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한겨레>가 9월 27일부터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이용희 대표)가 가짜 뉴스 공장이라는 사실을 시리즈로 보도하고 있다.

<한겨레>는 에스더가 가짜 뉴스를 직접 만들고 이를 유통할 '댓글 부대'를 양성해 왔다고 보도했다. 에스더 관계자를 인용하며, 에스더가 "인터넷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증거하는 통로가 되는 것"을 내세우고 '인터넷 사역자'와 '미디어 선교사'를 길러 냈다고 했다. 이용희 대표를 중심으로 한 기획실이 가짜 뉴스를 제작하면, 인터넷 사역자와 미디어 선교사는 가짜 뉴스를 전파하고 댓글을 다는 식이다.

에스더는 여론 조성을 전문으로 담당할 유관 기관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밝은인터넷세상만들기운동본부,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등이다. 이곳에서 '인터넷 전사'로 활동한 에스더 관계자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미디어 선교라는 명목으로 성소수자 혐오, 북한 관련 안보 위기 강조, 문재인·박원순 등 특정 정치인 관련 부정적 게시물을 인터넷에 게시했다. 가짜 뉴스는 이용희 대표가 원톱이 되어 글을 작성하면 톱 다운 방식으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퍼 날랐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시행한 연결망 분석에서도 가짜 뉴스 배후로 에스더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개신교발 가짜 뉴스 22개가 확산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가짜 뉴스를 가장 활발하게 유통하는 25명 중 21명이 에스더와 직간접으로 관련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대개 성소수자·난민 혐오와 관련한 내용이 이런 방식으로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 '스웨덴에서 발생한 성폭력의 92%가 이슬람 난민에 의한 것이고 피해자 절반이 아동이다', '아프간 이민자의 성범죄율이 내국인보다 79배가 높다' 등이다.

극우 개신교 단체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성소수자·난민 혐오에 이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가짜 뉴스를 제작·유통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극우 개신교 단체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성소수자·난민 혐오에 이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가짜 뉴스를 제작·유통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2012년 대선에도 개입
'인터넷 선교 기획안' 박근혜 캠프에 전달
박근혜 긍정 및 문재인 부정 여론 조성

에스더는 2012년 말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와 관련한 뉴스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용희 대표가 2012년 6월 작성한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을 입수한 <한겨레>는, 이 대표가 기획안에서 인터넷 전문 요원 300명을 양성해 대선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썼다고 밝혔다.

이용희 대표는 이 기획안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 캠프의 외곽 조직 미래와행복연대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론 조성에 필요한 경비로 5억 5000만 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에스더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당선을 위해 적극 활동했다. 박근혜 후보와 관련한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배포했다. <한겨레>는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카페 15곳과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에스더 관계자들이 관련 내용을 집중 살포했다고 보도했다.

대선 개입에 앞서 에스더가 2011년 2월 UTD(Until The Day)라는 비밀 모임을 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UTD는 북한 선교와 교회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여론 조성을 위해 활동했다. 모임에는 박근혜 대선 캠프 청년 본부장을 지낸 김상민 전 국회의원과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안희환 목사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스더 측에서는 자신들은 위 비밀 모임을 결성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전해 왔다. 

※ 기사 정정(2019년 2월 8일 오후 12시 현재)
기사 내용 중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시리아 난민이 동물원에서 조랑말을 강간했다'는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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