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 총회 앞 기자회견…10·27 집회 두고 "보수 교단 근간 무너뜨리는 위협 행위"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정태진 총회장) 소속 목회자·교인들이 극우 개신교 세력의 선봉에 서 있는 손현보 목사의 징계를 촉구했다. 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은 2월 20일 서울 서초구 예장고신 총회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현보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할 설교 강단을 정치 선동의 장으로 변질시켰다고 규탄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정병오 장로(주님의보배교회)는 손현보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교단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장로는 "손현보 목사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할 때만 해도 예배를 하겠다는 것이니까 이해하고,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27일,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않고 집회를 한 것은 보수 교단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협 행위였다. 심지어 계엄 발발 이후에는 설교 시간에 정치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태 목사(주님의보배교회)는 손현보 목사가 10·27 집회 이후 결의문을 내면서까지 정치 선전을 한 전광훈 목사를 비난했으면서, 지금은 전 목사와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준엄한 설교의 자리를 정치 선동의 자리로 바꾼 것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교인들에게 사과하라"면서, 총회가 손현보 목사를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법률가회 공동대표 이병주 장로(서울영동교회)는 "예장고신은 일본 강점기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반대하며 투옥되고 목숨을 잃는 순교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지조와 품격을 지킨 명예로운 교단이었다. 하지만 손현보 목사의 정치 행태가 기독교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고 시민과 청년, 청소년들에 대한 전도의 문을 막아 버리고 있다"고 했다.
예장고신 권징 조례 제5조는 "예배를 오염시켜 방해하고 교회의 덕을 무너뜨리는 목회자를 권징 절차를 통해 시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병주 장로는 이를 언급하면서 "손현보 목사의 망언과 극단적 행동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예장고신의 헌법과 권징 조례는 무의미하게 죽어 버린 법이 될 것이다. 교인들이 손현보 목사로 인해 예장고신 소속 교인이라는 것을 부끄럽고 창피하게 느끼는 상황을 방치하지 말라. 면직과 출교 등 중징계를 통해 교단의 명예를 지키고 예장고신의 미래가 사라지는 일을 막아 달라"고 말했다.
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은 기자회견 후 손현보 목사 징계 촉구 성명을 총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향후 손현보 목사가 교단 재판을 통해 징계받을 수 있도록 손현보 목사 설교의 문제점을 짚는 토론회를 열고, 4월에 열리는 각 노회에 징계 건의안을 올리겠다고 했다. 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이 진행 중인 손현보 목사 징계 청원 서명 운동에는 현재(2월 21일 기준)까지 1624명이 동참했다.
<뉴스앤조이>는 성명서를 전달받은 예장고신 총회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라 답하기 어렵다. 손현보 목사 사태는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