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가 10월 30일과 11월 5일 설교에서 핼러윈 축제를 '귀신 축제'라고 명명하며, 축제에 참가했다 희생된 이들에 대한 부적절한 말을 내뱉었다. 치유하는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
예장통합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가 10월 30일과 11월 5일 설교에서 핼러윈 축제를 '귀신 축제'라고 명명하며, 축제에 참가했다 희생된 이들에 대한 부적절한 말을 내뱉었다. 치유하는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가 이태원 핼러윈 축제 도중 압사 참사로 희생된 이들에 대해 "귀신 축제에서 귀신들에게 희생당한 이들"이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김의식 목사는 10월 30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내일이 10월 31일 종교개혁일인데 사탄이 여기에 맞불을 놔서 핼러윈이라는 귀신들의 축제를 세워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이 교회 대신 핼러윈 축제에 간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우리가 먼저 그들을 깨워 주고 이런 귀신들의 축제에 가지 않도록 젊은이들을 막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무고한 희생을 당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입니까. 저는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제 우리 교회가 '핼러윈 데이' 대신 '할렐루야 데이'를 만들자고 선포하려고 그랬는데, 무참하게 사탄이 먼저 손을 써 버려 가지고 이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김의식 목사는 11월 5일 '모여라 기도회' 새벽 예배 설교 시간에도 또다시 '귀신 축제' 발언을 했다. 모여라 기도회는 교인 자녀까지 함께하는 전 세대 기도회다. 김 목사는 기도회 내내 유·초등부 어린이와 학생부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교했다.

"여러분, 이렇게 사탄은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어요. 그것이 지난 주일 전 새벽에도 있었어요. 저 이태원에서 여러분의 언니, 오빠, 삼촌들, 고모들, 그 이태원에 모아 놓고 뭐 했어요? 핼러윈 축제 한다고 해 가지고. 핼러윈 축제는 귀신 축제예요. 여러분들 유치원이나 학교나 또 동아리에서 그런 모임 간다고 해서 절대 귀신 복장하고 그러고 다니지 마세요. 꼭 가야 되면 여러분들은 귀신 복장하지 말고 깨끗이 정장하고 드레스 입고 천사 복장 하고 갈 수 있길 바랍니다. (아멘) 그것이 믿는 자들이에요. 그래서 목사님이 156명이 죽고 187명이 부상당해서 지금 병원에 있는, 귀신 축제에 가서 귀신들에게 희생당한 젊은이들을 보면서 마음의 다짐을 했어."

김의식 목사는 "내년부터 핼러윈(halloween)이 아닌 '홀리윈(Holy Win)' 축제로 부르자. 거룩한 승리의 축제를 갖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앞날을 축복한다고 말했다.

수천 명이 출석하는 대형 교회 담임이자, 국내 최대 교단 부총회장을 맡은 김의식 목사의 발언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에서 벌어진 참사 직후 한국교회에는 '심판론' 등 신앙적 해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앞서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확산 당시 한국교회 강단에는 '하나님의 심판'을 거론하는 설교가 난무해 사회적으로 지탄받은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많은 목회자가 피해자에 대한 비난, 핼러윈 축제에 대한 언급, 심판론 등을 자제하고 애도에 집중하자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의식 목사는 이전에도 설교 시간 "권총 맞고 죽기 싫으면 주의종에게 잘해야 한다"거나 "더불어민주당은 동성애 옹호하고 교회를 핍박해서 보궐선거에서 졌다"는 등 무분별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올해 9월 예장통합 107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그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 예장통합 총회장이 된다.

<뉴스앤조이>는 '귀신 축제'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묻기 위해 김의식 목사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기사 내용 추가(11월 6일 22시 40분 현재)

김의식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희생자를 비하한 것이 아니라 핼러윈 축제가 비성경적임을 지적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목사는 "(핼러윈의) 본질은 무속 신앙에서 나온 것이고, 성경적인 축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는 근본적으로 안전 대책 미흡에 관한 것이 아니었느냐고 묻자, 김 목사는 "겉으로 나타난 것은 그렇지만 본질적으로는 영적 싸움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런 교육을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식 목사는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핼러윈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이슈화하는 <뉴스앤조이>에 반문하고 싶다. 교회 목사로서 핼러윈 복장에 대해 가르치지 못하게 한다면 세상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 이것은 애도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애도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세상 축제에 빠지지 않도록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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