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한신대학교 노동조합이 학교에 공동 조사 기구를 설치해 연규홍 총장에게 제기된 학내 사찰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노동조합 한신대학교지부는 6월 25일 성명에서, 대학 본부를 포함한 교수·학생·노조가 참여하는 공동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학내 사찰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연규홍 총장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학생들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비서실장 김강호 목사는 6월 5일 한신대 장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 총장이 교수들 약점이나 학생들 동태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장공관 앞에서 농성하며 총장을 향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학내 사태와 대학의 위기는 전적으로 총장의 과오와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로 인해 겪는 구성원들의 고통과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연 총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한신대 법인이사회가 학내 사태 해결을 위해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 있게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학·교수·학생·노조 등 4자협의회에서 합의한 연 총장 신임 평가를 9월 말까지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총장의 학내 사태에 대한 직원 노동조합 입장

총장이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계속 증폭되고 있는 학내 사태와 대학의 위기는 전적으로 총장의 과오와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로 인해 겪는 구성원들의 고통과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직원들은 그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당한 인사 발령으로 몸과 마음이 상했으며,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병가를 내거나 병원 진료를 받고 있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강호 전 비서실장은 6월 5일 장공관 앞에서 총장이 학내 사찰을 지시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폭로된 학내 사찰과 증거자료들은 민주와 인권을 자랑해 오던 한신대학교의 가치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부당한 직원 인사의 이유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해서 경비실 인사를 단행했다는 폭로에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문제의 2018년 2월 14일(3월 1일 자) 발표된 직원 인사는 사전에 부서장과의 협의도 없었고, 경비실은 규정을 위반한 인사 내용이었기 때문에 기획처장과 학생처장은 직원들에게 고통이 가중되는 부당한 직원 인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즉 부당한 인사에 대한 심각성을 직원들만이 아니라 처장들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 성향을 파악하여 인사에 반영한 자료들도 확인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김강호 전 비서실장은 총장이 직접 해야만 하는 결재를 모두 자신이 결재했다고 한다. 총장이 "자신은 행정에 대해서 잘 모르니 김 실장이 다 알아서 결재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대학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총장이 결재 권한을 비서실장에게 임의로 넘긴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 행정 전문가인 우리는 총장의 무책임함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총장의 이러한 무책임은 직권남용과 업무 태만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노동조합은 총장의 과오와 실정, 무능함이 빚어낸 학내 사태와 대학의 위기 상황을 규탄한다. 우리는 최근 학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낸 교수들과 학생들의 입장에 상당 부분 동감하며, 총장과 대학 본부가 상실시킨 민주 한신의 가치를 다시 살리고 대학의 기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학생, 직원, 교수 세 주체가 한 마음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기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대학본부는 학내 사태와 관련한 4주체 공동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즉시 진상 규명을 실시하라!
이사회는 학내 사태 해결을 위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
총장은 구성원에게 약속하고 4자협의회에서 합의한 신임 평가를 2019년 9월 말까지 반드시 실시하라!

2019. 06. 25.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신대학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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