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 기니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IVP)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오스 기니스 지음 / 윤종석 옮김 / IVP 펴냄 / 168쪽 / 1만 2000원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오스 기니스 지음 / 윤종석 옮김 / IVP 펴냄 / 168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11년 전, 서울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의 그림을 봤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으로, 화가는 약 4m에 이르는 화폭에 아기부터 노인까지 여러 인물을 그려 넣는다. 이 작품은 고갱이 가난과 질병, 딸의 죽음 등에 쫓겨 남태평양 작은 섬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에 그린 유작이다. 마치 고통으로 가득 찬 삶의 끝에서 그가 깨달은 건, 인생이란 무엇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등이 모두 어우러진 하나의 여정이라고 그림은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쓴 오스 기니스도 인생을 여정에 비유한다. 인생은 여정이자 항해이고, 원정과 순례라고.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이 여정의 시작과 끝 중간 어디쯤을 지나고 있다고 말이다.

오스 기니스는 <소명>의 저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이자 사회비평가로, 신앙과 문화, 공공 정책에 관하여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해 왔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란시스 쉐퍼와 함께 스위스 라브리 공동체에서 활동했다. 대표 저서로 <소명>·<오늘을 사는 이유>(IVP), <회의하는 용기>(복있는사람) 등이 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1~4부는 각각 질문·해답·검증·결단에 관한 내용으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결론에 도달하는 경로를 안내해 준다. 개인적으로 본론보다 주목할 부분은 서론에 있다고 생각한다. 1~8장 중 세 장을 서론에 할애한다. 서론은 우리가 왜 인생의 의미를 묻고 삶을 성찰해야 하는지 동기를 제기하는데,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의미 없게 보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촉구하는 데 있다고 의도한 구성처럼 보인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내 삶은 어떤 상태인가'. 어쩌면 상투적일 것 같은 이 질문에 저자는 뻔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일종의 표지판으로 소개한다.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즉, 구도자로서 저자 자신이 어떤 경로를 거쳐 왔고, 무슨 답을 찾았는지 과정을 설명한다. 설령 자신과 다른 대답, 다른 신앙을 찾는다 하더라도 진지하고 성실한 질문은 궁극적으로 답을 찾는다며, 구도자의 길로 우리를 초대한다.

하지만 자신에게라도 마음을 참으로 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신앙과 의미를 추구하려면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야 한다. 진정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그만큼 흔치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성찰하는 삶의 보상 또한 예사롭지 않다. (2장 '직접 여정에 오르라', 34쪽)

의문과 욕구 때문에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프로이트 계열을 비롯한 회의론자들이 잘못 안 것이다. 추구 1단계의 논리는 의문과 욕구가 인간을 믿음이 아닌 불신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제기된 의문 때문에 이제 이전에 믿던 것을 더는 믿을 수 없다. 이제까지의 믿음이 더는 질문의 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문에 이끌려 구도자가 되고, 반응할 필요에 떠밀려 해답을 찾아 나선다. 구도자란 믿음이 불신으로 바뀌어 이제부터 더 낫고 확실한 해답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4장 '이 모두가 질문으로 시작된다', 73~74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