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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때문에 존폐 기로에 섰던 초대교회
한국 찾아온 소수자들, 하나님이 주신 리트머스시험지
  • 이성영 (hgakor@hanmail.net)
  • 승인 2018.09.18 17:53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은 독실한 그리스도인이 유럽으로 성지순례하러 갈 때 반드시 거치는 코스 중 하나다.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초대교회 교인들은 지하 무덤에 숨어 살았다고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자동차나 목걸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 문양은 당시 박해를 피하고자 서로가 그리스도인임을 알아보기 위해 새긴 표식이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이 카타콤으로 숨고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암구호 같은 물고기 문양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가짜 뉴스가 불러온 핍박 때문이다. 로마제국 시민들은 그리스도인의 구별된 삶이 만들어 내는 낯섦이 불편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은 황제를 섬기는 국가 제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살인하지 말라는 예수의 명령을 지키기 위해 군대에도 가지 않았다. 제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는 이질적인 삶을 낯설고 불편하게 여긴 제국 시민들 사이에서 가짜 뉴스들이 돌기 시작했다.

네로 황제 시절, 그리스도인들은 로마 대화재의 주범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유대인들까지도 수도 로마에서 쫓겨났다. 사람이 사람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제국의 노예제도를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의미를 담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서로를 형제 자매라 부르는 그리스도인을 두고 근친상간을 하는 집단이라고 하는 가짜 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예수의 제자, 작은 예수로 살고자 하는 다짐을 담아 예수의 피와 살을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고 떡을 떼는 성찬을 두고, 초대교회가 사람의 피와 살을 먹는 식인종 집단이라고 하는 가짜 뉴스도 제국 전역에 떠돌았다.

살상을 하는 로마 군대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 황제를 섬기는 국가 제의에 참석하지 않는 초대교회 교인들은, 애국심도 없고 나라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가짜 뉴스 때문에 오해와 핍박을 받으며 지하 무덤에서 생활해야 했다. 온갖 음해와 가짜 뉴스 때문에 십자가에 달렸던 예수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짜 뉴스로 인한 고난은 필연일지 모른다.

가짜 뉴스로 희생당했던 예수의 제자라 자처하고 핍박받았던 초대교회의 후예라 하는 한국교회가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초대교회의 후예인가, 가짜 뉴스로 예수를 죽이고 믿음의 선진들을 핍박했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및 로마제국의 후예인가.

그리스도교는 낯선 소수 입장이 되어 기득권의 희생양, 제국의 희생양이 되었던 아픔이 있는 종교다. 한국교회가 핍박을 피해 한국 땅을 찾아온 소수자들, 한국 땅에서 소수자로 평생을 눌려살았던 이들의 아픔에 동병상련을 느끼며 두려움 없는 환대와 사랑을 실천하길 기원한다.

어쩌면 이 땅을 찾아온 낯선 소수, 아픔을 숨기며 살았던 낯선 소수는 근현대사 120여 년 만에 오는 민족사적 전환을 앞둔 한국 사회와 교회에 하나님께서 주신 리트머스시험지일지도 모른다.

이성영 / 희년함께 학술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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