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워드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북오븐)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 / 피트 워드 지음 / 김승환 옮김 / 북오븐 펴냄 / 208쪽 / 1만 4,000원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 / 피트 워드 지음 / 김승환 옮김 / 북오븐 펴냄 / 208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어떤 모임에서 강사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받았다. "무엇이 교회인가요." 그동안 출석했던, 방문했던 교회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강사가 다음 질문을 던진다. "누가 교회인가요." 무엇(What)이 누구(Who)로 바뀌었을 뿐인데, 교회에 관한 개념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교회가 건물이나 제도에 그치지 않고, 사람 그 자체가 될 수 있구나 하면서. 피트 워드가 쓴 <리퀴드 처치 솔리드 처치>(북오븐)도 새로운 교회상을 제시하는 책이다. 고정된 형태에 갇힌 교회를 넘어 현대 사회에 복음을 전하기 위한 유연하고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피트 워드는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더럼대학교와 노르웨이신학대학 등에서 실천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5년 넘게 청소년 사역자로 활동하고, 캔터베리대주교의 청소년 사역 고문으로도 일했다. 현장 경험과 신학적 깊이를 바탕으로 현대 교회 모습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써 왔다.

저자는 오늘날 제도 교회를 '솔리드 처치'로, 관계 중심의 유연한 공동체를 '리퀴드 처치'로 구분한다. 그는 솔리드 처치가 전통과 형식을 지키는 데 집중한 나머지, 세상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복음의 역동성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한다. 반면 리퀴드 처치는 정해진 틀을 넘어선다. 문화, 미디어, 다양한 소모임 등 삶의 현장 곳곳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존재하고, 이것이 초대교회가 가졌던 모습과 가깝다고 말한다. 교회는 잘 갖춰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과 신자들이 삶 속에서 깊이 연결되고 서로 소통하는 생명력 있는 공동체임을 역설한다.

이 책은 사회가 변화하는 양상에 맞춰 교회의 형태나 존재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제안하는 '리퀴드 처치'는 기성 교회가 지닌 한계를 넘어, 청년 세대를 포함한 많은 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대안적 교회 모델이다. 그렇다고 기존 교회를 부정하거나 해체를 주장하는 건 아니다.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의 필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공동체가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첫째, 리퀴드 처치는 어떤 기관이 아닌 우리가 다른 이들과 그리스도를 이야기함으로써 세워진다. 둘째, 리퀴드 처치는 사람들이 다른 이들과 서로 함께 소통하고자 할 때 생겨난다. 즉, 그것의 기초는 조직적인 제도와 커다란 건물이 아닌 사람들의 영적인 활동에 놓여 있다. 셋째는 더욱 논쟁적인데, 나는 리퀴드 처치가 매주 회중 모임을 요청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핵심은 매주 예배당에 가는 것이라기보다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있다." (서론, 16쪽) 

"우리의 교회들은 현대 문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회 예배 참석의 중요성, 더 많은 교회 개척 강조, 모두에게 안성맞춤인 예배 형식, 그리고 동호회와 비슷한 교회 생활의 발전 등 이 모두는 고체  근대성을 어느 정도 내재화한 교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성향의 교회를 '솔리드 처치'라고 부른다." (1장 '고체 근대성, 액체 근대성 그리고 교회', 51쪽)  

"리퀴드 처치는 관계적인 의사소통을 체계를 통해 교회의 조직적인 모임들을 대체할 것이다. 네트워크화된 교회는 개인, 그룹, 조직을 계속되는 흐름으로 연결한다. 이 연결은 중심지 주변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각각의 지점들을 세워간다. (중략) 개인과 그룹의 연결은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님의 생명을 공유해 나갈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 정의를 위한 연대 활동에 사람들이 참여할 수도 있다. 인터넷과 SNS 또는 개인적인 친분과 지역의 모임을 통해 이러한 호라동들이 계획되고 실행된다." (10장 '리퀴드 처치 안으로',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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