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신대학교(연규홍 총장) 신학과 박 아무개 교수 성폭력 의혹 건과 관련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 구성원들이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회, 여학생회, 민중신학회,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에 이어 기장 내 여성 단체 연합인 여성연대와 청년 단체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전국연합회(기청)이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 여성연대는 2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교단이 성폭력 목회자를 감싸고 공정하게 처벌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런 문화는 "가해자가 진정한 회개에 이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제2의 성폭력으로 이어지게 동조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성연대는 특별히 한신대 신학과 교수단이 자성하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했다.

기청은 2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청년의 힘으로 불공평한 성평등 문화를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기청은 청년은 여전히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교회도 학교도 그 어디서도 우리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깨닫고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기청은 한신대와 교단이 성폭력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우리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와 함께하겠습니다."

우리 기장 여성연대는 여자와 남자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존중받는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우리는 위력과 위계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 우리는 약자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교회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한신대 신학과 교수의 학생 성폭행 의혹"이라는 기가 막힌 소식을 들었다. 말문이 막히고 심장이 멎는 듯하였다. 피해자가가 받았을 충격과 절망, 불안, 분노와 고통에 전율하였다. 그 고통의 무게를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피해자는 고통의 시간을 견딘 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피해 사실을 말하고 진실을 밝혔다. 우리는 피해자의 용기를 지지하고, 피해자의 아픔에 동참하며 피해자와 함께할 것을 다짐한다.

박 교수의 성폭행 사건은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님을 일깨워 주고 있다. 또한, 학문과 인격을 배우면서 존경하고 아끼는 스승과 제자 사이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관계로 파탄시키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학문과 경건', '진리, 자유, 사랑'이라는 교육 이념을 전승한 한신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한신에서 학문한 우리 모두의 명예가 무참히 짓밟혔다. 이 참담함은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지금까지 교단 내 성폭력 사건이 있을 때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있었고,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와 동료 감싸기로 공정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것은 가해자가 진정한 회개에 이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제2의 성폭력으로 이어지게 동조하는 일이다. 우리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이번 성폭력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되어 피해자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게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우리의 교회와 학교, 사회에서 더 이상의 성폭력 사건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이사야 1:16)." 지금은 머리에 재를 쓰고 옷을 찢는 마음으로 우리 스스로 정결하게 해야 할 때이다. 통렬한 회개를 통해 부끄러움을 씻어 내자.

기장 여성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가해자는 참회하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잘못을 빌라.
2. 신학과 전체 교수단은 자성하며 책임을 통감하라.

3. 학교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를 2차, 3차 피해로부터 보호하라. 
4. 학교는 가해자인 박 교수를 처벌하고 해당 노회는 박교수를 면직하라.
5. 학교와 각 노회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
6. 교단은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

2019년 2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장여성연대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이미자 인금란/전국여교역자회 김성희 이혜진/전국여장로회 정옥진 이명순

#WITH_YOU
우리는 성폭력 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습니다. 2019년 2월 12일 자로 <뉴스앤조이>에서는 한신대 신학과 박 아무개 교수가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해야 하는 학교라는 울타리는 이제 안전하지 못하다는 불안과 함께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스승과 선생으로 학생들에게 본을 보여야 함에도 교수는 자신이 가진 권위와 힘으로 학생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단 내의 성폭력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제 다른 곳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서울동노회 박승렬 목사는 강간 미수 및 무고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노회 재판국은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습니다. 작년 9월 제주에서 있었던 기장 총회에서는 성폭력과 관련한 헌법 조항을 변경하자는 헌의안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기각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개탄스럽고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만 이것이 기장 교단의 현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현실은 청년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청년들은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편승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권력자들은 우리에게 많은 억압과 폭력을 가해 왔습니다. 청년들은 이제 어디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교회도 학교도, 그 어디서도 우리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깨닫고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더욱 더 안전한 기장 공동체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 누구도 권위와 권력을 앞세워 폭력을 일삼는 행위는 이제 근절되어야만 합니다. 이에 따라 기장 청년회 전국연합회는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박 아무개 교수는 피해자에게 진정을 담아 사과하고 처벌을 받으십시오.

하나. 한신대학교는 성평등·정의 실현을 바탕하여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회복에 앞서 일하십시오.
하나. 기장 총회는 교단 내의 성폭력 문제에 관해 조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십시오.

2019년 2월 14일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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