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민중신학회가 신학과 박 아무개 교수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성명을 2월 14일 발표했다. 

민중신학회는 <뉴스앤조이> 보도 후 피해자 색출에 나섰던 동역자들을 가리켜 "2차 가해자"라고 했다. 민중신학회는 "기사가 공개된 지 10분도 안 되어서 '네 이야기냐'고 묻는 전화가 신학대학원 내 김 씨 성 사람들의 핸드폰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는 피해자의 고통을 가십거리로 여기는 것이고 피해자의 행동을 위축시킴으로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중신학회는 더 이상 신학대학원 내 성폭력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박 교수 교수직 사퇴 및 교단에서 면직·출교 △신학대학원 내 성정의 기구 설치 △교수·교직원·학생의 성정의 교육 필수 이수 △재발 방지책 마련 △피해자와 연대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우리의 교수였지만 지금은 강간범인 박 교수와 우리의 동역자들에게

우리는 생각한다.
박 교수 집에 찾아갔던 다섯 명의 일행 중 여성은 혼자였지만, 기꺼이 집까지 찾아갔다는 것은 그만큼 박 교수를 신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우리는 생각한다.
그 신뢰를 깨 버리고 베개를 가져다줄 때,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집이었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청하지 못했을 절망감을.

우리는 생각한다.
아직 다 못 끝냈으니 나중에 오산에서 만나자고 말하는 괴물의 얼굴을.

우리는 생각한다.
문을 걸어 잠그고 혹시나 문이 벌컥 열릴까 봐 눈 감을 수 없었을 그 새벽의 공포감을.

우리는 생각한다.
괴물의 얼굴을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문자와 전화를 걸었을 때의 두려움을.

우리는 생각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사람들에게 밝혀졌을 때, '교회는 어쩌나, 목사를 할 수 있을까' 등의 다가올 미래를 걱정했던 참담함을.

우리는 생각한다.
그 모든 것을 이겨 내고자 성폭력을 폭로한 상상할 수 없는 용기를.

생각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의 몇몇 동역자들은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음에도 기사가 공개된 지 10분도 안되어서 "너 이야기야?"라고 묻는 전화들이 신학대학원 내 김 씨 성 사람들의 핸드폰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고통을 가십거리로 여기는 것이고, 피해자의 활동을 위축시킴으로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 주는 행위이다. 그렇게 우리의 동역자들은 피해자 색출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2차 가해자가 되었다.

우리는 그래서 또 생각한다.
우리의 동역자들 중에 괴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우리는 그래서 또 생각한다.
작년 성평등위원회 설치 건 학생 투표 결과가 무려 부결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래서 또 생각한다.
어디까지 되돌아보아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을지를.

우리는 이제 생각을 멈춘다.
아무리 거슬러 올라가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자 한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하나. 박 교수를 교수직에서 사퇴시키고, 교단에서 면직 및 출교시켜야 하는 일이다!
하나. 신학대학원 내에 성정의 기구를 설치하는 일이다!
하나. 교수·교직원·학생 모두 필수로 성정의 교육을 받고, 정직한 평가를 받게 하는 일이다!
하나.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하나.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는 일이다!

2019년 2월 14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민/중/신/학/회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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