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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노회, 2차 가해 멈추고 박 교수 속히 치리하라"
기장 구성원들, 박 교수 성폭력 대책위 꾸리고 호소문 발표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5.02 10:29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제자 성폭행 의혹을 받는 한신대학교(연규홍 총장) 신학과 박 아무개 교수의 치리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성원 일부는 한신대박OO교수성폭력사건대책위원회(대책위)를 만들고 4월 30일 박 교수가 속한 전북노회와 한신대, 교단을 향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총회와 노회 차원에서 대응을 했지만 치리가 늦어지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치리가 늦어짐에 따라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 집단 따돌림, 화간 의심,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책위는 전북노회가 친분 관계를 통해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신대에도 그동안 약속한 것들을 성실히 이해하고, 피해자의 치유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대책위는 "피해자의 고통에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기도하며 행동해 달라"고 기장 구성원들에게 호소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전북노회 및 기장 교단 구성원들에게 호소합니다!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의 치유와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힘써 주십시오.

"고통을 당해 보지 않은 너희가 불행한 처지를 비웃고 있다(욥기 12:5)."

지난 1월 30일 한신대학교 박OO 교수가 자신의 집에서 제자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개인적인 범죄로 국한되지 않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단 전체를 충격에 빠뜨리는 사건이었습니다. 사건 발생 후 우리 교단의 여러 단위에서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치유는 물론이요,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힘쓰자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기장 총회에서는 지난 2월 18일에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고, 가해자가 소속된 전북노회는 3월 11일 재판국을 구성하여 이 사건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조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를 비롯한 기장 교단 역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충분한 대처 능력을 갖지 못한 현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3개월이 경과하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동안,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이 사건의 상처와 파괴는 도리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개인적인 회복 활동과 사법적인 대처를 동시에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2차 가해로 인한 추가적인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사건의 진상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과 악의적인 날조로 인해, 사법기관에서뿐만 아니라 교단과 학교에서 진행되는 대응 활동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낡은 통념과 편견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도리어 가해를 더하는 일에 가담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피해자의 보호와 치유를 위해서, 더 나아가 책임 있는 대처를 통한 공동체의 회복을 위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형태의 2차 가해를 막는 일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호소합니다. 아울러 의도적인 2차 가해(피해자에게 책임 씌우기, 피해자 신상 유포, 사건을 가십거리로 삼는 행위, 언어적인 폭력, 정신적인 협박이나 물리적 강압, 집단적인 따돌림, 괴롭힘, 사건과 관련 없는 피해자의 과거 경력이나 행동, 성격 등을 문제 삼는 행위, 피해자나 지지자, 조력자가 속한 공동체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 피해자의 지지자나 조력자를 음해하거나 공격하는 행위, 또한 가해자, 피해자와의 인간관계가 겹치는 경우 반복 진술, 화간 의심, 악의적 소문,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 화해를 종용하는 등)에 대해서는 도덕적·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발생해서는 안 될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이미 불행을 경험하고 있지만, 교단의 구성원들이 이 사건에 정의롭게 대처함으로써 피해자에게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공동체에 대한 서로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호소를 드립니다.

첫째, 이 사건에 대한 교단의 일차적인 대처는 전북노회원들의 지혜와 결단에 달려있습니다. 노회원들은 가해자와의 개인적인 친소 관계로 인해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제자를 성폭행한 목사를 노회원으로 둔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이 요청됩니다.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사회적 성정의 문화에 부응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재판국의 공정하고 신속한 진행을 통해, 본 사건의 가해자로 인해 발생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정의正義를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한신대학교는 지난 2월 13일에 총장 명의로 발표한 한신대학교 "'본교 박 모 신학과 교수 성폭력 의혹에 대한' 학교 입장문", 2월 14일 "'신학과 박 모 교수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한신학원 이사회 입장"문, 2월 22일 ""용서를 구하며 다짐합니다." 신학대학 교수 일동" 입장문, 2월 28일 ""박 모 교수 성폭력 의혹"에 관한 교무위원의 입장"문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피해자의 치유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실질적으로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동료 학생들의 회복을 위한 활동과 유사 사건의 예방을 위한 교육을 제도화하는 일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기장의 구성원들에게 호소합니다. 성폭력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사람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는 것으로서, 근절해야할 폭력이자 죄악입니다. 성폭력은 피해자는 물론이요 공동체 전체에도 큰 상흔을 남깁니다. 신뢰 관계가 파괴되고, 서로를 향한 비난과 불안이 가중되며, 가해자가 져야 할 책임을 피해자나 피해자와 함께 사건 해결을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전가하기도 합니다. 성폭력은 피해자가 잘못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 가해자의 침해에 의해 생기는 권력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기장의 현실을 목도합니다. 역사의 화살촉 역할을 자처했지만, 정작 우리 안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앞에서는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이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게 하고, 우리 안에 내면화되어 있는 그릇된 성문화에 대해서 회개할 수 있도록 인도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먼저,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가해자의 기준으로 사건을 봄으로써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는 2차 가해는 즉각 멈춰져야 합니다. 이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기장의 모든 구성원들이 피해자의 고통에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기도하며 행동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19년 4월 30일

한신대박OO교수성폭력사건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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