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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진실'한 개신교인들, 여성 혐오, 반동성애 운동, 극우 정치 앞장서
'가짜 뉴스'로 약자 향한 혐오 담론 생산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5.27 19:58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각종 혐오와 무관하지 않다. 여성에 대해서는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혐오를 정당화하고, 동성애·이슬람과 관련해서는 '가짜 뉴스'를 동원해서라도 막으려 하는 이미지다.

개신교는 어떤 식으로 혐오를 만들어 왔을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양권석 이사장)와 한국민중신학회(최형묵 회장)는 5월 25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탈진실 시대, 개신교는 어떻게 혐오를 생산하는가'에서, 일부 극우 정치화한 한국 개신교의 현실을 조명했다.

이번 포럼은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진보 학술 문화 행사 제9회 맑스코뮤날레의 종교 세션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정용택 연구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은 왜곡된 성 인식 담론,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 정치 이데올로기를 분석하기 위해 △여성 혐오 △동성애 △극우화를 주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와 한국민중신학회는 5월 25일 '탈진실 시대, 개신교는 어떻게 혐오를 생산하는가'라는 포럼을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국민중신학회 총무 최순양 교수(협성대 초빙)는 제도화한 기성 교회가 성차별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목회자는 물론 여성 구성원들도 제도·문화적으로 만연해 있는 성차별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차별은 혐오로 이어지고, 혐오는 폭력을 낳는다. 최순양 교수는 여성 혐오가 교회 성폭력을 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최순양 교수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성서 속 여성을 부정적으로 해석해 온 것도, 교회의 여성 혐오를 강화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목회자·교회·교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스스로 바뀌는 게 중요하다. 더디더라도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고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대책위원회 같은 제도를 만들어야 현실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양 교수(협성대 초빙)는, 기성 교회에는 성차별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별로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반동성애 운동'은 여성 혐오와 결이 조금 다르다. 백조연 씨(중앙대 박사과정)는 한국교회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반동성애 전문가들 활동을 종합 분석한 내용으로 석사 학위논문을 썼다. 그는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다룰 때 신학 논쟁을 하지 않고, 약사·교수·의사·변호사 등 여러 분야 전문가 입을 빌려 '동성애 혐오' 논리를 발전시켜 온 것에 주목했다.

백조연 씨는 반동성애 전문가들도 '신학적 언어'로만 대중을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비기독교인까지 설득할 수 있는 과학, 법의 언어로 반동성애 운동을 정당화한다고 했다. 백 씨는 "단순히 성경이 동성애를 죄라고 했다는 낙인이 아닌, 학문적 담론을 통해 반동성애를 이해의 영역으로 전환하려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는 이들은 교회 안에서는 신앙인임을, 교회 밖 공적 자리에서는 시민임을 강조한다고 했다. 교인들 앞에서는 동성애가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막아야 하는 사명감을 강조하는 반면, 외부에서는 종교 언어 사용을 최소화하고 역차별받는 '다수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의 구현 측면을 부각한다고 했다.

백조연 씨는 최근 반동성애 진영이 자유한국당과 함께 각 지역 인권조례 제정을 막고, 국회에서 반동성애를 주제로 포럼을 여는 등 정치인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교회 반동성애 서사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 의해 발화하고 있는지 눈여겨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조연 씨는 교계 반동성애 운동가들이 과학과 법의 언어로 동성애 혐오를 부추겨 왔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포럼에서는 최근 몇 년간 서울대·고려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기독교적 가치 수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극우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트루스포럼'을 분석하는 시간도 있었다. 트루스포럼은 △건국과 산업화 가치 수호 △북한 주민 해방 △강력한 한미 동맹 △탄핵 절차의 부당성 등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왔다.

한국 정치사에서 내셔널리즘·포퓰리즘의 위치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김현준 씨(연세대 박사과정)는, 트루스포럼의 행보가 그동안 반지성주의가 동력으로 작용한 개신교 우익 운동 현상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루스포럼을 '우파 포퓰리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정치학적으로 포퓰리즘은 정치에서 배제된 자들이 진정한 인민임을 내세우면서, 부패한 엘리트에 대한 적대를 근거로 한다. 주로 좌파 정치에서 드러나는 현상으로, 한국에서는 경제성장보다 복지 정책을 우선하는 정치인들을 주로 '포퓰리스트'라고 부른다.

김현준 씨는 이 맥락에서, 박근혜 탄핵을 막지 못한 기존 보수 엘리트와 선을 긋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애국 시민이자 엘리트로 자신들을 정체화하는 트루스포럼 활동이 포퓰리즘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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