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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신학과 교수, 학생 성폭행 의혹
피해자, 문제 바로잡고자 '미투'…가해 교수 "경찰 조사받은 뒤 입장 발표"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2.12 17:51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신대학교(연규홍 총장) 신학과 교수가 학생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박 아무개 교수는 학과장과 학교 부설 신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피해자 김 아무개 씨는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신학연구소 조교를 지냈다.

사건은 1월 29일에서 30일로 넘어가는 밤에 발생했다. 신학연구소는 1년 두 차례 <신학연구> 학술지를 발간한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새 학술지를 발간한 뒤 박 교수 집에 모여 뒤풀이를 가졌다.

당시 박 교수 집을 방문한 일행 5명 중 여성은 김 씨뿐이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김 씨는 먼저 쉬겠다고 말한 뒤 배정받은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박 교수와 일행은 거실에 남아 술자리를 이어 갔다.

잠을 자던 김 씨는 인기척에 깼다. 박 교수가 베개를 주겠다며 접근해 온 것이다. 김 씨는 "돌변한 박 교수가 입을 맞추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의사를 묻거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을 저지른 박 교수는 방을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방으로 돌아온 박 교수는 2차 성폭행을 시도했다. 김 씨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각할 즈음 박 교수가 다시 들어왔다. 다시 (성폭행을) 시도하기에 손으로 막았다. 그러자 박 교수는 '끝까지 못했으니까 (학교가 있는) 오산에서 만나자'며 대답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한신대학교 신학과 박 아무개 교수는 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교수를 내보낸 뒤 방문을 잠근 김 씨는 새벽이 올 때까지 날을 샜다. 박 교수 집을 빠져나온 김 씨는 곧바로 해바라기센터로 가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검사를 받았다.

사건 직후 박 교수는 김 씨와 접촉하려고 시도했다. 박 교수는 여러 차례 김 씨에게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문자를 남겼다. 박 교수는 "그 어떤 상황이라고 해도 난 내 잘못을 분명 알고 있다. (중략) 당장 교수직을 벗을 진정한 용의가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2월 1일 남겼다.

김 씨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박 교수 아내까지 나섰다. 박 교수 아내는 2월 2일 김 씨에게 "상상도 못 했던 일을 이제 들었다. 사과라도 하려고 전화했다"는 문자를 남겼다.

'목사 못 하면 어쩌나' 걱정
교회 성폭력 둘러싼 학교·노회·총회
안일한 대응 보며 '미투' 결심
"사회가 요구하는 '피해자다움' 깨뜨릴 것"

김 씨는 박 교수의 성폭력을 고발하면 목회자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규모가 작은 교단 특성상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이고, '성폭력 피해자'인 자신을 청빙할 교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

김 씨는 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곱씹으며 생각을 고쳤다. 강간 미수, 무고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박승렬 목사에게 노회 재판국은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김 씨는 기장 여성연대에서 활동하면서 노회가 어떻게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히는지, 총회가 이런 문제를 얼마나 무력하고 느슨하게 대하는지 직접 목격했다.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한신대 안에서 교수 성폭력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학교는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만드는 데 소극적이었다.

김 씨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 박 교수의 성폭력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2월 11일 <뉴스앤조이>와 만나 "박 교수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목사 못 하면 어쩌나'였다. 이 일이 알려지면 가슴 아파할 사람들을 걱정하는 나를 보면서 사회가 만들어 낸 편견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다. 사회가 요구하는 '피해자다움'을 깨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에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월 8일 박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박 교수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교수직과 관련한 거취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다. 그보다 먼저 언론에 내 솔직한 심경을 이야기하는 게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성폭력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박 교수는 답변을 회피하고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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