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연금재단 총자산은 4911억 원에 이른다. 104회 총회에서는 연금재단이 부실 운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총회연금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목회자들 연금을 관리하는 총회연금재단(이남순 이사장) 이사회가 또 방만·부실 경영 의혹에 휩싸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104회 총회 둘째 날인 9월 24일 오전 회무 시간, 감사위원회는 연금재단이 여러 문제를 떠안고 했다며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

감사위에 따르면, 연금재단은 2014년 2월 한 건설사에 110억 원을 대출해 줬다. 그러나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이자를 포함해 143억 원을 결손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무리하게 기금을 운영해 온 사례도 있고, 전문가 검토를 받았다는 투자 건에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문서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금재단이 연금가입자회에 배포한 투자수익률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감사위는 연금재단에서 연평균 수익률이 9.09%이고, 타사 방식으로 계산하면 수익률이 16.82%나 된다고 홍보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위는 연금재단이 창출되지 않은 200억 원을 이익으로 잡아 계산했다며 매우 잘못됐다고 했다. 2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률은 최대 2.66~2.84%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진에게 과도한 경비가 지출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감사위는 이사 12명에게 연간 평균 1600만 원이 지급됐으며, 이사장은 연간 총 3900만 원 경비를 받았다고 했다. 회계이사는 이사장보다 더 많은 경비를 사용했다고 했다.

이남순 이사장은 절차에 따라 연금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연금재단은 이날 오후 회무 시간, 연금 운용·관리 실태 등을 보고했다. 현재 연금재단에는 목회자 1만 5148명이 가입해 있으며, 총자산은 4911억 원(2018년 기준)이라고 했다. 연금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2025년 7500억 원, 2031년 1조 원의 자산을 달성할 것을 예상한다고 했다. 오전 감사위가 한 보고는 사실과 다르며 문제가 되는 건 없다고 했다.

연금재단 이사회 보고를 들은 총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만기 목사(경기노회)는 "감사위의 감사가 부실했든지, 아니면 이사회가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든지 둘 중 하나 아니냐"고 따졌다. 정일세 목사(부산노회)는 "어떤 근거로 7500억 달성이 가능하다는 건가. 또 이사회가 사용한 판공비·회의비 등에 문제가 없는지 해명해 달라"고 했다. 김영호 목사(서울서북노회)는 "손실된 110억을 보전하기 위해 740억 원을 투자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총자산의 20%를 투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남순 이사장은 총대들 이야기에 수긍하면서도 불신·의심 반응에 아쉽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740억 투자 건은 진행 상황이다.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말하니까 자꾸 불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모든 회의록을 감사위에 전달했다면서 적극 협조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보충 설명을 전한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회의 모든 회의비와 교통비는 규정에 의해 지출됐다"고 했다. 감사위가 감사를 하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금재단 보고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총대들이 질문을 하면, 이사회가 적극 해명하는 방식이었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는 듯했다. 사회자 김태영 총회장은 "(103회기) 마지막 총회 임원회에서 연금재단을 특별 감사하기로 결의한 상황이다. 일단 연금재단 보고를 받자. 총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사들이 알아 달라"고 말했다.(계속)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