자녀들은 반응이 없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거짓을 깨닫고 돌아오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내부적으로 결속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 김지영 씨는 "연락이 더 오래 안 되기도 하고, 돌아오는 답이 대부분 비슷해졌어요. '우리는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하지 말아라'는 취지로 대답이 통일됐어요"라고 말했다.

피켓 시위를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지만, 부모들은 신천지의 해악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시위를 이어 가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피켓 시위를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지만, 부모들은 신천지의 해악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시위를 이어 가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신천지를 해체해 달라는 국민 청원은 144만여 명이 동의했다. 부모들은 정부가 이에 응답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통령 접견 △신천지 해체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1인 시위에 임하는 중이다.

이미경 씨는 자녀를 되찾기 위해 시위에 나섰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 아이가 또 다른 아이를 미혹해서 신천지로 끌어들이고, 내 아이 때문에 또 나와 같이 피눈물 흘리는 부모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런 일은 이제 없게 해야죠"라고 말했다.

신천지에 남은 막내를 돌아오게 하기 위해 시위에 나선 서진화 씨는 "장소만 교회가 아닐 뿐이지, 우리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위해요"라고 말했다. 그의 두 자녀는 신천지를 나와 평범한 일상을 회복했다. 서 씨는 이상한 아이들이 신천지에 빠지는 게 아니라, 신천지가 사람을 미혹하는 매우 위험한 집단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길을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두 아이는 지금도 '엄마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라고 얘기해요. 작정하고 세뇌하니까 무방비로 당하는 거예요. 저도, 기자님도 누구나 세뇌되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신천지예요. 그런데 거기 있는 수많은 젊은이가 다 이상한 애들이라고 매도하는 걸 들으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지금이라도 정부가 이 사회악 같은 존재를 해체하고, 젊은이들이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면 전부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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