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 여동문회가 예장합동 산하 노회 164곳에 여성 안수 헌의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사진 제공 총신 여동문회
총신 여동문회가 예장합동 산하 노회 164곳에 여성 안수 헌의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사진 제공 총신 여동문회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동문회(이주연 회장)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오정호 총회장) 노회 164곳에 '여성 안수'를 헌의해 달라는 서신을 발송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낸 이 서신에는 여성 목사 안수 헌의 청원서와 편지 등이 담겼다. 

여동문회는 편지에서 "총신을 졸업한 여성 사역자들도 목사님들과 똑같이 오직 주의 말씀에 매여 주님의 신실한 부르심을 받아 주의종이 되기를 다짐하고 이 길을 가는 사역자들이다. 앞으로 문을 활짝 열어 주시면 더 큰 일도 감당할 수 있는 믿음의 용사들"이라면서 "예장합동의 미래와 부흥을 위해 여성 안수 헌의안을 교회·노회에서 발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선교지나 군목회, 북한 선교 차원에서도 여성 안수의 필요성은 절실하다"고 했다.

이들은 여성 안수에 대한 신학적인 논쟁은 이미 교단 차원의 공청회를 통해 수차례 다뤄졌다고 했다. 실제 교단 내 여성 안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5~6월 예장합동 총회 여성사역위원회가 전국 목사·장로 기도회 및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홈 커밍 데이에 참석한 남성 목사·장로 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안수에 찬성하는 의견은 73.6%였다. 

여동문회는 헌의안에 여성 안수가 필요한 이유로 △선교와 목회의 사명을 남성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남녀 목회자 모두를 필요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 복음 전파에 큰 장애가 됨 △지난 2년 동안 예장합동 교세는 여성 안수를 허용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보다 2배 감소하고, 신대원 입학생 수도 감소하고 있으며, 신대원 졸업 여성들은 타 교단에서 안수를 받는 등 여성 리더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음 △양성평등을 중요한 가치로 교육받은 젊은 세대는 합동 교단의 여성 안수 불허를 불평등·불공정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차별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교회를 이탈하고 있음을 들었다. 또한 신학적으로도 "여자는 잠잠하라" 구절은 당시 초대 교회의 특수한 상황에 따른 메시지였고, 성경 전체의 가르침에 비춰 볼 때 하나님의 말씀은 누구든지 차별 없이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거를 제시했다. 

여동문회는 2월부터 109회 총회가 열리는 가을까지 서울 대치동 예장합동 총회 회관 앞에서 매주 피켓 시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여동문회 이주연 회장은 2월 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여성 안수가 불가하다고 못 박는 목소리가 거듭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실지 기대하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신 여동문회가 직접 제작해 각 노회에 발송한 헌의안 초안과 편지들. 사진 제공 총신 여동문회
총신 여동문회가 직접 제작해 각 노회에 발송한 헌의안 초안과 편지들. 사진 제공 총신 여동문회

예장합동은 봄·가을 정기 노회에서 각 노회가 올린 헌의안을 매년 9월 총회에서 논의한다. 지난해 2개 노회가 이 요청에 응답해, 총회에 여성 안수 헌의안을 올렸다. 하지만 108회 총회에서 여성 안수 헌의안은 기각됐고, 대신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역자에게 '강도권'을 부여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일부 목사·장로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정호 총회장은 이틀 만에 결정을 번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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